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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와 원자력발전의 미묘한 차이

지금 당장 알아야 할 과학지식

THE BIG QUESTION: 특정 국가가 핵을 원자력발전에 사용하는지 아니면 무기로 사용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누구나 이란의 원자력 프로그램은 핵무기 개발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란은 오직 에너지를 얻기 위해 핵을 개발하고 있을 뿐이라고 반박한다. 그렇다면 핵 사찰단은 어떤 방식으로 진실을 밝혀낼까.

사찰단은 우선 해당국의 우라늄 보급 및 취급 과정을 관찰한다. 우라늄은 지구상의 원자력 관련 자원 가운데 가장 풍부한 물질이다. 우라늄 1kg의 에너지는 석탄 3,000톤의 에너지와 맞먹는다.

그런데 우라늄을 에너지로 쓰려면 농축시켜야 한다. 불안정한 상태인 U-235가 농축된 후 분열될 때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발생되는데, 이것을 핵분열 반응이라고 한다. 또한 농축 과정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장비가 가스원심분리기인데, 사찰단은 이 장비의 배열 상태를 통해 핵의 무기화 여부를 알아낸다.

원자로에 들어갈 우라늄은 3~5%만 농축우라늄인 U-235이고 나머지는 우라늄의 가장 일반적인 동위원소인 U-238이다. 반면 무기로 사용될 우라늄은 U-235의 비율이 90%는 돼야 한다. 이에 따라 원심분리기의 배열 상태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라늄을 농축하는 방법에는 가스확산법, 가스원심분리법, 노출분리법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가스확산법과 가스원심분리법이다.

가스확산법과 가스원심분리법은 우라늄 분말을 가열해 가스 상태로 만드는 첫 과정은 같다. 그런데 가스확산법은 우라늄 가스를 사람 머리카락의 몇 만 분의 1 정도 되는 미세한 구멍이 뚫린 스테인리스 판에 통과시키는 것을 주된 방법으로 하고 있다. U-235는 U-238에 비해 가볍고 크기가 작기 때문에 구멍을 더 잘 통과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순도 90% 이상이 될 때까지 수천 번 반복해 고농축 우라늄을 얻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가스확산법은 거대시설은 물론 엄청난 전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현재는 잘 이용되지 않고 있다.

반면 원심분리법은 가스 상태의 우라늄을 원심분리기에 넣어 고속으로 회전시키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무거운 U-238은 밖으로 밀려나고 가벼운 U-235만 안쪽에 남게 된다. 원심분리법은 가스확산법보다 다량의 고농축 우라늄을 얻을 수 있고, 비용도 저렴한 게 특징이다.














FAQ


Q. 전 세계에 있는 우라늄 농축 시설의 수는?

A. 약 20개며, 현재 여러 곳에서 건설되고 있는 것도 있다.

Q. 플루토늄이란 무엇인가?



A. 플루토늄 역시 핵무기 제조에 사용할 수 있지만 자연 상태에서는 희귀하기 때문에 보통 열화우라늄 또는 천연우라늄을 가공해 만든다. 일부 국가는 플루토늄을 무기화했으며, 북한 역시 플루토늄 무기화로 주변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실제 북한의 유엔 주재 대표는 최근 북한의 우라늄 농축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폐연료봉 재처리도 마감 단계며, 여기에서 추출한 플루토늄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Q. 원심분리기의 배열 형태 이외에 핵 사찰을 할 수 있는 근거는?

A. 국제원자력기구는 전 세계의 핵 활동을 감시하고, 원자력발전소에 반입 및 반출되는 핵 재료의 양을 점검해 핵 재료의 유출이 없도록 한다. 게다가 사찰단은 원자력발전소 근처의 강에서 채취한 물 표본이나 식물 표본을 실험해 무기로 사용될 수준의 핵 재료가 있는지 알아낸다.

Q. 엘로케이크란 무엇인가?

A. 열로케이크란 먹는 것이 아니다. 우라늄 제련에서 생성되는 중간 생산물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우라늄 원석에서 우라늄을 떼어 내려면 원석을 산과 알칼리로 처리한 후 중우라늄산염으로 만든다. 이 중우라늄산염이 황색이기 때문에 옐로케이크라고 한다. 옐로케이크에 불소를 섞으면 원자력발전이나 핵무기 제조를 위한 가스 형태의 우라늄 헥사플루오라이드가 만들어진다.






THE INSTANT PH.D.


◆ 핵심용어

동위원소: 중성자의 수가 다른 동일한 원소. 양자의 수는 언제나 일정하다.
핵분열: 중성자가 원자핵을 때려 둘로 분열될 때 생기는 연쇄반응. 이로 인해 더 많은 중성자가 풀려나와 더 많은 충돌을 일으키며, 이 과정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낸다.

농축우라늄: 천연 우라늄보다 U-235의 함유율을 인위적으로 높인 우라늄을 말한다. 고농축 U-235를 천연 우라늄에 가미하거나 필요한 농도까지 농축해 만든다.

연료봉: 우라늄 연료를 알루미늄이나 마그네슘 피복관으로 싼 막대 모양의 핵연료를 말한다. 핵연료가 모두 연소됐거나 피복관이 낡아서 방사능이 새어 나올 우려가 있을 때는 교체한다.

◆ 놀라운 수치

23,300: 전 세계의 핵탄두 숫자. 미국에는 9,400발, 러시아에는 1만3,000발이 있다고 한다.
2,200: 명령 한 마디면 발사될 수 있는, 최고 경계태세로 관리되는 전 세계의 핵탄두 숫자

◆ 향후 전망

앞으로는 레이저 농축이라는 신기술로 우라늄 농축을 더욱 쉽고 저렴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 중 가장 발전돼 있는 실렉스(SILEX)라는 기술은 레이저를 이용해 U-235만을 선택적으로 자극 및 분리한다. 현재 미국에서 건설 중인, 이 기술을 사용하는 농축 공장은 이르면 2012년부터 핵연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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