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처음 골프가 시작됐을 때 사용됐던 공은 그냥 둥근 모양이었다. 하지만 공이 오래 돼 흠집이 생길수록 더 멀리 날아간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공에 가로 세로로 그물처럼 흠을 만들어 보았는데, 이것이 발전해 지금의 딤플이 됐다. 딤플이란 골프공의 표면에 새겨진 오목한 홈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공중에 떠오른 공은 공기의 저항에 부딪치게 된다.
즉 공기가 공의 표면을 따라 갈라지면서 공 뒤편에 진공상태를 형성하는 것. 그렇게 되면 뒤편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커지게 되고, 이로 인해 앞으로 나가려는 공을 뒤에서 잡아끄는 힘이 생긴다.
하지만 딤플이 새겨진 공은 표면을 따라 흐르던 공기가 딤플 주변에서 작은 와류를 일으키며, 이는 공기 저항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비닐 스티커를 제작하는 스킨즈랩사는 골프공의 이 같은 원리를 자동차에 응용하려하고 있다.
미국 댈러스에 있는 이 회사는 올 들어 지난 1월 MPG플러스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무수한 딤플이 패인 스티커로서 차량에 씌우면 공기 저항을 줄여 연비를 20%나 개선한다.
골프공과 마찬가지로 이 스티커에 있는 딤플은 와류를 증가시켜 공기가 차량 표면에 착 달라붙게 하고, 이를 통해 차량에 가해지는 공기 저항을 줄인다.
1,800달러를 들여 차량에 이 스티커를 장착하면 매년 250달러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스킨즈랩의 최고경영자인 피터 샐러베리는 트럭 시장을 공략하려하고 있다.
이런 차량들이 미국 내에서 쓰이는 운송용 연료의 16%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현재 스킨즈랩은 운송회사와 함께 자사의 스티커 성능을 실험 중이다. 아직 자세한 연구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 제품을 사용해 단 8%만 연비가 향상돼도 그는 성공했다고 판단할 것이다.
이 정도의 연비가 향상되면 트럭 업계는 매년 30억 달러의 유류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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