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국내 앱스토어 시장은 SK텔레콤 이 T스토어, KT는 쇼스토어를 각자 운영하는 등 따로따로 움직이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개발자들은 각각 다른 앱스토어 표준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밖에 없어 불편함이 컸다. 사용자들 역시 불편함을 겪기는 마찬가지. 가입한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이동통신사들의 합의로 개발자와 사용자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게 돼 국내 스마트폰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촉매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한국형 통합 앱스토어 운영 합의에는 전 세계 24개 이동통신사들이 결성한 홀세일 앱 커뮤니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홀세일 앱 커뮤니티가 자극제가 된 것. 이번 합의를 통해 다른 국가보다 한 발 빨리 통합 앱스토어를 운영하게 되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당초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사들에게 한국형 통합 앱스토어에 대한 방안을 오는 6월까지 마련해 줄 것을 주문했지만 이동통신사 CEO들은 오히려 시기를 4월로 앞당기는 등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의사를 피력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애플리케이션만 500만개"라며 "미국 앱은 누구나 올리고 다운로드할 수 있는데, 우리는 이동통신사가 올려놓을지 말지를 정하는 폐쇄적인 체제"라고 지적했다. 정 사장은 이어 "통렬히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형 통합 앱스토어를 구축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한 관계자는 "리모(LiMO)나 안드로이드 등의 운영체제로 개방형 플랫폼을 만들고, 그 위에 각사가 요구하는 내용에 따라 앱스토어를 올리면 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 통합 앱스토어가 구축되면 홀세일 앱 커뮤니티의 추진 방향과 마찬가지로 도매 앱스토어 형태가 될 전망이다. 도매 앱스토어는 개발자와 구매자가 중간 단계 없이 곧바로 거래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장터를 말한다.
하지만 한국형 통합 앱스토어의 운영에 대한 주도권을 놓고 이동통신사들 간 힘겨루기가 벌어지거나 국내 통합 앱스토어와 글로벌 슈퍼 앱스토어의 관계 설정에서 견해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결코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서영진 기자 artjuc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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