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이럴 때는 해당 장기를 다시 적출하여 다른 사람에게 재이식은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말이 그렇다는 것일뿐 현실적으로 재이식하는 것은 쉽지 않다.
장기기증의 왕국 미국의 경우에도 매년 2만8,000건의 장기이식 수술이 실시되고 있지만 한번 이식한 장기를 적출해 다시 이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새로운 장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몸 상태는 정상인에 비해 매우 양호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의 몸에서 적출된 장기도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개연성이 적다. 또한 사람이 사망하면 모든 신체의 기능이 정지하게 되는데 이 같은 죽음에 따른 충격은 장기에도 손상을 가할 수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장기이식센터장인 로버트 몽고메리 교수는 "장기를 이식받은 사람이 사망하게 되면 장기는 2번이나 손상을 입는 격이어서 장기가 받는 피해는 더욱 커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장기를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마구 이식해서는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처음 이식한 장기는 몇 주일 내로 반흔조직(scar tissue)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후 다른 사람에게 재이식을 하려면 이러한 반흔조직을 모두 제거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장기는 재이식이 불가능할 정도의 큰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다만 첫 피이식자의 몸 안에서 그리 오랜 시간을 머물러 있지 않았다면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 이때는 반흔조직이 생기지 않아 재이식을 해도 새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건강한 장기의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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