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잡초는 추위가 사라지지 않은 2월 말부터 논·밭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렇게 다른 식물보다 먼저 싹을 틔우게 되면 그만큼 경쟁에서 살아남을 확률도 높아진다. 개망초, 냉이, 민들레 등의 식물이 겨울이 되기 전에 미리 싹을 틔워 놓고 땅바닥에 납작하게 붙어 있다가 이른 봄이 되면 본격적으로 생장하기 시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번째는 잡초의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다. 대다수 잡초는 강한 햇빛이나 건조한 날씨에 잘 견디며, 몸속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해 놓고 있다가 광합성에 이용할 수 있어 여타 식물에 비해 훨씬 빨리 자라나는 것이다. 또한 다른 식물이 1년에 1번 꽃을 피우는 반면 잡초는 여러 번 꽃을 피울 수 있어 더 많은 씨를 퍼뜨리는 것도 생명력 상승과 개체 수 증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은 잡초의 씨가 작고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잡초는 1포기에서 보통 20만개의 씨를 만들어내며, 씨앗이 가벼워 멀리까지 퍼질 수 있다. 씨앗들이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토양의 양분이나 햇빛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줄어들어 생존 가능성 역시 커지는 것이다. 이외에도 잡초는 암술과 수술이 한 꽃 안에 있기 때문에 스스로 씨를 만들 수도 있다.
즉 잡초는 외딴 곳에 1포기만 떨어져 있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 곤충들이 날아오지 못하는 환경에서도 죽지 않고 개체수를 늘려 나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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