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워크는 양쪽 하반신 마비, 즉 쌍(雙)마비환자를 일으켜 세우고, 느리게라도 걷게 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계단도 올라가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장애인용 이동수단이다.
조만간 10여명의 미국 환자들은 리워크를 가지고 비교적 불편 없이 걸어 다닐 수 있을 것이다. 현재 56세인 고퍼는 안전하면서도 하루 종일 재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 효율적인 설계를 해야 했다.
하반신 마비환자들이 트럭만한 배터리를 지고 다닐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게 고퍼의 말이다. 고퍼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은 사용할 수 없는 설계를 채택했다.
고퍼는 가슴 아래가 모두 마비된 상태다. 하지만 환자가 목발이라도 쓸 수 있는 상황이라면 보행보조기구가 스스로 직립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욱 쉽게 에너지를 절약하고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설계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척추는 목뼈라고 부르는 경추, 가슴 부분의 흉추, 그리고 엉덩이 부분의 요추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각 부분은 7개, 12개, 5개의 추골을 갖고 있는데, 이속에 중추신경계인 척수가 들어있다.
한마디로 척추가 척수를 보호하고 있는 셈인데,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로 척추를 다치게 되면 척수가 손상되면서 마비가 일어나게 된다. 즉 경추를 다치면 대부분 사지마비, 흉추를 다치면 하반신 마비가 일어나는 식이다.
무게가 20kg인 리워크는 착용하는데 시간이 몇 분밖에 걸리지 않으며, 손목에 찬 컨트롤러를 조작하면 걷기 모드, 앉기 모드, 계단 오르내리기 모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걷기 모드의 경우 한쪽 목발로 땅을 짚고 몸을 앞으로 수그리면 안전벨트에 장착된 기울기센서가 동작을 인식한다. 그러면 하반신 마비환자의 배낭 속에 든 컴퓨터가 이를 분석한 후 한쪽 엉덩이와 무릎에 있는 모터에 지시를 내려 앞으로 나가게 한다.
또한 다른 쪽 목발을 짚고 몸을 앞으로 수그리면 그 쪽의 엉덩이와 무릎에 있는 모터가 앞으로 나가게 한다. 직립하면 모터의 움직임은 멈춘다. 한마디로 하반신 마비환자를 위한 로봇 다리인 셈이다.
혼다 등에서 만든 기존의 보행보조기구는 환자의 실제 다리 움직임이나 근육에서 나오는 전기신호로 작동되기 때문에 하반신 마비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리워크에 쓰이는 목발이나 모터, 배터리 등 많은 부품은 시판되고 있는 것을 그냥 사용한 것이다.
고퍼는 리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어 알고리즘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리워크의 개발 초기에 그의 개발팀은 기울기센서가 환자가 입은 의상에 따라 잘못 작동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환자가 안전벨트 아래에 커다란 벨트 버클을 착용하고 있다면 기울기센서의 각도 역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퍼는 그 같은 상황을 대비해 소프트웨어를 새로 만들어야 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지면으로부터 올라오는 진동도 걸러내고, 가장 에너지 효율적으로 걷게 해 배터리가 조기 방전되는 것을 막는다.
그리고 환자가 비틀거릴 경우 적시에 조치해 넘어지는 것을 막는다. 고퍼는 나중에 나올 버전은 무게가 13.6kg에 불과할 것이라고 한다. 해외의 여러 환자들이 이 시제품을 성공리에 실험 중이며, 미국 내 임상실험도 곧 시작될 예정이다.
실험에 참가하고 있는 하반신 마비환자 가운데 한 명인 41세의 라디 카이오프는 환자들이 리워크에 만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그는 리워크를 착용하고 이렇게 말했다. “이제 저는 사람들을 올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눈높이에서 볼 수 있어요. 휠체어가 주지 못한 새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이죠.”
발명가 : 아미트 고퍼 비용 : 200만 달러 제작기간 : 10년 상용화 여부 : 시제품 ☆☆☆★☆대량생산 |
“사람들은 저를 믿지 않았어요. 그들은 하반신 마비환자를 위한 보행보조기구를 만드는데 50년이나 들였는데도 아직 답을 못 냈거든요.”
-리워크 발명자 아미트 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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