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에는 어떤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을까. 불꽃놀이의 요소는 색과 모양의 2가지로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아름다운 색이다. 불꽃의 색은 연소 와 불꽃반응이라는 2가지 현상을 결합해 만들어 낸다.
연소는 일반적으로 물질이 산소와 결합하면서 빛, 열 등을 내며 타는 현상을 말한다. 그리고 원소 중에는 연소하면서 특유의 불꽃색을 나타내는 것들이 있는데, 이것을 불꽃반응이라고 한다.
본래 불꽃반응은 정성분석, 즉 물질의 성질이나 원소의 종류를 확인하는 데 쓴다. 이를테면 불꽃반응의 색이 백색이면 연소되는 물질 속에 알루미늄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노란색이면 나트륨, 청록색이면 구리, 빨강이면 스트론튬의 존재를 알 수 있다. 불꽃놀이는 이 같은 불꽃반응을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대표적 사례다.
불꽃놀이의 기본 형태는 포에 화약을 채워놓고 이 화약에 불을 붙여 그 폭발력으로 화공품을 공중에 쏘아 올리는 것이다. 이 화공품을 연화(煙火)라고 한다. 연화는 종이를 몇 장씩 겹쳐 바른 공 모양의 옥피, 즉 껍질 속에 할약이라는 이름의 화약과 성(星)을 채워 넣은 구조다.
별이라고도 하는 성은 한가운데 핵 역할을 하는 무명씨 등을 넣고 발연제, 색화제 등의 여러 화학제가 혼합된 화약을 입혀서 만든다. 이 성의 성분에 따라 불꽃의 모양과 색이 결정된다.
성은 할약과 옥피 사이에 넣는다. 공중에 올라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높이에서 연소하기 위해서는 할약에 불을 붙일 도화선도 있어야 한다. 이 도화선까지 합친 것을 할물이라고 부른다. 이제 포 바닥에 발사용 화약, 즉 추진제를 넣고 그 위에 할물을 놓은 다음 점화하면 발사용 화약과 할물의 도화선에 동시에 불이 붙는다.
그러면 할물이 발사돼 일정한 높이에서 할약이 연소하는 것이다. 이때 성도 연소하며, 그 성분에 따라 다양한 색의 불꽃반응이 일어난다.
이렇게 포로 발사해서 공중에서 태우는 방식을 발사연화라고 한다. 발사연화는 꼭 밤에만 하는 것은 아니다. 주간용과 야간용이 모두 있다. 주간용은 연기와 소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색을 지닌 연기를 품어내는 발연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불꽃이 폭발하는 것을 꽃에 비유해 개화라고 한다. 개화의 모양은 당연히 연화의 내부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국화는 불붙은 성 수백 개가 360˚로 퍼져 나가며 구형으로 개화한다.
야국은 들판에 국화 여러 송이가 퍼진 것 같은 모양으로 연화 속에 성 대신 소형 연화를 여러 개 넣은 것이다. 그러면 소형 연화가 시간차를 두고 터지면서 여러 송이의 국화를 밤하늘에 넓게 피운다.
불꽃놀이에도 연출이 필요하다. 연화가 다양하다 한들 그것만으로는 관객들이 금세 식상함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신 기술을 불꽃놀이에 적용, 더 정밀하고 다양한 연출을 이뤄내려는 시도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백금선의 저항열을 이용해 점화약을 발화시키는 전기 점화장치를 점화옥이라고 하는데, 현재는 이 같은 전기 점화방식이 주류를 이룬다. 전기 점화방식의 이점은 많은 연화를 정밀한 계획에 따라 발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발사의 통제에는 컴퓨터를 이용하기도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연화 자체에도 컴퓨터 칩을 장착해 연화가 공중으로 올라간 후 개화하는 시간까지 제어하는 기술이 등장했다. 이렇듯 개화 시간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외부 조명, 레이저, 음악과의 협연 또한 정확히 구사할 수 있게 됐다.
글_김창규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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