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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증명한 상식

사람들이 왜 주말을 좋아하는지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언뜻 바보 같은 짓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처럼 뻔한 연구를 통해 인간의 지능, 행동, 환경을 더 정확히 알 수 있다.

산 정상을 폭파하면 환경에 해롭다

연구주제: 산정(山頂) 제거 채굴의 결과들 (사이언스지, 2010년 1월)

연구결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애팔래치아에서는 석탄 채굴을 위해 산 정상의 나무를 벌목하고 폭탄을 터뜨리는 '산정 제거 채굴법(MEM)'이 주로 사용됐다. 이것이 환경에 유해하다는 점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지만 미국 메릴랜드대학 마가렛 팔머 박사팀이 관련연구를 수행하기 전까지는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는지 아무도 몰랐다. 연구결과, MTM은 하천 속에 독성물질인 셀레늄의 농도를 높이고 하류 범람을 일으킬 수 있으며 폭발 분진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채굴 후 잔디를 심더라도 환경복구 효과는 전혀 없었다.

연구가치: 작년 여름 오바마 정부가 채굴 규제를 강화하는 계획에 서명했지만 MTM은 더 늘고 있다. 팔머 박사는 "정책결정자들이 논문을 보고 MTM이 유발할 폐해를 제대로 알았으면 한다"며 "환경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MTM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을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는 얘기다.

노인들은 행복한 기억을 좋아한다

연구주제: 긍정적 정보를 처리하는 신경계의 연령별 변화에 대한 연구 (코텍스(Cortex)지, 2009년 5월)

연구결과: 국제 심리학 연구팀은 19~31세, 61세~80세 사이의 사람들을 상대로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검사를 실시했다. 피험자에게는 긍정적, 중립적, 부정적 이미지가 노출됐는데 젊은이와 노인 모두 총상(銃傷) 등 부정적 이미지에는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아기고양이 등 긍정적 이미지의 경우 노인에게서만 뇌의 복내측 전전두엽 피질과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 기억을 주관하는 해마 등에서 강력한 기억 형성 작용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것이 나이가 들수록 좋은 기억을 잘 기억하고 나쁜 기억은 쉽게 잊는 현상을 설명해줄 단서로 보고 있다.

연구가치: 지금껏 노인들이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이 연구가 없었다면 그것이 생물학적 이유 때문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후속연구에서는 노인들의 긍정적 기억 강화 작용이 단순한 노화의 산물인지, 의도적으로 이를 강화하고자 하는 성향이 짙어지기 때문인지를 규명하게 된다. 이는 우울증을 앓는 노인과 명랑한 성격의 노인들이 지닌 기억 저장메커니즘의 차이를 알려줄 것이다.







못된 체육교사 만나면 운동 흥미 떨어진다

연구주제: 강사에 대한 기억 (스포츠와 운동의 정성적 연구보고서, 2009년 11월)

연구결과: 공격적 성향의 체육교사가 남학생들에게 팔굽혀펴기를 시키고 계집애 같다며 모욕감을 주는 것은 시트콤의 단골 메뉴다. 캐나다 앨버타대학 윌리엄 스트린 박사팀의 연구에 따르면 현실에서 이를 경험할 경우 그 학생은 성인이 돼서도 운동에 흥미를 갖지 못한다. 연구팀은 일반인 24명을 인터뷰하여 과거의 체육교사가 운동에 대한 그들의 생각에 미친 영향을 파악했다. 그 결과, 공격적 성향의 체육교사로 인한 불쾌한 기억은 운동 자체의 흥미를 저하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가치: 최대 70%의 아이들이 팀스포츠를 하다가 그만둔다고 한다. 심한 부상을 당했거나, 모욕을 당했거나, 부상 중 억지로 출전을 시켰기 때문이었다. 이번 연구는 운동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에 교사의 태도가 크게 작용함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스트린 박사는 "운동에 관련된 부정적 경험이 운동 흥미를 낮춘다는 게 증명됐지만 정작 체육교사와 코치들은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말 한마디가 아이들의 기를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평일보다 주말에 더 행복하다

연구주제: 주말, 업무, 그리고 웰빙 (사회임상심리학저널, 2010년 1월)

연구결과: 대다수 사람들은 월요일을 싫어한다. 하지만 왜 그런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없었다. 이에 미국 로체스터대학의 리처드 라이언 박사는 총 74명의 사람들에게 3주간 하루에 3번씩 기분과 신체 상태를 체크하는 설문지를 작성토록 했다. 결과는 예측대로였다. 근무를 해야 하는 평일에는 대체로 기분이 좋지 않지만 금요일 밤부터 일요일 오후까지는 비교적 행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라이언 박사는 이 원인을 자기 결정권의 강화에서 찾는다. 주말에는 직장상사 등 명령권자가 사라져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 또한 많은 사람들이 주말에 자신의 유능함을 더 강하게 느끼는 것도 영향이 있다고 본다. 컴퓨터와 씨름하기보다 마당에서 고기를 굽는 것이 훨씬 쉽고 즐겁다는 점에서 일리가 있다.

연구가치: 이 연구는 건강하고 즐거운 삶에 있어 자유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준다. 라이언 박사는 향후 근로자들의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 작업환경 개선 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은 집중력을 낮춘다

연구주제: 슈퍼스태커; 비범한 멀티태스킹 능력의 프로파일 (사이코노믹스 불리틴&리뷰)

연구결과: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이 위험하다는 건 상식이다. 미국 유타대학의 제이슨 왓슨 박사와 데이빗 스트레이어 박사는 갑자기 이 상식을 증명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200명의 운전자를 시뮬레이터에 태우고 앞차를 쫓아 운전하면서 전화통화와 수학 계산을 하도록 시켰다. 결과는 무려 97.5%가 최소한 한 가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연구가치: 당초 목적과 달리 이 연구는 3가지 일을 완벽히 수행한 2.5%를 찾았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오랜 논란거리였던 '슈퍼 태스커(super tasker)'의 존재가 실제로 확인된 것. 지금껏 많은 인지이론들은 슈퍼 태스커가 존재할 수 없다고 설명해왔었다. 하지만 그 존재가 확인된 이상 우리 주변의 슈퍼 태스커들을 찾아내 이들의 뇌 작용기전을 연구한다면 전투기조종사 등 멀티태스킹 능력을 요하는 직업의 적임자를 신속히 선별할 수 있을 것이다. 왓슨 박사는 향후 슈퍼태스킹 능력을 제공하는 생물학적 기반을 찾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젊은 세대는 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싶어 한다

연구주제: 세대 간 업무가치의 차이점 (매니지먼트 저널, 2010년 3월)

빨강연구결과: 최근 기업 내 Y세대의 잠재력 활용이 화두다. Y세대는 1978년부터 1995년 전후에 출산한 일명 '밀레니엄세대'로 기술의 진보, 인터넷 보급 등으로 행동과 사고에서 기존 세대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현재 기업들은 이들 Y세대의 고급인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특전을 제공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 샌디에이고대학의 진 트윙 박사팀은 1976년 이후 고교 졸업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베이비붐세대, X세대, Y세대가 각각 일에 부여하는 가치를 평가했다. 그 결과, Y세대는 선배들보다 일에는 가치를 덜 부여한 반면 여가시간은 더 중시했으며 선배들 수준의 두툼한 월급을 원했다. 트윙 박사는 "Y세대는 일은 조금하고 월급은 많이 받으려는 현 세대의 특징을 대변한다"며 "이는 Y세대 중 많은 수가 일종의 특권의식을 갖고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가치: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각국의 경제를 책임지는 것은 Y세대다. 이들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것이 곧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열쇠가 될 수 있다.

다툼은 형제자매의 우애를 해친다

연구주제: 청소년 형제자매의 갈등과 협력 연구 (아동발달지, 2010년 3/4월)

연구결과: 형제자매 간의 다툼은 무척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그런데 이것이 우애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주리대학의 니콜 캠피온-바르 박사와 로체스터대학 주디스 스메타나 박사가 8~20세의 형제자매 115쌍을 대상으로 상호간의 우호관계와 다툼의 빈도를 조사한 결과다. 이들에게 TV 채널권 다툼 등 동등한 권리 확보 문제는 별달리 불화의 소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친구를 집에 초대했는데 한 방을 쓰는 형제자매가 방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거나 언니의 옷을 동생이 몰래 입는 것과 같은 개인공간과 사물을 놓고 벌이는 싸움은 서로의 관계에 매우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연구가치: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캠피온- 바르 박사는 형제자매들의 싸움이 우울증, 불안, 자부심 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계획이다.

과음은 부상 확률을 높인다

연구주제: 대학생의 과음 및 음주 관련 부상 위험 (알코올 중독의 의학적·실험적 연구보고서, 2009년 9월)

연구결과: 대학생의 음주빈도가 높을수록 부상위험도 커진다는 것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미국 위스콘신대학의 말론 문트 박사는 대학생 1만2,900명의 음주 습관과 여타 건강 관련 사항을 조사한 '대학 보건 조정 프로젝트(CHIP)'의 데이터를 활용, 이 문제의 종지부를 찍었다. 결론은 이렇다. 한 달에 8회 이상 음주하는 남자 대학생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부상 확률이 19% 이상 높다. 여대생 또한 한 달에 5회 이상 음주를 하면 부상 확률이 10%나 높았다. 모험을 좋아하는 학생의 경우에도 멀쩡한 상태에서는 응급실에 갈 일이 거의 없지만 술을 마시면 부상당할 확률이 훨씬 증가했다.

연구가치: 미국에서만 술 때문에 연간 60만명의 대학생이 부상을 입고 1,700명이 목숨을 잃는다. 음주와 부상 확률과의 상관관계를 알면 대학과 병원은 음주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을 더욱 잘 전개할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제품을 사면 우쭐해진다

연구주제: 친환경 제품이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줄까? (심리과학지, 2010년 3월호)

연구결과: 우리는 유기농 식품이나 친환경 제품을 구매할 때 왠지 남들보다 나은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느낀다. 과연 친환경 제품 구매자들은 일상생활에서도 다른 사람에 비해 올바른 행동을 할까. 캐나다 토론토대학의 니나 마자르 박사팀은 일반 소비자 305명을 대상으로 이 의문을 조사했다. 실제로 친환경 제품의 광고를 보거나 유기농 상점 앞을 지나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너그럽고 믿음직스럽게 변했다. 하지만 친환경제품 구입은 '위선자 면허'와도 같았다. 구입 후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고 물건을 훔치려는 경향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연구가치: 친환경제품 구매자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연구에서도 드러났듯 친환경 제품은 소비자에게 괜한 우월감을 준다. 마자르 박사는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자만심의 부여보다는 지구 자원의 올바른 활용에 대한 사려 깊은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환경을 살리는 진정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자제력 강한 학생이 수업태도도 좋다

연구주제: 정신적·육체적 문제아들의 자제력 강화 방안 연구 (이상아동심리학저널, 2010년 7월)

연구결과: 짜증을 심하게 내거나 버릇없이 구는 등 자기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아이는 성인이 돼서도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를 일으키기 쉽다. 이의 예방을 위해 미국 로체스터대학 피터 와이먼 박사팀은 마이애미대학 연구팀과 함께 교내 멘토 프로그램인 '로체스터 회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3학년까지 총 226명의 아이들에게 감정 제어법을 가르쳤다. 14주간 아이들은 멘토의 도움을 받아 감정을 다스리고,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볼 수 있는 호흡법 등을 배웠다. 소리를 지르기 전 한번 더 생각해볼 능력을 배양한 것. 그 결과, 아이들은 교무실로 불려가는 등 징계를 받는 비율이 46%나 낮아졌다. 특히 여자 아이들은 친구와의 사교술도 크게 증진됐다.

연구가치: 행동장애 아동 중 전문치료를 받는 사례는 8명중 1명에 불과하다. 이 연구는 자제력이 약한 아이들을 치료하는 최고의 전략이 될 수 있다. 또한 다른 학생의 수업을 방해하는 몇몇 학생들의 수업태도를 교정할 열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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