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는 그동안 인간의 수정란을 키워 만든 배아, 또는 낙태아에서 얻을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각종 논란과 함께 규제를 받아왔다. 실제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비윤리적 행위로 규정해야 한다는 보수층의 의견을 수용, 지난 2001년부터 연방정부 차원의 배아줄기세포 연구 지원을 엄격하게 통제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현재까지 단 1건의 배아줄기세포 사용 임상실험이 이뤄졌으며, 연방정부의 예산지원 역시 연간 4,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이처럼 미국이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규제하는 동안 경쟁국인 영국과 일본은 최근 5년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서 큰 진척을 이뤘다.
영국은 배아줄기세포 은행을 설립해 상업적 공급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본은 윤리적 문제가 없는 역분화 만능 줄기세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마바 행정부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물론 미래 의료산업을 주도하기 위해 줄기세포 정책을 전환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예산지원뿐만 아니라 배아줄기세포의 사용에 대한 제한도 상당부분 풀어주는 내용이 담겨 있어 미국의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실 생명공학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줄기세포를 항생제 이래 가장 유망한 연구 분야로 꼽아왔다. 특히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의 예산지원 규제가 폐지됨으로서 일부에서는 척수손상이나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이 완치될 날도 멀지 않았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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