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와 릴렌자는 뉴라미니다아제의 기능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뉴라미니다아제는 기생 및 증식을 끝낸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서 이탈하는 것을 도와주는 단백질인 만큼 이것의 기능을 막으면 바이러스가 다른 세포로 확산되거나 외부로 전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
백신은 바이러스가 기생 및 증식할 숙주세포에 들러붙도록 하는 헤마글루티닌을 제거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즉 백신의 항체는 막대사탕 형태로 생긴 헤마글루티닌을 인식해 제거하는데, 기존 백신의 항체는 대부분 막대사탕의 머리 부분, 즉 사탕 부분을 겨냥해 제작됐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유전자 재조합 등으로 변이를 일으켜 헤마글루티닌이 변하게 되면 사탕 부분의 특성도 함께 변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사탕 부분에 맞춰 제작된 백신으로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게 된다.
캘리포니아 번햄 의학연구소의 생물학자 로버트 리딩턴은 “헤마글루티닌의 사탕 부분은 바이러스의 변이에 따라 쉽게 변한다”면서 ”하지만 막대 부분은 거의 변하지 않기 때문에 바로 그 부분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약점”이라고 말한다.
그의 연구팀은 최근 헤마글루티닌의 막대 부분을 공격하는 항체를 발견했다. 그들은 이 항체를 쥐에게 주사한 다음 치사량의 10배에 해당하는 스페인 독감과 조류 독감에 노출시켰다. 그러자 백신의 항체는 매번 이들의 감염을 막아냈으며, 최초 노출 이후 72시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유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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