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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 최악의 직업 10선

슈퍼모델이 아닌 일반 사람들의 형편없는 춤을 관찰하면서 전반적인 매력도에 점수를 매기거나 춤추는 사람의 어떤 요소에 눈길이 가는지 알아내는 일을 지루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것은 약과다.

계란 썩는 냄새가 나는 해양 점액을 채취해 원인을 밝히거나 동물의 대변을 수집해 성별과 건강상태를 추정하는 것은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재채기에서 나오는 콧물과 타액을 연구하거나 겨드랑이의 냄새를 수집하는 연구자들도 있으며, 심지어 환자의 코 속에 사람의 대변을 주입하는 의사도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누군가는 이처럼 지루하고, 고역스러우며, 메스꺼운 최악의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독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10 형편없는 춤 관찰자







슈퍼모델들이 나이트클럽에서 몸을 흔들어대는 것을 보는 건 절대 지루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전직 프로 댄서였고 현재는 영국 허트포드셔 대학의 심리학자인 피터 로바트는 유년기부터 노년기에 이르는 다양한 사람들의 형편없는 춤을 감상하면서 인간의 춤이라는 행위를 이끌어 내는 요인과 동기를 찾아야만 한다. 로바트와 그의 연구팀은 다양한 사람들의 춤을 관찰하면서 동작분석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이들의 동작을 정량화한다.

또한 춤 동작의 전반적인 매력도에 점수를 매기거나 춤추는 사람의 어떤 요소에 더 눈길이 가는지 동영상을 보고 알아내야 한다. 연구팀의 관찰결과 젊은 여성은 젊은 남성보다 중년 남성에게 점수를 짜게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마도 진화적 특성상 젊은 여성은 중년 남성을 배우자로 선택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년 남성의 춤 동작은 크고 조화롭지 않은 게 특징인데, 여성들은 복잡한 동작을 잘 해내는 사람을 가장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희망을 잃을 필요는 없다. 60살이 넘은 남성은 복잡한 춤도 곧잘 추게 된다. 또한 자신의 춤 실력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다. 할아버지가 춤을 잘 춘다고 생각하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라는 얘기다.

9 해양 점액 채취하는 연구자




지중해는 끈끈한 액체가 넘쳐난다. 해양 점액이라고 부르는, 스트레스를 받은 플랑크톤이 토해낸 젤리 같은 유기물질 덩어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것.

이 점액 속에는 죽은 새우에서부터 인간을 감염시키는 박테리아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수백 년 동안 이탈리아 동해안의 어부들은 현지어로 '마레 스포르코(더러운 바다)'라고 부르는 이 같은 점액을 보아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해양 점액은 더욱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번 나타나면 수개월 동안 사라지지 않을뿐더러 가끔씩은 무려 200km에 달하는 길이로 해양을 덮기도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마르케 폴리테크닉 대학의 안토니오 푸세두와 다른 여러 과학자들은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바다에 뛰어들어 대형 주사기로 이처럼 더러운 해양 점액을 채취, 연구실로 가져온다.

푸세두는 지구온난화의 결과로 해양 점액의 생성이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점을 발견했다. 다른 연구자들은 이 해역에서의 어류남획과 환경오염으로 생태계가 교란된 게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유야 어찌됐건 이 해양 점액은 매우 더럽다.

푸세두는 이렇게 말한다. "해양 점액의 냄새는 얼마나 오래 전에 만들어졌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처음에는 해산물 요리 같은 냄새가 납니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면 계란 썩는 냄새가 납니다."

8 동물 대변 수집하는 과학자





대변이란 항문으로부터 배출되는 물질을 말한다. 내용물은 음식물이 소화 및 흡수되지 않은 것, 소화액의 나머지, 위장관의 상피가 벗겨진 것, 그리고 장내 미생물 등 다양하다. 따라서 절식(絶食)을 하고 있어도 소량의 대변은 배설된다.

대변의 양과 횟수는 음식물의 종류, 분량, 그리고 소화흡수 상태에 따라 다르다. 사람은 대개 하루에 한 번 배설하게 되는데, 양은 100~200g이다. 일반적으로 동물성 식품을 많이 먹으면 식물성 식품을 많이 섭취했을 때보다 배설하는 양이나 횟수가 적다.

짐 미드는 지난 1970년대부터 빙하시대 생물과 현대 야생동물의 대변을 수집해왔다. 그는 1985년 노드애리조나 대학에 부임했을 때 꽤 많은 대변 샘플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 이스트테네시 주립대학에 근무하는 그는 아마도 세계에서 제일 많은 대변 샘플을 가진 남자일 것이다. 그는 멸종된 나무늘보, 호저 등이 남긴 대변 샘플을 무려 1만3,000개나 가지고 있다.

호저는 야행성으로 몸과 꼬리의 윗면이 가시처럼 변화된 털로 덮여 있다. 주로 열대지방에 분포하고, 크기는 38~90cm다. 가시가 있는 꼬리로 공격자를 쳐서 자신을 방어하는데, 가시는 쉽게 뽑혀 공격자의 살에 박힌다. 빠지고 나면 다시 새로운 가시가 난다.

미드는 동물의 서식지나 동물원, 기타 다양한 곳에서 수집한 동물의 대변을 건조시켜 안전한 저장이 가능하게끔 카드보드지로 된 박스 안에 저장한다. 다른 과학자들이 동물의 대변만 보고 어떤 동물의 것인지 알고 싶을 때면 해당 대변 샘플을 미드에게 보내는 경우도 많다. 미드의 수집품을 단순히 똥 덩어리로 봐서는 곤란하다.

전 세계의 과학자들이 이 대변 샘플에서 DNA를 추출하면 그 동물이 먹었던 음식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당시의 기후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대변을 배설한 동물의 성별과 건강상태도 추정할 수 있다.

7 재채기에서 나오는 콧물과 타액 연구
재채기는 코의 점막이 자극을 받아 일어나는 경련성 반사운동이다.

코의 점막은 주위 온도가 갑자기 변하거나 화학적, 물리적인 자극이 가해지면 유해한 자극물질을 강하게 밖으로 내보내려는 작용을 일으킨다.

그런데 옆에서 아픈 사람이 재채기를 하면 나도 곧 몸이 아파온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연구자인 마크 니카스와 다른 연구자들은 현재 우리가 막연히만 알고 있는 재채기를 통한 질병의 감염경로를 재현하는 게 일이다.

일반적으로 재채기로 인해 발사된 입자의 크기와 내려앉는 위치에 따라 감염의 방식도 달라진다. 바로 이 때문에 미국 국토안보부와 환경보호청은 니카스에게 연구비를 지원하면서 재채기에서 나오는 콧물과 타액에 관해 더 많은 자료를 수집하려고 하는 것이다.

실험 자원자는 소금 용액을 머금은 다음 사람 얼굴 모양의 플라스틱 표면에 재채기를 한다. 그러면 니카스와 다른 연구자들은 염화이온 검출기를 사용해 타액이 얼굴의 민감한 부분에 얼마나 많이 묻는지 알 수 있다.

니카스는 이렇게 말한다. "지난 100년 동안 누구도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콧물과 타액 중 얼마만큼이 눈, 코, 입에 묻는지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했습니다. 이 실험에서 나오는 정보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입니다."

6 겨드랑이 냄새 수집하는 탐정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지문이나 홍채도 그 중 하나. 하지만 아직 아무도 사용하지 않은 신원확인 수단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체취다. 사람은 지문, 홍채처럼 자신만의 고유한 냄새를 가지고 있다는 것.

필라델피아에 있는 모넬 화학감각센터와 플로리다 국제대학의 연구진들은 사람마다 독특한 체취를 발생시키는 화합물을 분리해 내려고 했다. 하지만 식사, 의약품, 세면 및 화장품 등의 요소 때문에 인위적인 냄새와 인간 본연의 냄새를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지난 1973년부터 모넬 화학감각센터의 조지 프레티는 인간의 체취를 수집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겨드랑이·입·소변의 냄새를 수집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피험자의 겨드랑이에 패드를 대고 거기에서 냄새를 채취하는 것이다. 이 표본은 연구실로 보내져 냉동고에 보관되는데, 이 냉동고는 지독한 사향 냄새로 가득하다.

이 연구는 연방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다. 미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은 지난 2008년부터 이 연구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인간의 독특한 체취를 만들어내는 요소는 정말 잡아내기 힘들다. 하지만 체취를 모음으로서 또 다른 것도 발견해낼 수 있다. 프레티는 그의 연구결과를 특정한 암, 예를 들어 휘발성의 지표물질을 내뿜는 흑색종과 난소암 등을 발견하는데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냄새를 맡는 능력은 남성과 여성 중 어느 쪽이 뛰어날까. 모넬 화학감각센터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냄새를 맡는 능력이 뛰어나 악취를 향수로 가리려할 때 남성은 잘 속지만 여성은 속지 않는다고 한다. 모넬 화학감각센터는 이처럼 여성이 남성보다 냄새에 더 민감한 것은 이성을 고를 때 냄새 정보를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5 인체 조직 수거하는 기술자





폐, 심장, 신장은 장기이식 업계의 보물이다. 일반적으로 장기이식은 기증자와 수혜자 사이의 유전자 일치 여부 및 기증자의 생존 여부에 따라 자가이식, 동계이식, 동종이식, 이종이식으로 분류된다.

자가이식은 자신의 장기 일부를 떼어내 다른 부위에 이식하는 것이며, 동계이식은 일란성 쌍둥이처럼 유전적으로 동일한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장기이식을 말한다.



동종이식은 유전적으로 동일하지 않은 사람으로부터 장기를 이식받는 것. 크게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장기를 이식받는 생체이식과 죽은 사람으로부터 이식받는 사자이식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이종이식은 사람이 아닌 다른 종의 장기를 이식받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인체는 장기 외에 각 조직도 다양한 용도로 재활용될 수 있다. 실제 기증자가 죽으면 조직 기술자들이 인체 조직을 담을 가방과 메스를 들고 찾아온다. 다리 뒤쪽의 살은 피부 이식수술에 사용된다. 또한 팔뼈와 다리뼈를 갈아 만든 가루로 이루어진 연고는 수술 때 생기는 뼈의 구멍을 막는데 사용된다. 손상된 심장도 판막만 이상 없다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 같은 조직 채취는 보통 10시간쯤 걸리며, 채취한 조직을 포장한 다음 얼음 위에 올려놓고 처리센터로 보낸다. 처리센터에서는 조직을 철저히 세척한 다음 불필요한 근육이나 뼈 등을 제거하고 저온 보존해 최대 5년간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한다. 익명을 요구한 퍼시픽 노스웨스트의 한 기술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 일을 하려면 약삭빨라야 합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기증자에서 얻은 조직으로 최대 50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저는 그 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4 종말 시나리오 파헤치는 학자
지구가 내일이라도 멸망할지 몰라 겁에 질린 10대들이 보낸 이메일이 메일함에 차고 넘친다. 이는 영화 '2012' 개봉 후 각 언론에서 지구의 종말이 다가온 양 떠들어대자 마야 고고학자들과 중앙아메리카 문명 연구자들이 실제 겪은 상황이다.

3년 전 심란해하던 어느 10대가 중앙아메리카 문명 연구자인 콜 게이트 대학의 안소니 아베니에게 메일을 한 통 보냈는데, 아베니는 그 메일을 받고 '시간의 종말: 2012년에 관한 마야문명의 수수께끼' 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은 2012년 지구 종말 시나리오를 조사하고, 그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동료들은 칵테일 파티가 열리는 곳에서조차 2012년에 진짜 지구가 망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아베니는 이렇게 말한다. "대중문화에서 나타나는 지구 종말에 대한 사고방식은 사실 기독교 철학에 근거한 것입니다. 동료들 중에는 그런 질문을 받으면 짜증을 내면서 아무 말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때가 사람들을 가르칠 특별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최근 소동을 일으킨 지구 종말론이 마야문명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지구 종말론에 대한 그의 생각은 어떨까. "만약 미국 대중들이 그런 미친 이야기를 믿는다면 우리도 이런 일을 하고 있지 않을 것입니다."

3 고래 시체 해체하는 연구원





고래는 수중생활에 가장 잘 적응한 포유류다. 몸은 유선형이며, 앞다리는 지느러미로 진화했다. 뒷다리는 퇴화했는데, 척추에 연결돼 있지 않고 몸속에 작은 흔적으로 남아있다. 몸에 털이 거의 없으며, 두꺼운 피하지방이 체온을 보호한다.

고래는 세계적으로 100종이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몸길이 4~5m 이상인 것을 고래, 소형인 것을 돌고래라고 한다. 대부분의 대형 고래는 수염고래에 속하며, 이빨 대신 수염 판을 갖고 있다. 수염 판에는 섬모가 나 있어 먹이를 여과시켜 준다.

이빨고래는 이빨을 가지고 있으며, 주로 물고기나 오징어를 잡아먹는다. 돌고래 역시 이빨고래에 속한다. 캘리포니아 산타바버라 자연사 박물관의 척추동물학 보조 큐레이터인 미첼 버먼은 고래의 장기를 매우 조심스럽게 취급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은 대왕고래의 신장. 흰수염고래라고도 부르는 대왕고래는 북반구에 사는 것의 경우 길이가 24~26m, 무게는 125톤에 달한다. 그리고 남반구에서 사는 대왕고래는 이보다 더욱 커서 길이가 33m, 무게는 179톤에 이른다.

버먼은 이렇게 말한다. "대왕고래의 신장은 적출용 용기를 가득 채우는데다 무게도 수백kg에 달합니다. 신장을 잘라낼 때는 잘라진 신장이 사람 몸 위로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해안에 고래나 돌고래 시체가 떠밀려오면 버먼과 동료들은 그 시체를 연구한다. 작은 고래라면 그냥 연구실로 가져갈 수 있지만 큰 고래, 예를 들어 지난 2007년 해안에 떠밀려온 대왕고래 같은 것은 현장에서 해체한 후 가져가야 한다.

그들은 노란색 우비를 입고, 기다란 칼로 고래의 가슴 피부와 그 아래 지방을 잘라낸다. 그런 다음 수m 직경의 구멍을 파 그 속으로 뛰어든다. 이후 내부를 조심스럽게 잘라 내장을 모두 분리한 다음 내장을 옮기기 전 표본을 채취한다. 내장을 들어 옮기기 위해 중장비가 동원될 때도 있다.

고래 내장은 아무리 해체해도 겹겹이 나온다. 그 과정에서 고래의 피는 사람 무릎 높이까지 차오르며, 고래의 지방이 버먼과 동료들의 피부 및 머리카락에 묻는다.

고래 냄새는 수년간 지워지지 않을 수도 있다. 버먼은 이렇게 말한다. "미오글로빈은 많은 철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갓 죽은 고래에서는 쇠 냄새가 납니다. 하지만 죽은 지 오래돼 부패가 시작된 고래에게서는 문자 그대로 썩는 냄새가 나지요."

미오글로빈은 근세포 속에 있는 헤모글로빈과 비슷한 헴단백질로 적색 색소를 함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포유류의 근육이 붉게 보이는 것이다. 미오글로빈의 역할은 근조직에 산소를 확보하는 저장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래 시체가 부패하면 가스가 생기는데, 이 가스의 압력은 고래 시체를 잘못 절개할 경우 고래의 내장을 해안 전체에 흩뿌릴 수 있을 만큼 강하다. 버먼은 다행히도(?) 이런 경우를 한 번 밖에는 당해보지 않았다. 돌고래 시체를 해체하다가 겪은 일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얻은 표본을 통해 살모넬라균에 의해 죽은 범고래의 사인을 규명할 수 있었고, 이 균이 거두고래가 집단으로 해안에 떠밀려와 죽는 현상의 원인이 됨을 알 수 있었다.

살모넬라균은 사람이나 동물에 티푸스성 질환을 일으키고, 식중독의 원인균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거두고래는 길이 3.5m에 등 쪽은 갈색, 배 쪽은 엷은 회색이다. 뇌의 지능적 발달은 돌고래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

더 많은 고래 시체를 해체할수록 아는 것도 많아진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제 몸에서 나는 고래 냄새는 제가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충분한 표본을 채취한다면 모든 고래에게 이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 하루 종일 콩 세는 연구원

농업혁명이 일어난 지 1만년이 지났지만 우리는 아직도 중요한 것, 예를 들어 콩을 파종하는데 가장 적합한 시점 같은 것은 모르고 있다. 그래서 앤드류 로빈슨은 석사과정을 밟고 있던 시절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매우 짜증나는 작업에 도전했다.

그들은 인디아나 주 퍼듀 대학 캠퍼스 내 72개소에 콩을 심었다. 그리고 한 곳에서 10줄기의 콩을 수확한 다음 콩을 생산한 마디와 그렇지 못한 마디, 콩을 생산한 꼬투리와 그렇지 못한 꼬투리를 구분했다. 그리고 콩이 생산됐다면 꼬투리 당 몇 알이나 들어있는지를 일일이 셌다.

이들은 한 장소에서마다 약 300개의 콩을 셌는데, 72개소에서 열린 콩을 일일이 다 세고 나니 머리가 돌아버릴 지경이었다고 로빈슨은 말했다. 동료 연구자들이 조는 것을 막기 위해 로빈슨은 그들에게 주기적으로 콩의 단백질 또는 지방 분석을 시켰다.

연구결과 4월이나 5월 초에 콩을 심으면 수확량이 많아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연구로 로빈슨은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그는 퍼듀 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며, 앞으로 수년간 750개소에서 수확한 콩을 일일이 손으로 셀 예정이다. 첫 실험 때보다 무려 10배 이상이나 많은 양이다.

1 대변으로 슈퍼세균 치료하는 의사





인간의 질병 중에는 세균에 의한 것이 많다. 이에 따라 인간은 항생제를 이용해 세균에 대항해 왔다.

하지만 세균 역시 항생제를 투여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돌연변이를 하게 되고, 이에 따라 인간은 더욱 강한 항생제를 사용하게 된다.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어떤 항생제에도 죽지 않는 세균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슈퍼세균이다.

이처럼 슈퍼세균의 등장으로 인해 세균에 대항하던 인간의 무기인 항생제가 그 역할을 다 할 수 없게 됐다. 예를 들어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은 항생제 유발성 장염을 일으키는 세균이다. 항생제 유발성 장염이란 인체의 나쁜 세균을 잡기 위해 사용하는 항생제가 좋은 세균도 함께 죽여 유해한 세균이 장내에 자라게 돼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은 매년 50만 명의 미국인에게 감염되며, 설사와 패혈증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그리고 이로 인한 사망자는 매년 5,000~2만 명에 달한다.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은 인체의 장에 살기 때문에 대변에서 검출된다.

그런데 최근에는 기존의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의 변종으로 10배나 많은 독소를 가지고 있는 PCR 리보타입 027 세균도 나타나 환자의 치사율을 높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 세균을 치료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현재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환자의 장에 넣어 이 세균과 싸우는 세균을 증식시키는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대변이식이라고 불리는 이 치료법을 구체적으로 말하면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수집해 가공한 다음 비강 튜브를 통해 환자의 장에 투입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 내 일부 병원에서 이 치료법이 실시되고 있지만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치료법이 효과가 있음을 알려주는 것은 실측자료뿐 통제연구에서는 효용이 입증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부 의사들은 환자에게 대변을 주입했다가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걱정한다.

하지만 가장 큰 어려움은 치료법 자체에 있다. 어지간히 비위가 센 사람이라도 환자의 코 속에 대변을 주입하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계에서 가장 즐거운 직업
인간과 유인원 아기 간지럼 태우는 학자

유인원들도 간지럼을 탄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인간의 웃음과 유인원의 웃음은 과연 똑같은 것일까.

영국 포츠머스 대학의 신경과학자 마리나 다빌라-로스는 여기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학계에서 가장 즐거울 수도 있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인간과 유인원의 아기를 간지럼 태워 그 웃음을 비교하는 것.

다빌라-로스는 동료들의 아기 여러 명을 간지럼 태워 그 웃음소리를 녹음한 다음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아기 침팬지, 보노보, 고릴라, 큰긴팔원숭이, 동남아 긴팔원숭이 등을 간지럼 태우며 웃음소리를 녹음했다.

대개 그녀는 원숭이를 간지럼 태우는 일은 원숭이 주인에게 맡기고 자신은 마이크를 들고 서 있는 편이다. 원숭이는 사람과 같아서 낮선 사람이 간지럼을 태우면 잘 웃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하지만 보르네오에 있는 오랑우탄 야생복귀센터에서 3개월을 지내자 그녀도 대여섯 마리의 털이 수북한 오렌지색 오랑우탄 새끼를 간지럼 태울 수 있게 됐다.

그녀의 연구를 통해 인류와 유인원은 지금으로부터 1,000만~1,600만 년 전 같은 조상으로부터 간지럼을 통한 웃음을 물려받았다는 가설이 제시됐다. 다빌라-로스는 이렇게 단언한다. "정말 재미있는 일이예요. 마치 노는 것 같고, 원숭이나 인간 모두가 이런 실험을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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