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현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지난 1996년 이 같은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큰 여성운전자들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을 개발, 특허 출원했다. 이른바 치한 퇴치 에어백이 그것이다.
명칭에서 예상되듯 이는 조수석용 에어백을 치한 퇴치 장치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한 제품이다. 범죄자의 대부분은 차량문이 잠기지 않은 틈을 타 보조석에 뛰어들며 여성을 위협한다는 점, 그리고 에어백이 평상시에 분출되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힐 만큼 강한 충격을 가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대우전자는 운전자가 인위적으로 보조석 에어백을 터뜨릴 수 있도록 해 이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게 했다. 차량의 핸들 부위에 에어백 분출 버튼을 마련, 버튼만 누르면 언제든 보조석 에어백이 분출되는 방식이다. 때문에 차량에 이 에어백을 장착해놓으면 범죄자가 난입했을 때 손쉽게 상대방을 무력화시켜 외부로 탈출할 시간을 벌 수 있다. 또한 차량 이동 중 동승자가 치한으로 돌변했을 때도 활용이 가능하다.
일견 이 아이템은 여성은 물론 범죄의 위험에 노출 돼 있는 모든 운전자들에게 큰 효용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를 시민이 아닌 범죄자들이 가졌다고 생각해보자. 안전장치가 거꾸로 범죄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 상용화하기에는 위험성이 너무 큰 것이다.
이 사실을 깨달은 듯 대우전자도 스스로 특허출원을 취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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