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이탈리아의 소렌토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과 미시간 대학의 연구자들은 전극, 무선회로, 마이크로컨트롤러, 배터리 등이 조합된 모듈을 등에 달아 원격 조정되는 살아있는 풍뎅이를 선보여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미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이 추진하고 있는 하이-멤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개발된 사이보그 곤충. 버클리 대학 연구팀은 최근 이착륙과 좌우로의 방향전환이 가능한 원격조종 풍뎅이를 만들기도 했는데, 하이-멤스 프로그램의 궁극적 목표는 곤충에 전자 칩을 이식해 정보전 등에 이용하는 것이다.
두려운 이유: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은 여러 해 동안 전쟁터에 투입할 초소형 나노항공기를 개발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를 개발하는 것보다 실제 곤충을 활용하는 것이 더 쉽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 곤충은 미세 전자기계 시스템을 이식하기 쉽고, 강하며, 민첩하다. 또한 외부환경에도 잘 적응한다.
문제의 실체: 사이보그 곤충이 알카에다를 공격하거나 일반인들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일은 아직 벌어지지 않았다. 풍뎅이만 해도 많은 부품을 조합한 모듈이나 안테나를 장착할 공간이 적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더 무거운 모듈을 장착한 채 날 수 있는 풍뎅이를 육성중이며, 별도의 배터리 없이 곤충 자체의 움직임에서 에너지를 얻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
버클리 대학의 연구자들은 곤충이 번데기 상태일 때 미세 전자기계 시스템을 이식함으로서 성충이 된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원격조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 얘기가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도 일선 군부대에서 곤충을 무기로 쓰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무엇보다도 곤충은 수명이 짧아 충분한 숫자의 곤충을 사이보그로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걱정 지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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