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필름이 필요 없는 디지털 카메라의 과학

디지털카메라의 발명은 우리 삶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왔다. 현상과 인화를 거쳐야 하는 필름카메라와 달리 촬영 즉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필름 값 부담도 사라지면서 사진 촬영이 일상생활 속으로 깊숙이 자리매김한 것.

과거의 사진 촬영이 특별한 날의 이벤트였다면 이제는 가정과 사무실, 식당과 거리에서 자신의 일상을 디카로 기록하는 사람들을 너무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런데 디카는 도대체 어떤 원리로 필름 없이 사진을 찍는 것일까.
자료제공: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과 미래

디지털카메라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소소한 일상까지 담아두려는 경향이 많아졌다. 현상소에 찾아가 현상과 인화를 맡길 필요 없이 곧바로 프린터로 출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맛깔스러운 음식이 나오면 카메라부터 들이대기 일쑤며 무료할 때는 셀카 놀이로 시간을 때운다. 필름 값과 현상·인화비에 대한 절감은 제쳐두더라도 우리에게 추가적으로 부여된 시간의 가치만으로도 디카는 과학기술이 가져다 준 최고의 선물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디카를 필름카메라와 완전히 다른 도구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 디카는 좀 더 편리한 방식의 사진촬영 도구일 뿐이다. 우리가 체감하는 이러한 편리성에는 촬영된 사진을 카메라에 부착된 LCD를 통해 즉각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도 큰 몫을 한다.

폴라로이드 카메라처럼 즉석에서 실물 사진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화면을 통해 결과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즉석 사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곧바로 삭제 할 수도 있으니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필름카메라 vs 디지털카메라

이렇듯 디카의 효용성은 만끽하면서도 방금 촬영한 장면이 어떤 원리에 의해 LCD에 나타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는 디카가 전기적인 방법으로 이미지를 촬영하고 저장·재생하기 때문이다. 저장된 디지털 데이터를 LCD에 표시하려면 컴퓨터의 비디오카드와 유사한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가 필요하다. 즉 필름카메라와 디카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이미지가 필름에 기록되는지, 아니면 CCD 나 CMOS 같은 이미지 센서에 기록되는지 이다.

먼저 필름카메라는 렌즈로 입사된 빛을 필름에 복사하는 방식으로 사진을 찍는다. 또한 필름은 빛의 세기를 화학적 반응으로 저장하는 매체다. 빛이 필름에 도달하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눈으로 볼 수 있는 이미지를 맺는 것.

반면 디카는 렌즈를 통해 적절한 빛을 받아들여 전기신호로 저장하는데 빛의 세기에 따라 각기 다른 전기신호를 형성, 이미지로 표현한다. 렌즈와 조리개를 통과한 빛으로 이미지를 만들고, 이를 필름 대신 이미지 센서에 맺히게 한다. 그리고 여기서 얻어지는 모자이크 형태의 이미지 정보를 이미지 프로세서로 보내는 것이 기본 작동 원리다. 어두운 곳에서는 조리개를 크게 열어 다량의 빛을 받아들이게 된다.






빛으로 만든 디지털 이미지

구체적으로 디카에서는 화상을 처리 하는 이미지 센서, 디지털 신호 변환장치인 아날로그-디지털 컨버터(ADC), 그리고 플래시 메모리 등의 저장장치 등 총 3가지 장치가 필름의 역할을 대신한다.

그중 핵심은 단연 이미지 센서다. 일종의 반도체인 이미지 센서는 입사된 빛의 세기를 판별,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전기적·아날로그 신호)로 바꿔 주는 광전 변환 센서가 부착돼 있다. 일반적인 반도체는 전자가 지속적으로 이동하여 동작하지만 이미지 센서의 반도체는 전류가 정지한 상태, 다시 말해 전하 상태로 머물러 있다가 단속적으로 이동한다는 게 특징이다. 광전 변환 센서에 빛이 닿으면 순간적으로 전하가 생성되며 빛의 양과 세기에 따라 전하의 발생량도 달라진다.

바둑판처럼 생긴 이미지 센서에는 수많은 광전 변환 센서가 디카의 화소(픽셀) 숫자만큼 붙어있다. 1,000만 화소라면 1,000만개의 광전변환 센서가 붙어 있는 것. 결국 이미지 센서는 소형 태양전지가 격자 모양으로 나열되어 있는 광센서라 할 수 있다. 흔히 디카에서 빛을 전기신호로 바꿔주는 장치를 이미지 센서라 알고 있지만 사실은 광전변환 센서다.

각 광전변환 센서 앞에는 컬러 필터가 있어 색상을 표현한다. 광전변환 센서나 이미지 센서는 오직 빛의 양(명암)만을 측정하기 때문에 렌즈와 이미지 센서 사이에 컬러 필터가 없으면 흑백 사진만 나오게 된다.






디카의 필름은 메모리카드

컬러 필터는 빛의 3원색인 적색·녹색·청색(RGB) 중에서 어느 하나의 색상을 골라 각 이미지 센서에 입사시키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디카에는 빛의 3 원색에 맞춰 3종의 컬러 필터가 채용돼 있다. 예를 들어 적색 컬러 필터는 적색광만 통과시켜 광전 변환 센서에 전달한다. 그러면 광전 변환 센서가 전달된 빛의 광자(光子)를 전기신호로 바꿔 이미지 센서로 보낸다. 이미지 센서는 이렇게 모든 광전 변환 센서가 보내온 전기신호를 합쳐 하나의 이미지 파일을 만드는 것이다.

단지 이 이미지는 각 화소당 하나의 색상만 지니고 있어 그 상태로는 우리가 보는 색상의 이미지로 사용할 수 없다. 때문에 보간법(interpolation)을 통해 각 화소마다 RGB의 컬러가 조합된 자연색의 화소로 구성된 이미지를 얻는다. 또한 이미지 센서의 광전 변환 센서에서 발생한 전기신호는 메모리칩에 저장되기 전에 0과 1의 조합인 디지털 신호로 재변환 돼야 한다. 앞서 언급한 ADC가 여기에 쓰인다.

이미지가 저장되는 메모리카드는 필름카메라의 필름인 셈이다. 내장메모리의 용량은 디카의 기종마다 차이 가 있으며 SD메모리 카드 등을 통해 용량의 확장도 가능하다.

종합하면 사용자가 디카의 셔터를 누르면 빛이 렌즈와 조리개, 컬러 필터를 거쳐 이미지 센서의 광전변환 센서에 닿는다. 빛을 받은 센서는 전하를 생성하고, 생성된 전하를 저장한다. 또한 셔터를 누른 순간부터 축적된 전하들은 디지털 값으로 변환된다. 이런 방법으로 저장된 모든 화소의 값들이 모여 하나의 디지털 이미지로 형상화되는 것이다.




찍고, 보고, 전송을 한번에

화소는 이미지 센서의 화상을 형성하는 최소 단위다. 이미지를 구성하는 특정 공간에 하나의 점으로 표시되는 이 화소가 총 몇 개인지에 따라 디카의 성능이 좌우된다. 당연히 화소가 많을수록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으며 이미지를 확대했을 때에도 깨지지 않고 본래의 이미지를 유지한다.

화소의 집적도에 더해 이미지 센서 자체의 크기도 화질에 큰 영향을 준다. 필름카메라에 들어가는 필름의 크기는 한 컷이 가로 36㎜, 세로 24㎜다. 이에 비해 디카의 이미지 센서는 2분의 1인치, 3분의 2인치 등 대단히 작다. 1,000만 화소 해상도는 이미지 센서의 성능을, 2분의 1인치 등은 이미지 센서의 크기를 의미한다.

만일 2분의 1인치 이미지 센서가 채용돼 있고 QXGA급(2048×1536)인 최대 해상도를 지원하는 300만 화소 디카가 있다고 가정 해보자. 이는 대각선 길이가 2분의 1인치(12.7㎜)인 사각형 모양의 이미지 센서에 가로 2,048개, 세로 1,536개의 화소가 배열돼 있어 전체 화소수가 약 300만개(2,048×1,536=3,145,728)라는 뜻이다.

보통 필름의 해상도는 이미지 센서와 비교해 700~800만 화소에 해당한다. 700만 화소급 디카만 돼도 웬만한 고성능 필름카메라 못지않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1,000만 화소 이상의 디카는 더 고품질의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은 거의 품질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구매할 때는 최고 사양을 선호하지만 사용할 때는 기본 기능만 이용하는 것이 첨단기기를 활용하는 대다수 보통 사람들의 방식이다. 사진을 찍고, LCD로 확인하고, 컴퓨터에 저장하는 기본적 기능 말고도 디카에 숨어있는 많은 기능들을 이용한다면 한층 생동감 넘치는 추억만들기가 될 것이 확실하다.
글_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