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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서 배양한 인체 조직이나 장기를 먹어도 식인 행위로 간주될까?

실험실의 인체 조직을 먹는다는 것은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을 가상의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정말로 인육(人肉)을 먹고 싶은데 식인종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을 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방법은 꽤 좋은 탈출구가 될 수도 있다. 사실 지금도 의지만 있다면 먹을 수도 있는 인체 조직들이 실험실에는 넘쳐난다.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의 재생의학연구소 안소니 아탈라 소장은 인체조직의 인공배양 전문가다.

지난 2006년 세계최초로 이식이 가능한 인공 인체조직의 배양에 성공한 이래 지금까지 총 20종 이상의 인체 조직과 장기(臟器)를 만들어냈다. 이 중에는 간, 콩팥, 폐, 판막, 골격근, 발기조직, 뼈 등이 포함돼 있다.

아탈라 소장은 환자에게서 얻은 세포를 배양하여 얻은 이 인체 조직들은 그 환자가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는 조직만큼 좋다고 말한다. 실험결과에서도 성공적으로 이식된 인공 인체조직은 원래의 조직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실에서 배양된 콩팥과 자연산(?) 콩팥은 모든 부분에서 완벽히 동일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러한 아탈라 소장도 자신의 조직들이 어떤 맛을 낼지에 대해서는 추측을 삼갔다. 사실 식인 경험이 없는 이상 맛을 아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누군가 인공 배양된 장기를 먹었을 경우 이를 식인 행위로 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이 또한 학술적으로 명확한 답을 제시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한다. 식인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먹는 행위'라는 일반적 정의 이상의 명확한 해석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생명윤리센터의 의학윤리학과 조나단 모레노 교수는 이 질문에 비교적 뚜렷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식인은 보통 다른 사람을 영양섭취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또는 다른 사람을 자신의 인체와 생물학적으로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며 "대다수 식인 행위자는 그것이 신체의 일부임을 알고 섭취한다는 점에서 매우 역겨운 행위로 받아 들여 진다"고 설명한다.



모레노 교수는 이어 "하지만 인공 배양 조직의 경우 소수의 세포를 증식시켜 인체조직과 동일하게 만든 것이기에 타인과의 연관성은 매우 취약하다"며 "이를 먹는다고 식인 행위로 간주할 수는 없다는 것이 개인적 판단"이라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아탈라 소장은 정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인공 인체조직을 섭취하는 행위는 모든 면에서 결코 좋지 않다는 것.

그는 먼저 "하등동물로부터 얻은 고기와 인체 조직을 비교하면 인체 조직에서 특별한 영양상의 이점을 찾아볼 수 없다"고 강조한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두고 굳이 인공 배양 인체조직을 먹어야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아탈라 소장은 또 이것이 사업성도 좋지 않다고 주장한다. 어떤 기업이 인체 조직과 장기, 그리고 인간의 사지(四肢)를 식용 판매 목적으로 배양하고 있더라도 이 사실을 일반대중에게 광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이를 공표한다면 소비자들의 눈에 '인간으로서의 금기를 깬 기업' 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아탈라 소장은 특히 "인공 배양 인체조직을 먹는 것을 식인이라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전제하면서도 "이는 인체를 물건 취급하는 행위임에 틀림없고 인체를 매매하는 행위로 비춰질 수도 있어 여러 가지 법적인 문제에 휘말릴 개연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를 종합해보면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체조직은 실험용으로만 사용해야지 식탁에 올리려하지는 말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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