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그에게 작년 여름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찾아와 새 잠수정 개발을 의뢰했다. 브랜슨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전장 31.5m의 쌍동선 요트에 싣고 다닐 수 있도록 중량이 726㎏ 이하인 잠수정을 원했다.
하지만 그동안 호크스가 개발했던 잠수정은 가장 가벼운 모델이 1.8톤이었다. 게다가 배터리나 엔진의 중량을 줄이면 잠수정 성능이 저하된다는 사실을 호크스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선체 무게를 줄이기로 했다.
호흡용 압축공기 실린더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두껍게 제작한 선체의 무게가 681㎏이나 된다는 것에 생각이 미친 것. 이에 그는 외벽 없는 개방형 조종실을 가진 신개념 잠수정을 설계했고 결국 중량 680㎏ 이하의 잠수정 '네커 님프(Necker Nymph)'의 개발에 성공했다.
올 봄 브랜슨 회장에게 인도된 3인승 네커 님프는 수심 40m의 해저를 2시간 동안 4노트의 속도로 항해할 수 있다. 호흡용 산소는 선내의 산소공급장치에서 공급받는다. 호크스는 "네커 님프에 오르면 물속에서 마치 물고기들처럼 우아하고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그는 네커 님프에 채용한 아이디어를 활용, 1인승에서 6인승까지 총 6종의 개방형 잠수정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모델의 명칭은 '딥 플라이트 멀린'으로 4개월 후쯤 양산에 돌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1인승 모델의 가격이 70만 달러에 달하지만 호크스는 멀린이 선사할 환상적인 수중 여행의 값어치가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1 항해 제어: 네커 님프는 전투기처럼 조종간을 이용해 잠수정의 방향, 속도, 심도를 제어한다.
2 개방형 조종석: 잠수정의 최대속도는 6노트지만 조종석 앞의 물막이가 물살을 승객 머리위로 지나가게 해 운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3 동력: 리튬 인산염 배터리가 프로펠러를 구동, 선체 측면의 구멍으로 물을 빨아들인다. 이 물을 후방으로 내뿜어 전진 동력을 얻는다. 추진력은 227㎏이다.
4 선체: 선체 외벽을 경량 탄소섬유로 제작, 바위나 해저의 장애물과 충돌해도 안전하다.
5 날개: 항공기처럼 기계로 제어되는 에일러론, 승강타. 방향타를 활용해 종동요(pitch), 횡동요(roll), 선수동요(yaw)를 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