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파로 땅이 흔들리면 건물이 무너지고, 흙이 액체처럼 움직여 그 위에 있던 물체가 땅속으로 가라앉는다. 특히 바다 밑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높이 30m 이상의 파도를 동반한 시속 800~970km의 지진해일이 바닷가 지역을 초토화시킨다.
그나마 이는 1차 피해에 불과하다. 가스관이나 송전선이 파괴되면서 화재가 발생하는 2차 피해, 그리고 빠른 시간 내 이 같은 피해가 복구되지 않아 추가적인 인명 및 재산 피해를 가져오는 3차 피해까지 발생한다. 최근 아이티에서 발생한 지진을 중심으로 파괴적인 지진의 원인과 여파에 대해 알아본다.
지난 1월 12일. 카리브 해에 있는 국가 아이티에서 매그니튜드 7.0의 강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남서쪽으로 25km 떨어진 레오간의 지하 13km. 이후 1월 24일까지 52회의 여진이 발생했다.
아이티 정부는 지난 2월 12일 현재 21만7,000~23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수는 3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아이티 정부는 지진 발생 이후 만 11일이 지난 1월 23일 매몰자 중 더 이상의 생존자는 없을 것으로 보고 생존자 수색을 종료했다. 하지만 발굴 및 복구 작업이 진행되면서 추가 사망자들이 발견되고,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운 중상자들이 숨을 거두면서 사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이티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주택 25만 채와 업무용 건물 3만 채가 무너지거나 파손을 입었다고 밝혔다. 또한 1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덧붙였지만 300만 명의 사람들이 크든 적든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아이티는 이번 지진으로 국가 기능마저 마비될 정도의 타격을 입었다. 실제 전화와 수도 등 인프라 시설의 상당수가 파괴됐으며, 치안 역시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다. 아이티 피해 복구와 재건에는 앞으로 최소 3년간 140억 달러가 투입돼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진이 일으키는 각종 피해
지진의 피해는 발생순서와 성격에 따라 1차, 2차, 3차 재해로 나뉜다. 단층이동과 땅의 흔들림으로 산사태가 나고 건물이 무너지는 게 1차 재해다. 그리고 이 같은 1차 재해로 인한 화재나 단수 등은 2차 재해로 분류된다.
빠른 시간 내 이 같은 1, 2차 재해가 복구되지 않아 해당지역의 위생, 치안 등 생존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기능이 마비되고 이로 인해 추가적으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하는 게 바로 3차 재해다.
지진은 주로 단층이동, 땅의 흔들림, 지진해일을 통해 피해를 초래한다. 우선 단층이동부터 보자. 지진이 일어나는 동안 단층의 양쪽 암반은 약간 움직이거나 몇m 움직인다. 어떤 경우에는 지하 깊은 곳의 암석만 움직이고, 지표의 암석은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규모가 큰 지진일 경우에는 갑자기 땅이 6m 이상 솟구쳐 올라간다.
또한 단층이동으로 산비탈의 흙과 암석이 무너져 내리면서 산사태를 일으킨다. 강이나 호수의 둑이 무너져 홍수가 나기도 한다.
땅이 흔들리면 그 위의 구조물도 수평이나 수직으로 흔들린다. 심할 때는 건물이 무너지거나 바닥에서 뽑히기도 한다. 부드럽고 습기가 많은 흙은 한동안 액체처럼 움직여 그 위에 있는 물체가 땅에 가라앉는다. 또한 낮은 곳으로 흙이 흘러내리면서 지표에 있던 물체가 땅속으로 파묻히기도 한다.
바다 밑에서 지진이 일어나면 주위의 바닷물에 큰 압력이 미쳐 해일이 일어나는데, 이를 지진해일이라고 한다. 지진해일이 바닷가 근처의 얕은 곳에 이르면 파도의 높이가 30m 이상 올라가기도 한다. 지진해일은 시속 800~970km의 속도며, 크기가 줄지 않은 채 먼 거리를 움직여갈 수 있기 때문에 처음 발생한 곳에서부터 수천 km 떨어진 바닷가 지역도 물에 잠길 수 있다.
여기까지는 1차 재해라고 할 수 있다. 지진이 일어나 가스관이나 송전선이 파괴되면 화재가 일어나고, 화재가 발생하면 인명과 재산의 피해가 커진다. 하수관이 파괴되면 오염된 하수가 상수도로 스며들어 콜레라, 이질 같은 전염병을 일으킬 수 있다. 이것이 2차 재해의 대표적 사례다.
그리고 전기, 통신, 수송 등의 인프라가 파괴되면 구조대와 구급차가 빨리 움직이지 못해 사망자와 부상자의 수가 많아진다. 뿐만 아니라 관공서는 각종 문서와 사무기기 등이 파괴돼 업무를 진행하는데 차질이 빚어진다. 바로 3차 재해다.
지진 발생의 구조적 원인
지진은 지구 내부 어딘가에서 급격한 지각변동이 생겨 그 충격으로 생긴 파동, 즉 지진파가 지표까지 전해져 지반을 진동시키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지진은 넓은 지역에서 거의 동시에 느껴진다. 이때 각 지역의 흔들림 정도, 즉 진도를 조사해 보면 지진이 최초로 발생한 진원 바로 위의 지표, 즉 진앙에서 흔들림이 가장 세다.
그리고 그곳으로부터 멀어지면서 약하게 돼 어느 한계점을 지나면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것은 마치 종을 쳤을 때 사방으로 울려 퍼지는 음파와 같은 성질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진의 형태는 구조지진, 화산지진, 함몰지진, 인공지진 등으로 나뉘는데, 판 구조론과 관련돼 있는 구조지진 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의 내부구조는 안쪽으로부터 내핵, 외핵, 맨틀, 상부 맨틀, 그리고 지각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역학적 성질에 따라 암석권과 연약권으로 나누기도 한다. 암석권은 지표에서 100km 정도 두께의 딱딱한 층이며, 그 밑에는 암석권에 비해 덜 딱딱하고 온도 역시 높아 쉽게 변형될 수 있는 연약권이 존재한다.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깊이의 한계는 여기까지로 지표로부터 대략 700km의 깊이다.
사실 지구는 속까지 단단한 고체가 아니다. 땅을 받치는 받침은 물렁물렁한 고온의 액체라고 볼 수 있다는 얘기다. 흔히 지구는 삶은 달걀에 비유된다. 삶은 달걀을 단단한 곳에 내리치면 껍질에 금이 가는데, 그것이 지구의 상태와 가장 유사하다는 것.
한 마디로 물렁물렁한 계란 흰자위가 연약권, 그 위의 갈라진 껍질들은 판이다. 계란을 살짝 누르던가 해서 흰 자위의 모양이 변하면 갈라진 껍질들이 서로 부딪치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면서 마찰을 일으킨다. 바로 그 같은 움직임이 지진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구조지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암석권에 있는 판의 움직임이다. 지구 표면에는 여러 개의 판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7개의 판은 북아메리카 판, 남아메리카 판, 유라시아 판, 태평양 판, 아프리카 판. 인도-호주 판, 남극 판이다. 중간 크기의 카리브 판, 필리핀 판, 아라비아 판, 코코스 판도 있다. 그리고 이외에 작은 여러 개의 판이 있다.
일본은 태평양 판과 필리핀 판, 그리고 유라시아 판이 만나는 경계에 있기 때문에 지진이 많이 일어난다. 우리나라는 유라시아 판 내부에 있기 때문에 일본에 비해 지진의 횟수는 물론 강도 역시 작다.
어쨌든 판의 움직임이 직접 지진을 일으키기도 하고, 다른 형태의 지진 에너지원을 제공하기도 한다. 판의 내부에서는 단층이나 습곡 등 지각 변형이 잘 발생하지 않지만 주위 판들과의 경계지역에서는 서로의 마찰에 의해 지진을 포함한 여러 가지 지각 활동이 일어난다.
매그니튜드와 진도의 차이
지진의 규모를 표현할 때 사용하는 단위는 매그니튜드인데, 이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개념인 진도와 다른 것이다.
매그니튜드는 지진의 규모, 즉 진앙에서 방출되는 전체 에너지의 힘을 나타내는 것으로 지난 1935년 찰스 프랜시스 리히터가 제안한 것이다.
진앙으로부터 100km 지점에 설치된 지진계에 기록된 최대진폭을 미크론(μ:1/1,000mm) 단위로 읽고, 그 상용로그 값을 매그니튜드 값(M)으로 하는 것이다. 상용로그란 log10 x와 같이 10을 밑으로 하는 로그인데, 보통 10을 생략해 log x로 나타낸다.
매그니튜드 값은 'M=log(a/T)+B'라는 공식으로 표현된다. 여기서 a는 지진파 가운데 가장 늦게 오는 S파의 최대진폭 A를 지진계의 증폭률로 나눈 값이며, T는 진동의 주기를 의미한다. B는 A를 진원의 깊이와 진앙의 거리에 따라 계산한 값이다. 매그니튜드 값은 통상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만 계산해 나타낸다.
리히터는 지진의 규모를 나타내는 M값을 통해 지진의 에너지를 나타내는 공식도 발견했는데, log E=11.8+(1.5 ×M)이 바로 그것이다. 즉 11.8+(1.5×M)은 지진의 에너지를 나타내는 단위 에르그(E)의 상용로그 값이 되는 것이다. 이 공식에서 M이 1일 경우 E는 10의 13.3승이 되며, M이 1씩 늘어날 경우 E는 약 30배씩 늘어나게 된다.
매그니튜드 5.5 정도의 지진은 히로시마 원폭, 즉 15킬로톤의 TNT 파괴력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하며, 매그니튜드 6.0 정도의 지진은 TNT 1메가톤의 파괴력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번에 아이티를 덮친 지진의 규모는 TNT 30메가톤에 필적하는 셈이다. 인간이 만든 가장 강력한 핵무기의 위력이 TNT 58메가톤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지진의 파괴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진도의 개념은 지진의 규모나 힘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정해진 설문을 기준으로 계급화한 척도다. 즉 지진이 일어났을 때 특정 장소에 있던 사람의 느낌이나 물체 또는 구조물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표현한 것.
이 같은 수치는 지진의 규모와 진앙거리, 진원의 깊이에 따라 크게 좌우될 뿐만 아니라 지진이 발생한 지역의 지질구조와 구조물의 형태 등에 따라서도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매그니튜드와 진도는 1대 1 대응이 되지 않는다.
진도의 등급은 세계적으로 통일돼 있지 않으며, 나라마다 실정에 맞는 척도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 일본 기상청의 8등급짜리 진도등급을 사용해 왔지만 2001년 1월 1일부터는 미국에서 시작돼 여러 나라가 사용하는 12등급짜리 수정 메르칼리 진도등급을 사용한다.
진도는 소수점 이하 단위가 없이 로마숫자 단위로 표기하는 것이 관례다. 이 때문에 아이티 지진에 대해 진도 7.0이라고 표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매그니튜드 7.0이나 리히터 규모 7.0으로 표기해야 정확한 표현이 된다. 하지만 진도등급에 아라비아 숫자가 쓰이는 경우도 많다.
수정 메르칼리 진도등급에서 최하 등급인 진도 1은 인간이 느끼지 못하며, 지진계에만 감지된다. 진도 6 정도는 돼야 모든 사람이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진도 7부터는 건물이 파손되기 시작하고, 진도 9부터는 땅이 갈라지기 시작한다. 최고 등급인 진도 12는 지상의 모든 건물이 파괴된 상태를 나타낸다. 우리나라의 경우 진도 7 이상의 지진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아이티 지진이 발생한 원인
아이티는 카리브 판과 북아메리카 판이 만나는 엔리퀼로-플랜테인 가든 단층선 위에 위치해 있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아이티는 과거에도 대규모 지진을 빈번하게 겪었다.
실제 지난 1751년에는 포르토프랭스에 해일을 동반한 지진이 있었으며, 1770년 6월 3일에는 레오간이 진앙인 지진이 발생했다. 1842년 5월 7일에도 아이티 및 도미니카 북부에 지진이 발생해 1만 명이 죽었다.
규모가 매그니튜드 7.0에 해당하는 이번 지진의 진앙 역시 포르토프랭스 남서쪽 25km에 있는 레오간의 지하 13km. 인구 350만 명이 거주하는 포르토프랭스와 부도심에서 느껴진 지진동의 크기는 수정 메르칼리 진도등급으로 환산할 경우 진도 9에 해당한다. 지진동이란 지진파가 지표에 이르렀을 때 일어나는 진동.
진도 9는 건물의 파괴가 심해지고, 땅이 갈라지기 시작하며, 내진설계가 된 건물조차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아이티의 이번 지진은 다른 나라에서도 감지가 가능했을 정도다. 쿠바와 도미니카에서는 진도 3, 자메이카와 베네수엘라에서는 진도 2, 푸에르토리코에서는 진도 2~3의 지진동을 느꼈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수년 동안 엔리퀼로-플랜테인 가든 단층선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텍사스 대학 지구물리학연구소의 폴 만 수석연구원은 지난 2004년 지구물리학회지에 아이티와 도미니카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실었다. 만은 "이런 종류의 지진 활동은 수백 년 동안 잠복해 있다 발생할 수 있어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엔리퀼로-플랜테인 가든 단층선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자주 지진을 유발하는 산안드레아스 단층선과 구조와 성격이 비슷하다. 인접한 판들이 엇갈려 접근하며 부딪쳐 수직운동을 하기 때문이다. 미 지질조사국의 마이클 블랜페이드 연구원은 "북아메리카 판과 카리브 판은 서로 강하게 밀치며 압력을 높이다가 어느 순간 압력을 견디지 못하면 아이티와 도미니카에 지진을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08년 9월에도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이 경고됐다. 아이티의 신문 '르 마탱'에 포르토프랭스가 대지진의 위험에 처했다고 밝힌 지질학자 패트릭 찰스의 주장이 실렸던 것이다.
빈곤, 정쟁, 안전 불감증
아이티의 상황은 지진피해가 단순히 지진이 일어나는 동안에만 생기지 않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 이후에도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것.
실제 이번 지진으로 아이티 수도 내의 모든 병원시설, 통신시설, 그리고 교통시설이 완파됐다. 대법원, 국회의 사당 등 정부 주요 시설도 상당수 파괴됐다. 교육시설, 문화시설, 금융시설은 물론 아이티 수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의류산업까지 어느 곳 하나 타격을 입지 않은 곳이 없다.
심지어 포르토프랭스의 교도소 건물이 파괴돼 무려 4,000명에 달하는 재소자가 탈옥했다. 이 때문에 아이티는 현재 무정부 상태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아이티에는 제대로 된 건물잔해 철거용 장비가 없다. 이 때문에 인력으로만 시신 발굴 및 부상자 구조가 이루어졌다. 포르토프랭스의 거리에서는 건물잔해를 철거할 때마다 수천 구씩의 시체가 나왔다.
이 시체들은 교외의 집단묘지에 매장되거나 화장됐다. 그나마 매장도 되지 않은 시체는 건물잔해 속, 심지어는 폐허가 된 거리 위에서 썩어갔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 한 부상자들이 약과 식량이 없어 죽어가고, 멀쩡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각국의 구호물자를 놓고 약탈과 살인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
아이티는 국제사회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최빈국이다. 거듭된 정쟁으로 잠재적인 불안요소도 많다. 이번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도 포르토프랭스의 석유비축은 전무한 상태였고, 음료수 사정은 열악했으며, 휴대폰을 보유한 공무원은 극소수였다.
아이티는 유럽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라틴아메리카 가운데 가장 먼저 독립을 쟁취해 1804년 국가를 세웠다. 사탕수수와 커피 재배로 한 때 부유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892만 명의 인구 가운데 70%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문맹율도 45%에 이른다.
역사적으로 큰 규모의 지진이 빈발하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건물의 내진설계 기준이나 안전기준은 없다시피 하다. 땅만 있으면 아무데나 건물을 세웠고, 그 건물 역시 안전성이 담보되는 구조를 갖추지 못했다. 아이티가 탄탄한 경제와 내진설계 기준 및 안전기준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큰 피해를 입었을지 의문이다.
그런 의문을 품게 하는 비교사례가 바로 지난 1995년 1월 17일 일본에서 발생한 한신 대지진이다. 한신 대지진의 규모는 매그니튜드 7.2로 이번 아이티 지진과 비슷하다. 하지만 한신 대지진의 사망자는 이번 지진의 30분의 1도 안 되는 6,300여 명에 불과했다.
일본의 지진현장에서는 내전을 방불케 하는 치안부재 상황도 벌어지지 않았으며, 피해복구에 거의 손을 놓다시피 한 아이티 정부와 달리 일본 정부는 자체적으로 피해 복구와 사상자 구호를 실시했다. 이는 세계 수위권의 경제대국과 세계 수위권의 빈국이 지진으로 당할 수 있는 피해의 격차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유라시아 판의 내부에 있어 지진의 위험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 그렇다고 해서 안심하고 있을 이유는 없다. 엄청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낸 아이티 지진을 타산지석의 계기로 삼는 혜안이 필요하다.
글_이동훈 과학칼럼니스트 enit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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