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시간은 어떻게 흐르는가?

시각에는 눈이 있고, 청각에는 귀가 있는 것처럼 각 감각에는 각기 특유한 감각기관이 있다. 하지만 시간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감각기관은 없다. 단지 뇌의 작용에 의해 시간의 경과 또는 길이가 주관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게임에 열중하는 1시간과 지루한 연설을 듣는 1시간의 시간지각은 다르다. 생명이 위험할 때 시간이 늦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학자들은 뇌가 시간의 흐름을 지각하는 방식을 알아내면 정신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시간지각은 물리적 계측수단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측정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이로 인해 높은 곳에서 사람을 떨어뜨린 후 느껴지는 시간지각을 계량화해 보려는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얼마 전 파퓰러사이언스의 기자 스티븐 코틀러는 하네스에 몸을 묶고 윈치에 의해 45m 상공으로 끌어올려지고 있었다. 윈치란 원통형의 드럼에 와이어로프를 감은 것으로 도르래를 이용해 중량물을 끌어올리는 기계. 그의 체중은 거대한 철제 대들보 4개가 지탱하고 있었다.

코틀러가 지금 있는 곳은 스캐드(SCAD)라고 불리는 놀이기구의 꼭대기. 스캐드는 안전장비를 몸에 연결한 채 높은 곳에서 다이빙, 아래의 안전한 그물에 떨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달라스의 제로 그라비티 스릴 어뮤즈먼트 파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스캐드 라는 명칭보다는 '그물'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코틀러는 곧 반경 몇 km 이내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있게 됐다. 그는 얼마 후면 빠른 속도로 자유낙하를 하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아침에 먹은 게 올라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야 했다.

이 끔찍한 자유낙하 시간은 3초도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코틀러에게 이 시간은 실제보다 훨씬 길게 느껴질 것이다. 그가 스캐드에서 뛰어내리는 것은 시간지각과 관련된 실험의 일환이다.

시간지각이란 뇌의 작용에 의해 시간의 경과 또는 길이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을 말한다. 게임에 열중하는 1시간과 지루한 연설을 듣는 1시간의 시간지각은 다르며, 생명이 위험할 때 시간이 늦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뇌가 시간의 흐름을 지각하는 방식에 대한 연구는 이제 더 이상 철학자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발전돼 온 의료용 스캐너와 컴퓨터 등에 힘입어 과학자들은 뇌의 활동을 밀리초(millisecond, ms) 단위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밀리초는 1,000분의 1초.

뇌가 시간 관련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을 알게 되면 여러 가지 심각한 정신질환의 원인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어떤 경우 가장 기본적인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람이 생명의 위협을 받을 경우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른바 '시간지연' 현상은 아직도 미해결이다.

조만간 있을 코틀러의 추락 실험은 베일러 의과대학의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이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고안한 일련의 실험 중 가장 최근의 것이다.

코틀러의 손목에는 퍼셉추얼 크로노미터(perceptual chronometer)라고 하는 일종의 지각시계가 채워져 있다. 이 시계에는 LED 스크린이 있는데, 1에서 9 사이의 수를 무작위로 표시한다. 코틀러가 스캐드에 끌어올려 지기 전에 이 시계는 사람이 읽을 수 없을 만 큼 빠른 속도로 숫자를 바꾸었다.

사람이 위험한 일을 당하면 뇌의 시간지각이 느려진다는 가설이 옳다면 이제 곧 코틀러의 눈에도 이 시계의 숫자 표시 속도가 느려지는 것처럼 보이면서 숫자를 읽을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들이 총알을 눈으로 보고 피하듯이 말이다. 물론 그러려면 떨어지는 동안에도 눈을 뜨고 있어야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교통사고처럼 생명이 위험한 상황을 겪게 되면 모든 사물이 슬로모션처럼 느리게 움직인다고 경험자들은 말한다. 즉 극도의 공포를 경험하게 되면 뇌가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을 모두 인식하게 된다는 것. 이글먼의 실험은 바로 이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시간지각이 일어나는 메커니즘
최근 들어 과학자들은 약 1만 개의 뇌세포 묶음으로 이루어 진 시상하부 교차상핵이라는 곳이 인간의 수면주기를 조절하는 서캐디안 리듬을 제어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서캐디안 리듬이란 생물이 나타내는 여러 현상 중 대개 24시간 주기로 되풀이하는 변화를 말한다. 이것은 외계의 일주성 리듬과는 다른 체내 시계와 같은 것이다.

이글먼의 연구목표는 어떠한 메커니즘에 의해 시간지각 이 일어나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베일러 의과대학에 있는 그의 지각행동연구실은 인간의 시간지각에 대한 계량자료를 얻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는 세계 유일의 연구시설이다.

이글먼은 대학 졸업 후 인간의 시각을 연구하는 것으로부터 학자 경력을 쌓아갔다. 그리고 지난 2000년까지 과학자들이 만족할만한 설명을 하지 못 하던 섬광지연 효과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섬광지연 효과란 바로 이런 것이다. 컴퓨터 스크린 상에서 도넛 모양의 파란 고리가 고정된 상태로 회전한다. 그리고 고리 한 가운데에 있는 구멍이 몇 분의 1초씩 흰색으로 변한다. 이 때문에 가끔씩 하얀 중심부와 돌고 있는 파란 고리가 겹쳐 보이는 경우가 있다.

수십 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험해 본 이글먼은 이것이 뇌의 착각이지 눈의 착각은 아니라는 가설을 세웠다. 뇌는 하얀색 섬광을 해석하면서 파란 고리의 수 밀리초 후의 위치를 예측하기도 한다는 것. 이는 인간의 시간지각이 현재라고 생각하는 순간 일어나 고 있는 일들을 제시간에 맞춰 정확히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첫 번째 증거였다.

코틀러는 스캐드에서 추락 실험을 하기 하루 전 시간에 대한 뇌의 착각을 경험해 보기 위해 이글먼의 연구실을 방문했다. 이글먼의 실제 나이는 38세였지만 그보다 10살은 더 젊어 보였다. 그의 짧은 머리는 갈색이었고, 운동선수 같은 체형과 상냥한 태도를 갖추고 있었다.

그의 책인 '내세(來世) 이야기 40선'은 지난 2009 년 눈 깜짝할 사이에 베스트셀러가 됐다. 커피포트와 칸막이가 쳐진 그의 연구실은 평범한 사무실처럼 생겼다. 하지만 그의 연구실 벽은 밝은 파란색의 화이트보드로 돼 있었고, 거기에는 연구와 관련된 각종 낙서가 바닥에서부터 천정에 이르기까지 빼곡히 쓰여 있었다.

코틀러는 이글먼의 연구실에서 '9 스퀘어'프로그램을 시행해 보았다. 이 프로그램은 시간에 대한 뇌의 착각을 알아보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8개의 파란 색 사각형과 1개의 초록색 사각형 등 모두 9개의 사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컴퓨터 스크린에 있는 초록색 사각형을 마우스로 클릭하면 파란색 사각형으로 바뀌고, 일정 시간이 지 난 후에 재차 다른 파란색 사각형이 초록색 사각형으로 바뀐다. 즉 초록색 사각형의 위치가 이동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동에 따른 시간 간격이 200밀리초, 즉 0.2초 정도다. 하지만 이 같은 동작에 익숙해지면 인간의 뇌는 초록색 사각형이 옮겨가는 시간을 머릿속에서 생략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인간은 시간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초록색 사각형을 클릭하자마자 다른 위치로 옮겨가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이 같은 상태에서 초록색 사각형의 위치 이동 시 간이 200밀리초 이하로 줄어들게 되면 인간은 마치 자신이 클릭하지 않았는데도 초록색 사각형이 미리 움직이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코틀러는 컴퓨터 스크린을 응시하며 빠르게 움직이는 초록색 사각형을 따라잡아 클릭했다. 처음에 초록색 사각형의 위치는 비교적 일정한 속도로 바뀌었다. 코틀러가 마우스를 클릭한 후 200밀리초 후에 바뀌는 것.

하지만 잠시 후 이 속도는 바뀌기 시작했다. 초록색 사각형의 움직임이 빨라지자 마치 초록색 사각형을 클릭하기도 전에 위치가 바뀌는 것 같았다.

이글먼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당신의 뇌가 항상 간격을 조정하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스위치를 켜고 나서 200밀리초 후 불이 켜진다면 당신의 뇌는 그 양상을 인지하고 간격을 잘라내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스위치를 켜고 난 직후 바로 불이 켜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죠. 특히 불빛이 즉각적으로 바뀌는 펑키하우스에 들어가 면 스위치를 켜기도 전에 불이 켜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인간의 뇌가 예전에 접한 양상에 일시적으로 집착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죠."

이글먼은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 9 스퀘어 프로그램을 시키면서 그들의 뇌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스캔했다. 그는 사람들이 시간에 대한 착각을 느낄 때 뇌 전두 피질의 활동이 급격히 늘어난다는 것을 알아냈다.

전두피질은 뇌의 다른 영역이 상호 모순되는 정보를 처리할 때만 활성화된다. 이는 뇌에 적어도 2개의 체내 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는 현재 지각을 알려주는 표준 시계며, 또 하나는 이 같은 지각을 계속 정돈해주는 시계다.

유사한 실험을 통해 언어, 시각과 달리 인간의 시간감각은 한 곳에서 중앙 집중적으로 제어되지 않는다는 그의 이론에 대한 타당성이 입증됐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뇌의 여러 부위가 하나로 뭉쳐 단일한 시간지각을 이끌어내는 원리를 알아내는 연구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러려면 우선 인간의 뇌 체계가 정보 해석 속도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이글먼은 어린 시절 집의 지붕에서 떨어졌을 때를 기억해 냈다. 당시 그는 찰나에 불과했던 추락시간이 영원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을 스캐드에서 떨어뜨리면 이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시간지연에 대한 다양한 해석
"셋, 둘, 하나, 고!"
스캐드 오퍼레이터가 카운트다운을 마치자 코틀러의 몸은 떨어지기 시작했다. 스캐드의 꼭대기가 물러나기 시작하고, 울렁거리는 위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리고 이글먼의 예측대로 코틀러가 느끼는 시간은 확실히 느려지고 있었다.

코틀러는 온 힘을 다해 지각시계에 시선을 맞추었다. 하 지만 몇 초가 지났는데도 깜박이는 숫자가 너무 빨리 변해 읽을 수가 없었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느리게 느껴진다는 가설이 옳다면 이글먼의 피험자들은 낙하하면서 지각시계의 숫자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시계는 숫자가 바뀌는 속도를 약간만 느리게 느껴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틀러는 그물 위로 떨어졌을 때 예상보다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무사했다. 그는 체험한 내용을 이글먼에게 무안한 태도로 말해 주었다. "예상대로 이번에도 아무 효과가 없었군요."

이글먼은 자신의 실험에서 23명을 낙하시켰다. 그 중의 1명은 낙하 중 눈을 감아버린 탓에 결과에서 배제됐다.

모든 사람들이 실제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은 경험을 했다. 실제 낙하시간은 2.6 초였지만 이들은 평균 4초 정도가 지난 것 같다고 말한 것. 그렇다고 이들이 지상 60cm 높이에서 뛰어내릴 때보다 시각시계를 더 잘 읽게 된 것은 아니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계량적 시간지각 속도가 느려진 것은 아니었던 것. 이글먼은 이를 알고 실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험결과는 시간지연이 잘못 기억된 경험임을 뒷받침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자유낙하를 하는 동안 그 시간은 실제보다 더 길게 느껴지는 게 아니라 더 긴 것처럼 기억될 뿐이라는 것이다.

물론 누구나 이 같은 결론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다트머스 대학의 신경과학자이며 시간 연구가인 피터 체는 이 같은 현상을 다른 방식으로 설명한다.

진화의 결과 인간의 뇌는 새로운 것을 잘 발견하도록 변화돼 왔다. 정글 속에서 움직이는 그림자는 인간의 사냥감일 수도 있지만 인간을 먹으려는 포식동물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상대인 것은 분명하다.

체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 주의를 기울일 때 뇌의 초당 정보처리 속도는 평상시보다 훨씬 빨라집니다." 이는 바로 생존을 위한 전술이다.

45m 상공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생명이 위협을 받을 경우 인간 뇌의 초당 정보처리 속도는 평상시보다 훨씬 빨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추락을 하면서 뇌의 상태를 재조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떨어지는 사람의 뇌는 2.6초 동안에 4초 분량의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지만 당사자는 이를 4초에 걸쳐 추락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지난 2004년 체는 어떤 실험을 했다. 이 실험에서 그는 컴퓨터 스크린에 같은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보여주다가 갑자기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예를 들면 커피 잔을 2번 보여주고, 그 다음에 꽃 그림을 한 번 보여주는 식이었다.

각 이미지가 스크린에 나오는 시간은 똑같았는데도 불구하고 피험자들은 새로운 이미지가 더 오래 화면상에 머무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체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면 뇌는 시간을 지연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체는 이어 여하한 조건 하에서라도 망막은 그만큼 빠른 속도로 이미지를 처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글먼은 연구결과 망막은 초당 100번의 이미지를 처리할 수 있으며, 이 정도라면 시각시계를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같은 논란 와중에 이글먼은 체의 실험에 약간의 변화를 가해 다시 해 보았다. 시간지연 효과를 내는데 주의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 감정을 더욱 자극하는 요소, 예를 들어 총이 피험자에게 겨누어진 그림과 같이 꽃보다 훨씬 더 주의를 끄는 그림이 나온다면 피험자는 그 그림이 더욱 더 오래 스크린에 머물렀을 것으로 생각할 공산이 크다는 것.

하지만 사람들이 꽃보다 총을 더욱 더 새로운 것으로 여기고 스크린 상에 오래 나오는 것처럼 느낀다는 증거는 없었다. 이글먼은 이 이유를 알아내려고 하던 도중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주면 뇌 내의 전기활동이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읽었다. "이는 반복 억제라고 불리는 진부한 경험칙입니다. 하지만 저의 실험에서 이는 로제타석과 마찬가지로 귀중한 것이었지요."

이글먼은 뇌가 꽃 그림을 보면 시간을 더디게 느낀다는 체의 의견과는 달리 커피 잔이 반복적으로 나올 때 시간을 빨리 진행시킨다는 가설을 내놓았다. 뇌는 익숙한 커피 잔을 보면 곧바로 그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살피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덜 쏟는다는 것.

그는 이렇게 말한다. "완벽한 뇌 체계라면 다음에 올 것이 무엇인지 알면 그것을 보는데 에너지를 전혀 쓰지 않을 것입니다. 반복되는 이미지에 에너지를 덜 쓰는 것은 이를 보여주는 작은 사례일 뿐입니다."





시간감각 재조정 통한 치료
이 같은 연구는 커다란 파급효과를 일으켰다. 특히 정신질환의 원인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사람은 누구나 끊임없는 내적 독백을 하고 있다. 이는 두 단계의 절차를 가지고 있다. 즉 사람은 말을 하고 그 소리를 듣는 것이다.

이글먼은 이렇게 말한다. "이는 거의 동시에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 두 단계가 동시에 일어나지 않게 되면 자신의 내적 목소리가 다른 사람의 목소리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이는 정신분열증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겪는 환청의 원인일 수도 있다.

지난해 이글먼은 30명의 정신분열증 환자들에게 다른 그림 찾기 실험을 해 보았다. 그 결과 그들은 반복 억제를 나타내지 않았다. 이들에게 모든 체험은 매번 새로웠다. "우리가 9 스퀘어 실험에서 뇌의 시간 인식 메커니즘을 재조정한 것처럼 우리는 게임을 사용해 정신분열증 환자들의 뇌를 재조정, 환청이 들리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시간감각 및 정신질환을 연구 중인 콜로라도 주립 대학의 심리학자 디아나 다발로스도 이에 동의한다. "정신분열증 환자들은 뇌가 반복되는 자극을 걸러내는 과정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반복되는 자극에 대한 반응을 억제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겨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글먼의 연구는 시간감각 장애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글먼은 최근 심리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환자들의 뇌를 재조정하는 비디오게임을 제작하고 있다. 그는 이 게임의 시험을 향후 수년 내로 시작하기를 바라고 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시간은 상대적이라고 말하면서 광속으로 비행하는 우주선에 탄 사람이 느끼는 시간은 지구에 있는 사람이 느끼는 시간과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글먼은 양옆에 선 두 관찰자가 느끼는 시간도 상대적이고 다르다는 점을 발견하고 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시간은 일정하지 않고 객관적이지 않으며, 각 사람마다 자신만의 기준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한다. "탐구를 해나가면서 느끼는 경이로움은 언제나 새롭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