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의 집 모두가 전소됐고 한 집만 살아남았습니다.” 미국 국토안전부 과학기술국 소속의 그리핀과 그의 팀은 맹렬한 산불에서도 가옥을 보호할 수 있는 방화섬유 텐트를 실험중이다.
이는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3,000가구 이상을 불태운 산불에 대해 조사를 개시한지 2년도 되지 않는 시점이다. 일반적으로 산불이 발생했을 때는 바람을 타고 최대 1.6km 밖까지 불똥이 날아다니기 때문에 화염이 집 앞까지 오지 않더라도 이미 위험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국토안전부는 포스터 밀러사와 함께 세이프 퀵 커버라는 이름의 방화섬유 텐트를 사용, 산불로부터 가옥을 지키는 방법을 연구했다. 이 텐트는 원래 군용 차량에 화학무기가 스며드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졌던 것이다.
그리핀과 그의 팀은 1년의 시간과 방화섬유를 가지고 세이프 퀵 커버를 만들어냈다. 이 텐트는 지붕위에 있는 삼각형 모양의 큐폴라에 장착되며, 단 한 번만 스위치를 조작하면 지붕위에서 방화섬유가 전개돼 집을 감싼다.
다만 이 텐트가 전개돼도 살인적인 산불의 열기는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집 안에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포스터 밀러의 수석 엔지니어인 로브 크노첸하우어는 이렇게 말한다.
“집 주인은 대피할 때 스위치를 눌러 방화섬유 텐트를 전개할 수 있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산불로 올 상반기에만 173명이 사망했다. 그 중 대부분은 자기 집에 옮겨 붙은 불을 끄려다가 죽었다. 그리핀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충분히 피신할 수 있는데도 집의 불을 끄려다가 화를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이프 퀵 커버는 생명뿐만 아니라 재산도 보호해주는 텐트입니다.”
1. 주민들이 대피하면서 세이프 퀵 커버를 작동시키면 자동차 에어백을 팽창시킬 때처럼 폭발적인 화학반응이 일어나면서 지붕위의 큐폴라에 있던 방화섬유가 전개된다. 2. 공기를 뿜어 올려 탑승자를 허공에 들어 올리는 놀이기구에 쓰이는 2개의 대형 팬이 지지용 튜브 안에 공기를 불어넣어 외골격을 만든다. 3. 외골격이 팽창되면 방화섬유로 만든 커버가 지붕과 벽을 따라 펴진다. 강풍이 불더라도 외골격은 단단하게 모양을 유지하며, 방화섬유 역시 팽팽하게 유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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