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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양명승 한국원자력연구원장

Q. 최근 원자력 르네상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원자력발전을 둘러싼 환경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원자력발전의 역할이 커지고, 인식도 호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 젖어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현재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미래형 원자력 기술과 국내 원자력 기술의 수출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도출돼야 합니다. 특히 국내 원자력 기술의 수출 기회는 계속 열려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 반드시 성공해야 합니다.

Q. 미래형 원자력 기술이란?

미래형 원자력 기술은 미래에 활용될 수 있는 모든 원자력 기술을 말하는 것이지만 현재 원자력연구원이 주력하고 있는 것은 4세대 원자로인 소듐냉각고속로와 초고온가스로, 그리고 사용 후 핵연료를 재활용하는 파이로 프로세싱입니다.

현재 미래형 원자력 기술로는 전 세계적으로 5종이 논의되고 있지만 대형 원자력발전소에 적용되는 3세대 또는 3.5세대 원자로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는 소듐냉각고속로와 초고온가스로가 유력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Q. 원자력 기술의 세대 구분 어떻게 합니까?

지난 1995년 개발된 한국표준형 원전을 3세대로 보고 있으며, 이를 개량한 APR-1400 원자로를 3.5세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3세대 원자로가 안정성에 초점을 둔 기술이라면 3.5 세대 원자로는 전력생산을 늘리는 등 경제성에 초점을 둔 것입니다. 앞으로 건설될 신고리 3·4호기와 신울진 1·2호기에 들어가는 원자로가 바로 3.5세대 원자로입니다.

Q. 4세대 원자로의 특징은?

4세대 원자로의 특징은 지속가능성, 환경보호, 그리고 핵확산 저항성 등입니다. 현재 원자력연구원이 주력하고 있는 소듐냉각고속로는 원자력발전소 가동에 있어 가장 큰 부담인 핵 폐기물의 양을 줄이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는 고준위 핵폐기물인 사용 후 핵연료를 재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초고온가스로 는 전력생산보다는 수소생산에 초점을 둔 것으로 화석연료 고갈과 이산화탄소 발생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습니다.



Q. 국내 원자력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

우리나라의 원자력 기술은 발전 용량 기준 세계 5위, 상용 원자력발전소 건설 기준 세계 3 위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원천기술을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이 같은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원자력 기술을 도입할 때부터 제3국에 대한 수출에 제약이 가해졌고, 핵연료의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도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우라늄 광석과 사용 후 핵연료 처리까지 전 과정을 의미하는 핵연료주기를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원자력 기술의 완전 국산화가 이루어지는 오는 2012년에는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Q. 국내 원자력 기술의 수출 제약은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때문이라고 하는데?

극복해야할 과제이기는 하지만 협정 자체가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비단 원자력 기술이 아니더라도 기술이전을 해 주는 국가에서는 이 같은 제한을 둘 가능성이 큽니다. 더욱이 무기로 전용할 수 있는 원자력 기술은 더욱 제한을 가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협력이라는 큰 틀에서 안전하고 평화적으로 원자력을 이용한다는 것을 확인시킴으로써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봅니다.

Q. 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 기술뿐만 아니라 파생기술 연구에도 주력하고 있다던데?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에서 발생되는 냉중성자를 이용한 냉중성자 실험시설이 대표적 입니다. 냉중성자 실험시설은 나노바이오 분야에 사용되는 각종 분석연구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원자력연구원 산하 정읍방사선 과학연구소를 통해서는 방사선 육종연구, 고분자막 등의 신소재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방사선 육종연구란 방사선을 쪼여 돌연변이를 유도함으로써 새로운 품종의 식물을 개발하는 것을 말합니다.

양명승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연구원 자체인사를 통해 선임된 기관장이다. 이 때문에 원자력 기술의 전반적인 흐름은 물론 정책과 산업에 대해서도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원자력 르네상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최근 분위기에 고무돼 있지만 이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말한다. 미래형 원자력 기술 개발과 국내 원자력 기술 수출이란 꽃봉오리를 만개시키고 싶다는 욕심이 눈에 읽힐 정도다. 대담=정구영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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