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글렌 기슬러 박사는 가려운 곳을 긁으면 해당 부위에서 신호를 뇌로 전달하는 척수시상로의 신경세포 활동이 일시적으로 차단된다는 사실이 원숭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고 최근 밝혔다. 하지만 긁었을 때 가려움이 가시는 것은 20~40초에 불과하며, 긁고 난 뒤에는 신경세포의 활동이 재개되면서 재차 가려움증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가려움은 일종의 통증신호다. 이 같은 통증신호가 척수시상로의 신경세포에 의해 뇌의 시상으로 전달되는 것. 기슬러 박사는 “원숭이 실험에서 가려움 신호를 뇌에 전달하는 신경섬유 하나하나에 미니 전극을 부착한 후 가려움을 유발하는 물질을 원숭이의 피하에 주사했다”면서 “이렇게 한 후 관찰하자 원숭이가 가려운 곳을 긁을 때만은 신기하게도 가려움 신호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에 의한 가려움증은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크림 등 약물로 진정시킬 수 있다. 하지만 에이즈, 호지킨병 등 약물로도 가려움증이 가라앉지 않는 병은 50가지가 넘는다. 기슬러 박사는 이번에 발견한 사실을 활용하면 질환에 의한 만성적 가려움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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