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의 민간기업 과학관
LG사이언스홀은 모기업인 LG의 지원을 받아 지난 1987년 개관했다. 개관 당시 국내 어떤 과학관도 따라올 수 없는 최첨단 전시물을 설치, 과학계의 큰 반향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이런 명성을 20년 넘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지속적인 전시물 업그레이드에 있다. 현재까지 투자된 자금만 1,400억원에 이르며 이를 통해 최신 과학기술을 총망라한 첨단 전시물들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에도 오는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리모델링을 통해 대대적인 전시물 업그레이드를 단행할 계획이다.
가장 최근에 기획된 전시물은 '입체 영상관' 인데 전 세계적으로 3D 영화 붐이 일어나기 전부터 대중에게 이를 알려 과학기술계의 동향을 한 발 빠르게 읽고 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주현민 LG사이언스홀 대리는 "아바타 열풍 이후 입체영상관의 인기가 뜨겁다"며 "앞으로도 앞선 과학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전시물 기획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든 전시물은 일선 과학교사와 과학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의 의견을 수렴해 제작됐다. 또한 전문 운영 요원을 배치해 어린이에게 전시물에 담긴 과학적 의미를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새싹들이 과학을 더욱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이승진 LG사이언스홀 관장은 이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과학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흥미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사이언스홀은 현재 미래에너지, 생명과학, 사이언스 드라마, 디지털 네트워크, 아이-월드 등 총 8개 존으로 나눠져 있다. 이중 이 관장이 가장 신경을 쓴 곳은 사이언스 드라마다. 전문 배우들이 출현해 과학연극을 선보이며 어린이들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과학의 원리를 재미있게 알려줘 과학문화 확산효과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어린이들은 어떤 전시물보다 이곳에서의 과학 연극에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특히 일반 과학관들은 전시물을 보고 정보를 얻어가는 것에 그치지만 LG사이언스홀의 운영 방식은 다소 다르다. 먼저 전시물을 이해한 뒤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전시시스템을 구성했다. 전문 진행 요원의 배치도 이의 일환이다. 이 요원들은 전시물을 설명하는 큐레이터에 더해 아닌 전시물과 어린이들을 이어주는 교육사 역할도 한다.
과학교육 통한 사회공헌 실천
LG사이언스홀을 찾은 관람객들은 크게 두 번 놀란다고 한다. 고품질의 전시물에 한번 놀라고, 이것이 모두 무료임에 다시 한 번 놀란다. LG사이언스 홀에는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이 대외적인 생색내기에 그치지 않아야 하며 국가 미래를 위해 누구나 부담 없이 과학을 즐기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배어 있는 것이다.
이는 23년간 변함없는 LG사이언스홀의 운영 철학이기도 하다. 실제로 LG사이언스홀에 음료수 자판기가 1대도 비치돼 있지 않은 것도 운영 철학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이렇듯 입장료가 없는 대신 모든 관람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개학 중 평일에는 단체 관람만 받으며 일반 관람객은 토요일에만 입장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매일 예약 문의가 빗발친다고 한다. 평일 단체 예약은 그나마 덜한 편이지만 토요일만 가능한 개인 관람은 몇 주치 예약이 항상 밀려있다. 이 관장에게 예약을 쉽게 할 수 있는 팁을 묻자 "토요일은 오전 시간이 다소 여유가 있는 편이다"고 대답했다.
LG사이언스홀은 일반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지만 외국인 관광객이나 바이어, 대사관 직원 가족이 즐겨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LG 계열사는 해외에서 손님이 찾아오면 가장 먼저 LG사이언스홀을 보여 줄 정도다. 연평균 관람객 20만 명 중 1만명 정도가 외국인이다. 개관 초기 중국 대형 가전제품업체 하이얼의 회장이 LG사이언스홀의 전시 시설을 둘러보고 중국 청도에 하이테크 사이언스홀을 짓게 됐다는 일화도 있다.
이 관장에게 LG사이언스홀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을 묻자 주저하지 않고 '관리'라고 대답했다. 모든 전시물이 제대로 작동되고, 어린이에게 가장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관장은 "우리는 고장이 나면 고치는 것이 아니라 정기점검을 통해 고장이 날 만한 것을 미리 찾아서 조치한다"고 설명했다.
LG사이언스홀의 과학 교육은 전시장에만 그치지 않는다. 'LG와 함께 하는 사랑의 영어 과학캠프', 'LG 생활 과학 아이디어 공모전', 'LG 초등 과학 교실', 'FUN & FUN 과학교실' 등 과 학 교육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도 진행된다.
이 관장은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문화가정과 사회 소외계층 어린이 초청 행사, 도서 산간지역 어린이를 위한 찾아가는 과학 교실 등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이번 6월 전북 부안군에 위치한 위도에서 찾아가는 과학교실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서영진 기자 artjuck@sed.co.kr
LG사이언스홀 전시물 BEST 5
1. 사이언스 드라마
연극배우들이 직접 나와 과학의 원리를 시연하는 과학 극화. 어린이들이 무대로 올라가 직접 과학실험 참여,어려운 과학 원리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2. 입체상영관
3D 입체 애니메이션을 통해 과학을 더욱 쉽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된 전시물. 생동감 넘치는 영상과 음향으로 어린이들을 과학의 세계로 더욱 깊숙이 빠져들게 한다.
3. 미래 에너지
화석에너지로 인한 환경오염과 이를 줄일 수 있는 신재생 에너지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전시물. 풍력, 태양, 연료전지, 메탄 하이드레이트 등 청청 에너지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4. 아이-월드
화가 로봇과 동작인식 센서, 적외선 카메라, 3D 가상현실 시뮬레이터 등 신기술을 맛볼 수 있는 전시물. 미래 기술 체험을 통해 어린이들의 창의성과 상상력 발달에 도움을 준다.
5. 생명 과학
생명과학의 기초 원리 이해를 위해 마련된 전시물. DNA 분석을 통한 범인 찾기, 유전자 조작 초파리 만들기 등 다양한 코너를 통해 생명과학의 필요성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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