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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파라다이스

전 세계는 지금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경쟁이 한창이다. 그중에서도 미국 캔자스나 몰디브의 친환경 지역공동체들은 군계일학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구를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억제하는 이들의 노하우를 살펴보자.

탄소중립(carbon neutral)이란 말은 매우 노골적인 표현이다.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CO₂)의 양만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 전체적인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인간의 이산화탄소 배출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석탄을 처음 이용했던 4,000년 전부터 화석연료의 형태로 저장돼 있던 막대한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뿜어냈다. 이로 인해 지구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 355ppm 에 이르고 있다. 여러 과학자와 환경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는 지구 스스로 자정 가능한 환경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한계치를 30ppm 가량 초과한 수치다.

만일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오는 2050년 경에는 농도가 무려 450ppm에 이르게 된다. 이때는 온실 효과로 인해 지구 기온이 전례 없는 속도로 높아져 재앙적 기후변화가 초래된다. 극지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 해안선이 물에 잠길 것이며 무수한 생물종이 멸종할 것이다. 또한 가뭄이 길어지고 작물 재배도 힘들어져 지구촌은 식량난과 식수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은 이 재앙을 막기에 너무 늦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수많은 지역사회와 도시, 국가들이 이를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과 탄소중립의 실현을 위한 현실적 계획을 실천하고 있으며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기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덴마크의 삼소섬(samso island)은 이런 노력의 대표주 자다.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로 에너지 자급자족을 이루면서 이미 탄소중립을 현실화했다. 현재는 섬에서 배출 되는 이산화탄소보다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단계에 돌입한 상태다.

석유가 풍족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세계 최초의 탄소제로 도시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 가 건설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이들 프로젝트는 선진국 이 아닌 신흥공업국들도 쉽게 도입할 수 있는 기술을 채용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몇몇 국가나 도시의 노력만으로는 지구를 살릴 수 없다. 섬나라 몰디브가 아무리 탄소중립을 구현해도 미국이 단 5일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만으로 그 노력이 허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탄소중립은 전 세계 모든 국가와 도시, 지역사회의 유기적 협력 속에서만 성취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우리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 첫 걸음은 청동기 시대부터 당연시 되어왔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생활습관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이미 지구에는 이를 입증한 탄소 중립 에코토피아가 최소한 9곳이나 있다.

미국 No.1 프로젝트
캔자스주 그린스버그
면적: 3.89㎢
인구: 900명
1인당 CO₂ 배출량: 연간 22톤
저감해야할 CO₂ 배출량: 연간 1만9,800톤
탄소중립에 필요한 식목량(植木量): 82만5,000그루
탄소중립 시점: 2017년

2007년 5월 토네이도가 중부 캔자스를 덮쳤다. 이 토네이도는 그린스버그의 95%를 파괴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았다. 완파된 마을을 지열, 태양광, 풍력 등에 의해 에너지를 공급받는 완벽한 그린타운으로 재건키로 한 것. 현재 일부 건물들은 풍력 및 태양열 발전기로 필요전력을 100% 충당하고 있으며 올 3월에는 마을 외곽에 풍력터빈 10기가 발전을 시작했다.

성스러운 에코토피아
바티칸 시티
면적: 0.44㎢
인구: 826명
1인당 CO₂ 배출량: 연간 9톤
저감해야할 CO₂ 배출량: 연간 7,434톤
탄소중립에 필요한 비용: 불명
탄소중립 시점: 불명

최근 가톨릭 교회는 환경 문제에 한층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했다. 지구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한편 그 모범이 되고자 바티칸시국의 개편에 나서고 있다. 특히 환경에 관심이 많아 그린 교황이라 불리는 베네딕토 16세는 바티칸시국을 유럽 최초의 탄소중립국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천명한 바 있다. 이 계획의 첫 단계는 바티칸 광장에 연간 1만 kWh의 전력생산이 가능한 태양전지 패널을 설치, 강도 높은 에너지절약을 실시하는 것이다.





탄소중립 아일랜드
덴마크 삼소 섬
면적: 114㎢
인구: 4,000명
1인당 CO₂ 배출량: 연간 12톤
저감해야할 CO₂ 배출량: 연간 4만8,000톤
가동 중인 풍력 터빈: 21대
탄소중립에 필요한 비용: 3,900만 달러
탄소중립 시점: 2007년

삼소섬은 정부의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 없이 탄소중립을 실현했다. 그 동기는 주민들의 강력한 의지였다. 이렇게 삼소섬은 현재 풍부한 풍력과 태양에너지를 활용, 석탄과 석유를 소비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친환경 대체에너지의 천국으로 탈바꿈했다. 삼소섬의 에너지 생산량은 이미 필요량보다 10%나 많아 잉여분을 판매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국가 존망의 핵
몰디브
면적: 300㎢
인구: 39만6,334명
1인당 CO₂ 배출량: 연간 2톤
저감해야할 CO₂ 배출량: 연간 79만2,668톤
탄소중립에 필요한 비용: 11억 달러
탄소중립 시점: 2020년

몰디브는 탄소중립이 가장 시급한 국가다. 해수면이 몇 ㎝만 더 상승해도 대다수 국토가 물에 잠긴다. 이에 몰디브는 관광산업으로 얻는 수익을 에너지 인프라와 탄소 저감에 투자하며 세계 각국에 탄소중립 동참을 종용하고 있다. 이 계획이 실패하면 인도나 호주의 고지대를 사들여 그곳으로 나라를 옮긴다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세계 최초 탄소중립 도시
아부다비 마스다르 시티
면적: 6㎢
인구: 9만명
1인당 CO₂ 배출량: 연간 39톤
저감해야할 CO₂ 배출량: 연간 350만톤
탄소중립에 필요한 비용: 22억 달러
탄소중립 시점: 2020년

마스다르 시티는 사막에 건설되는 미래형 친환경 도시로서 그 어느 곳보다 풍부한 태양에너지를 자원화 하려 한다. 이곳에는 중동지역 최대 규모인 10㎿급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이다. 엔지니어들은 또 접시형 반사경을 활용, 중앙 타워에 햇빛의 열에너지를 모으는 태양열발전소 건설도 검토 중이다.



탄소중립 위한 탄탄한 발걸음
오스트레일리아 모어랜드
면적: 51㎢
인구: 14만9,122명
1인당 CO₂ 배출량: 연간 23톤
저감해야할 CO₂ 배출량: 연간 340만 톤
탄소중립 위해 폐기해야할 자동차: 59만5,000대
탄소중립 시점: 2030년

호주의 1인당 CO₂ 배출량은 미국과 견줄 만큼 많다. 멜버른의 작은 베드타운인 모어랜드는 이러한 CO₂ 배출 저감을 위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철저한 에너지 절약 교육과 관리 그리고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건설을 위한 투자가 병행되고 있다. 눈이 휘둥그레질 첨단기술은 없지만 효율적 자연보존과 재생가능에너지 확보를 위한 느리지만 탄탄한 발걸음이 존재한다.



탄소중립 국가로 환골탈태
코스타리카
면적: 5만1,100㎢
인구: 425만명
1인당 CO₂ 배출량: 연간 2톤
저감해야할 CO₂ 배출량: 연간 850만톤
탄소중립에 필요한 식목량: 3억5,400만 그루
탄소중립에 필요한 비용: 100억 달러
탄소중립 시점: 2021년

지난 2007년 코스타리카 정부는 건국 200주년을 맞는 오는 2021년까지 자국을 탄소중립 국가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 목표는 단 3년 만에 손에 잡힐 듯 다가섰다. 이미 필요 전력의 90%를 수력, 풍력, 지열 등 재생가능 에너지에 의해 얻고 있는 것. 향후 태양발전시스템,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전기 철도, 전기 버스를 도입할 예정이며 국토 내의 정글 복원에도 나설 방침이다.



세계 최소 탄소중립 마을
영국 런던 베드제드
면적: 1만8,000㎡
인구: 220명
1인당 CO₂ 배출량: 연간 11톤
저감해야할 CO₂ 배출량: 연간 2,420톤
탄소중립에 필요한 비용: 2,200만 달러
탄소중립 시점: 2002년

런던의 베드제드는 친환경 생활에 맞춰져 설계된 탄소중립 마을이다. 이곳의 단독주택 100채와 아파트 15채는 수송비 절감을 위해 현지에서 구한 자재로 건설됐고 삼중유리, 태양전지 패널, 바이오연료 보일러, 친환경 단열재가 채용돼 있다. 모든 주택의 주방에는 성인 눈높이에 전력량계와 수량계를 부착, 주민들의 에너지 절약 의지를 상기시킨다.



국제인증 탄소중립 도시
캐나다 독사이드 그린 B.C.
면적: 6만702㎡
인구: 2,500명
1인당 CO₂ 배출량: 연간 21톤
저감해야할 CO₂ 배출량: 연간 5만2,500톤
탄소중립에 필요한 비용: 6억 달러
탄소중립 시점: 2011년

캐나다 밴쿠버 섬에 조성된 독사이드 그린 지역에 들어선 모든 빌딩은 미국 그린빌딩위원회(GBC)로부터 국제인증을 받았다. 이곳에 채용된 친환경 기술로는 목재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바이오보일러, 생활하수를 정화해 화장실의 용변용수로 공급하는 하수 재활용 시스템, 저전력 고효율 조명 및 가전기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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