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스펙트라 플루이딕스가 개발한 휴대형 화학물질 탐지기는 이 같은 위험에서 우리를 지켜줄 방어 장비다.
빵을 구우면 그 냄새가 온 집안을 진동하듯 폭탄 역시 아무리 잘 은닉해도 극미량의 화학물질이 공기 중에 누출되는데 이 탐지기는 폭발물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 증기를 1조분의 1 단위까지 감지한다. 이로 인해 PETN을 포함한 그 어떤 테러용 화학물질도 찾아낼 수 있다.
탐지기는 먼저 공기를 흡입, 화학물질 감지 칩의 미세한 수로(水路) 속에 가둔다. 여기에 레이저를 쏘아 화학물질의 입자를 진동시키면 각 입자들이 지닌 고유한 패턴의 빛이 발산되는데 내장된 컴퓨터가 이 빛을 폭발물들이 내뿜는 화학물질의 빛과 대조하여 폭발물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스펙트라 플루이딕스의 캐시 헤어 부사장에 따르면 이 장비는 PETN, 질산암모늄, 니트로글리세린 등의 폭발물이 배출한 1나노그램 이하의 화학물질도 검출한다. 심지어 코카인 같은 마약도 찾을 수 있다.
현재 제조사는 벽돌 크기의 단가 5만 달러짜리 이 탐지기를 미 육군과 함께 실험 중이며 내년 초에는 교통안전청(TSA)과도 현장실험이 예정돼 있다. 실험이 성공리에 완료되면 향후 도로에 설치된 폭탄은 물론 식품의 오염, 암(癌)의 지표물질 탐지에도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헤어 부사장은 "개는 공기 중의 화학물질 냄새를 맡는 최고의 탐지기지만 100% 정확하지는 않다"며 "투자자들에게 우리 장비의 가치를 명확히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1 탐지기에 8시간 사용가능한 미세 유체 탐지 칩[A]을 끼우고 전원을 켠다. 2 탐지기로 수상한 사람이나 물건의 주변 공기를 빨아들인다. 이 공기는 칩 속에 있는 미세한 수로를 통과하게 된다. 3 화학물질 분자가 물속에서 용해되어 금속 나노입자[B]에 흡착된다. 이 나노입자는 레이저가 분자에 초점을 맞추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레이저[C]를 쏘면 각 분자가 자신의 물성에 따라 진동하며 특유의 빛을 방출한다. 4 분광계가 빛의 패턴[D]을 분석하고 내장 컴퓨터는 이 정보를 기존 화학물질에서 나오는 패턴과 대조한다. 만약 폭탄이나 마약의 패턴과 동일하면 경보가 울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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