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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유전자 분석 정보로 개인별 맞춤의료 시대 앞당기는 마크로젠

최근 인간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인체 내에서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 정보가 빠른 속도로 밝혀지고 있다. 질병의 치료는 원인을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되듯 이 같은 유전자 정보는 암, 뇌종양 등 그동안 인류가 정복하지 못했던 난치성 질환 치료는 물론 개인별 맞춤의료 시대를 구현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 유전자 정보 분석 전문 업체인 마크로젠은 최근 한국인 남자의 유전자 분석 결과를 네이처지에 발표, 관련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간이 지닌 유전자는 피부색과 키는 물론 성격과 생김새 등을 결정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당뇨병이나 암 같은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한다. 일부 선천성 질환을 제외한 대부분의 질환은 유전자와 환경의 오랜 상관관계를 통해발생한다.

인간의 모든 유전자 분석 정보가 담긴 유전자 지도는 수백 개에서 수천 개 단위로 염기가 모여 만든 유전자의 숫자와 위치를 나타낸 것이다.

유전자 지도에는 정상 유전자와 질병 유발 유전자에 관한 데이터가 확보돼 있기 때문에 개개인의 유전자 특성에 따른 맞춤의약품 개발은 물론 난치병 치료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전자 분석 정보를 활용하면 특정 질환에 더 취약한 유전자를 지닌 사람에게 예방조치를 취해 질병을 막을 수 있으며, 환자 개인의 유전형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공할 수도 있다.

이는 각종 질환을 사전에 예방하고 적합한 치료를 제공해 주는 개인 별 맞춤의료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을 의미 한다. 현재 전 세계 유전자 분석 시장은 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개인별 유전자 분석이 가시화될 경우 시장 규모는 100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국인 고유의 유전자 지도 완성

지난 1997년 설립된 마크로젠은 유전자 분석 및 진단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1세대 바이오 벤처기업이 다. 유전자 분석 분야에 있어 마크로젠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바로 한국인 고유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는 것. 최근 마크로젠은 서울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와 공동으로 한국인 남자 유전자 분석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했다.

북방 알타이계 아시아인인 한국인 남자의 유전자 분석 결과는 유럽과 아프리카 및 남방계 아시아인에 이어 인류를 구성하는 4개 주요 인종의 게놈 정보를 완성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마크로젠은 기존의 염기서열 분석 기술이 갖고 있는 불확실성을 해결하기 위해 박테리아인공염색체(BAC) 클론을 이용한 고밀도 타깃 시퀀싱 기술과 기존보다 100배 이상의 고해상도를 가진 DNA 진단 칩을 이용했다.

염기서열이란 유전자를 구성하는 염기의 배열로 아데닌(A), 구아니(G), 시토신(C), 티민(T)의 배열 순서를 일컫는다. 인간의 유전자에는 이들 네 종류의 염기 32억 개가 일정한 순서로 늘어서 있다. DNA 진단 칩은 DNA의 조각이 칩 위에 심어져 있는 형태로 유전병이나 감염성 바이러스 및 세균의 종류를 검색해 진단한다.

BAC 클론은 사람 DNA를 약 10만개의 염기 크기로 나눠 놓은 조각을 말한다. 고밀도 타깃 시퀀싱 기술은 유전적으로 변이가 잘 일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게놈 부위를 선별해 염기서열분석을 최대 1만 번 이상 반복하는 것이다. 이 결과 마크로젠은 양쪽끝을 각각 106개씩 읽는 총 212개의 염기서열 분석에 성공했다.



기존의 유전자 분석 방법의 경우 읽을수 있는 염기서열의 길이가 25~36개에 불과하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마크로젠의 이번 성과는 기술적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마크로젠은 또한 유전자 단위 반복변이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위해 기존보다 100배 이상의 고해상도를 가진 DNA 진단 칩을 만들었다. 유전자 단위 반복변이는 최근 밝혀진 유전자 변이로 염기서열이 통째로 반복되거나 삭제되는 것을 말한다. 이 DNA 진단 칩에는 2,400만 개의 프로브가 담겨 있는데, 프로브란 DNA 진단 칩 위에올려지는 DNA의 작은 조각으로 기존에는 20~30만 개의 프로브가 올려진 칩을 사용해 왔다.

이번 마크로젠의 한국인 유전자 분석은 유전자 분석 정보를 한국인의 개인별 맞춤 의료에 적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서열 분석 결과의 정확도가 맞춤의료에 적용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획기적으로 올라왔을 뿐 아니라 향후 개인이나 임상의사가 유전자 서열 분석 결과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이번 연구 결과로 현재 30만 달러에 달하는 유전자 분석 비용이 앞으로 5년 내 1,000 달러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유전자 분석 정보의 활용 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형태의 DNA 진단 칩 개발

마크로젠은 유전자 분석 및 진단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DNA 진단 칩을 개발해 전 세계 유전자 연구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마크로젠의 G-스캐닝은 DNA 진단 칩을 이용, 질병의 조기 예측과 치료를 위한 개인별 맞춤 서비스다. G-스캐닝은 DNA 진단 칩을 이용해 우리 몸 전체 1,440여 곳의 광범위한 유전자를 분석하는 검사법. G-스캐닝 검사를 받게 되면 유전자 이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정신지체, 자폐, 간질, 학습장애, 발육부진, 각종 희귀병등 다양한 종류의 질환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각종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 예후 예측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또한 해독된 정보는 사용자가 원할 경우 10년간 보관되며, 관련 유전자의 유전 정보를 업데이트 받을 수도 있게 된다.

현재 마크로젠은 전 세계 100여 개국 1만 명 이상의 생명공학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마크로젠은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주요 전략 지역을 대상으로 현지에서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그 첫 단계로 지난 2005년 미국 메릴랜드 주 락빌에 미주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2007년에는 일본 도쿄에 두 번째 해외 서비스 랩을 설립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7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유럽지사를 설립, 본격적인 유럽시장 공략에도 나선 상태다. 양갑석 마크로젠 CTO는 "마크로젠은 인간 유전자 분석 정보 실용화를 가능케 할 연구개발에 주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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