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또 이 과정에서 원유를 마구 휘저어 작은 방울들로 세분화한다. 앨라배마 해안에 도착한 원유들이 사진에서처럼 점점이 뭉쳐 있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 기름방울을 '타르 볼(tar ball)'이라 부르는데 나름의 라이프사이클이 있다. 먼저 해저에서 유출된 원유는 가벼운 탄화수소와 무거운 탄화수소의 혼합물이기 때문에 부력에 의해 물 위로 떠오른다.
이후 파도에 의해 타르 볼이 된다. 타르 볼이 수면에서 햇빛을 받으면 휘발성이 강한 가벼운 탄화수소가 증발하고 산화가 진행되면서 표면이 딱딱하게 굳는다. 이로 인해 내부는 수분이 보호돼 부드러운 상태가 유지된다. 불에 구운 마시멜로와 유사하다고 보면된다.
이 타르 볼은 해안에 도착한 뒤 사람들의 발에 밟혀 생을 마감하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해류를 타고 수백㎞를 이동하기도 한다. 따라서 원유유출 현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해변일지라도 타르 볼 습격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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