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륨 풍선이 대기권 위로 치솟는 것 또한 각각 지구 대기의 78%와 21%를 차지하고 있는 질소, 산소들보다 헬륨가스의 무게가 가볍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에는 공기도, 대기권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헬륨 풍선이 부양력(浮揚力)을 전혀 받을 수 없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엔지니어인 마크 레이먼 박사는 "부양력이 없는 헬륨 풍선은 지구의 6분의 1 밖에 안 되는 달의 중력조차 이겨내지 못한다"며 "마치 납덩어리처럼 월면 바닥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국제우주정거장(ISS) 내에서도 달에서와 마찬가지 현상이 벌어질까. 국제우주정거장이라면 얘기가 조금 다르다. 우주인들은 생일파티를 할 때 헬륨 풍선을 띄워 놓을 수 있다. 국제우주정거장에는 공기가 존재하며, 지구의 해면(海面)에서와 유사한 수준으로 내부 기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 거주하는 우주인들이 별도의 산소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단지 이곳에서는 중력이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헬륨 풍선이 스스로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저 특정한 위치에 멈춰 있을 뿐이다.
레이먼 박사는 "국제우주정가장 내의 헬륨 풍선은 누군가가 건드리지 않는 한 공중에 못을 박아 놓은 듯 그 자리에서 꼼짝 않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달에 이어 인류의 두 번째 유인 우주탐사 장소로 지목되고 있는 화성은 어떨까. 화성은 대기의 양 자체는 희박하지만 대기를 구성하는 공기의 무게는 지구 대기권의 최상층, 다시 말해 지구에서 가장 가벼운 공기보다는 무겁다.
또한 헬륨 풍선을 지면으로 잡아당기는 힘, 즉 중력은 지구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이 두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화성에서의 헬륨 풍선은 높이 떠올라 시야에서 사라져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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