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드라이버라면 한번쯤 인적이 드문 비포장도로나 한적한 산길에서 자동차 바퀴가 웅덩이에 빠져 고생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몇몇 사람의 힘으로는 웅덩이를 탈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개 견인차를 부르거나 다른 차량이 지나갈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야 한다.
지난 2001년 서울에 거주하는 신 모 씨는 이 같은 상 황에서 운전자 혼자서도 간단히 웅덩이에서 차량을 꺼낼 수 있는 ‘자가 견인 장치’를 개발, 특허를 출원했다.
이 장치의 구조는 간단한다. 앞바퀴 휠의 홈에 부착 하는 삼발이 형태의 걸개장치 2개와 이 걸개에 연결돼 있는 기다란 와이어로 구성돼 있다. 걸개장치에는 외부로 튀어나온 얼레가 있어 와이어를 감을 수 있다.
만일 자동차가 웅덩이나 모래사장에 빠졌을 경우 운전자는 이 걸개장치를 앞바퀴 휠의 홈에 끼우고 와이어의 끝을 주변의 나무, 전봇대 등 고정 지지물에 묶은 뒤 차량을 천천히 구동시키면 된다. 그러면 바퀴가 회전하면서 와이어가 얼레에 감기게 되고, 와이어가 팽팽해진 순간부터 지지물 쪽으로 차량이 끌려나오게 되는 것.
지지물이 실제로 차량을 끌어당기지는 않지만 바퀴의 회전에 의해 와이어가 얼레에 감길수록 이와 동일한 인력(引力)이 생성되는 원리다.
출원인은 “이 아이템은 보관 및 장착이 간편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며 “다른 차량이나 견인차의 도움 없이 웅덩이 탈출이 가능해 운전자의 시간적, 정신적, 금전적 피해를 크게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출원인의 주장대로라면 이 장치는 자동차 트렁크에 반드시 구비해야 할 장비가 될 공산이 크다. 하지만 특허청의 등록 결정에도 불구하고 출원인이 특허료를 내지 않아 이 출원은 현재 소멸된 상태다.
정확한 이유야 알 수 없지만 웅덩이에 빠진 차량을 끌어내려면 이 차량보다 강한 힘을 가진 차량이 동원돼야 한다는 점에서 바퀴의 회전력만으로는 충분한 인력이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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