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해괴망측 대학 연구실

학생들이여. 왜 윙윙거리는 기계장치와 끝없는 데이터에 지루하게 속박당해 있나? 그딴 건 집어치우고 플라스틱 폭탄을 가지고 놀아보자! 이 학교에 다니면 아마도 수업이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바랄 것이다.

폭파 마니아

장소: 미주리과학기술대(MST) 실험용 광산
학위: 폭발물공학 부전공, 폭발물공학 석사
진로: 철거, 광업, 국방 엔지니어
주요 수업: 15m 높이 벽에서 2만톤의 석회석 절단

처음 폭발물공학 연구실에 출석한 23살의 학생 크리스 시어링은 막대 다이너마이트에 뇌관을 장착, 폭파시키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마쳤다. 학기가 끝날 때쯤이면 그는 광산의 갱도로 들어가 폭탄으로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만한 구멍을 파야 한다. 이런 과정을 모두 이수하면 졸업할 때는 무엇이든 전문적으로 철저히 폭파시킬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될 것이다.

이 학부과정에 참여하려면 마치 미 중앙정보국(CIA) 신입사원 채용을 방불케 하는 높은 진입장벽을 뚫어야 한다. 입학에 성공한 학생들은 7.7헥타르 넓이의 학교 소유 광산에서 졸업 후 산업현장에서 활용할 다양한 기술들을 배운다. 건물 폭파 해체, 불꽃놀이 설계, 화염 특수효과, 채석장의 돌을 폭파해 매끈하게 잘라내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

MST에는 석사과정도 있다. 이는 미국 교육계 최초의 정식 폭발물 교육과정이다. 현재 석사 1학년 과정의 시어링은 금속을 정밀하게 자르거나 구멍을 뚫는 성형작약탄, 소형 정밀폭탄에 관심이 많다. 다른 학생들의 경우 폭발물의 군사적 활용, 광업용 암반 발파 등을 연구 중이다. 물론 폭파 일을 하려면 인내와 지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학과 입학의 첫 번째 조건은 간단하다. 폭파를 무엇보다 좋아하면 된다.





나무타기 선수

장소: 플로리다 뉴칼리지 아마존 실습장
학위: 환경과학 및 생물학 학사
진로: 우림 생물학자, 산림 환경학자, 환경운동가
주요 수업: 아마존의 45m 나무를 등반, 현지 주술사가 쓰는 질병퇴치용 나뭇잎 수집

잠자는 나무늘보를 보는 일은 얼핏 매우 따분할 것 같다. 하지만 20층 빌딩 높이의 열대우림 나무에 올라 나무늘보를 본다면? 플로리다 뉴칼리지 대학을 졸업한 생물학자 브라이슨 보이린 박사는 이때는 인생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다고 말한다.

지구상의 육상동물 중 절반 이상의 종이 나무 꼭대기에서 살고 있으며 평생토록 땅에 내려오지 않는 것들도 흔하다. 하지만 나무타기 분야의 선구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마거릿 로우먼 박사에 따르면 유감스럽게도 대다수 과학자는 절대 지면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

과학자들이 지금껏 지구상의 우림 윗부분 중 단 2% 이하만 문서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반면 뉴칼리지의 산림환경 및 생태학과 학생들은 1학년부터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지역의 아열대 나무들을 수시로 오르내린다.

그리고 페루령 아마존에서 10일간 열대 거목을 오르내리는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다. 학생들은 여기서 생물다양성 조사, 동물에게 무선 태그를 부착하는 방법 등을 배운다. 학부생부터 나무 위에서 나무늘보를 관찰해왔던 보이린 박사는 현재 막스 플랑크 조류학연구소를 위해 파나마에서 나무늘보를 연구 중이다. 그는 자료를 모아 인간 수면의 신비를 풀 열쇠를 찾고 있다. 그는 말한다. "어렸을 적 나무를 타던 시절부터 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나오고 싶었습니다. 이제 그 꿈을 이뤘습니다."



완구 제작자

장소: MIT 완구 연구실
학위: 학부 교양과목, 제품디자인 관련 기계공학 학사, 완구 설계 석사
진로: 완구 설계사, 기계공학자
주요 수업: 실외용 완구를 설계, 시제품 제작 후 아이들에게 주고 성능을 시험

대학 생활은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렇다면 MIT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1학년 교양과목을 들어보자. 이 수업은 총 90명의 수강생들이 6명씩 15개팀으로 나눠져 각 팀별로 개발할 완구나 게임을 정하게 된다. 학교에서는 이들의 시제품 설계·제작 자금으로 팀당 750달러를 지원한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 중에는 외바퀴 모터구동 스케이트보드, 미래지향적 태그 게임 등이 있다. 학생들은 시제품 제작 공장에서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 지난 학기 수강생인 앤드류 솜머의 팀은 교체식 팔다리가 장착된 무선조종 범퍼카 게임용 로봇을 만들고자 했다. 아이들이 차를 부딪쳐 이 로봇의 팔다리를 떼어내면 점수를 얻는 게임이다.

이들은 연구실의 거의 모든 기계를 사용해 로봇을 제작했다. 열성형기로 로봇을 만들었고 레이저 절단기로는 원격조종기의 모양을 깎았다. 개조된 3D 프린터로 아크릴 관절을 만들기도 했다.



제품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아이들이 수행하는 현장실험이다. 각 참가팀은 시제품을 아이들에게 쥐어주고 놀게 한다. 이들의 피드백은 어떤 점수보다 중요하다. 졸업반인 마이클 스나이블리는 이 수업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완구전문기업 하스브로의 인턴경험도 쌓았다. "저는 여기서 아이들이 장난감을 가지고 무엇을 할지 절대 예측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CSI 수사관

장소: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법의학 분석 연구실
학위: 법의학 전문 인류학 학사와 석사
진로: 법의학 분석관, 법의학 조사관, 범죄현장 조사관
주요 수업: 신원불명 백골의 프로파일링

노스캐롤라이나 에지콤 카운티의 로키산 늪지에서 환경미화원이 백골시신을 발굴했다. 몇 달 후 법의학 인류학자 앤 로스와 그의 학생들은 다른 조사관들이 해내지 못한 일을 해냈다. 시신의 주인이 연쇄살인 희생자며 그녀 이름이 엘리자베스임을 밝혀낸 것.

백골이 발굴되면 학생들은 로스 박사를 도와 시신을 수습하고 자료를 모은다. 다른 학교 학생들은 오직 교과서와 사진으로 공부하지만 여기서는 신원 불명의 백골을 분석, 생물학적 프로필을 알아낸다.

시신의 가계를 알아내기 위해 이들은 유골의 얼굴 구조를 살피고 3D 소프트웨어를 사용, 두개골의 윤곽을 파악한다. 대퇴골로 신장을, 골반뼈로는 성별을 확인한다. 또한 골밀도 감소 정도를 보고 사망 당시 연령을 추정할 수도 있다. 로스는 말한다.

"백골의 신원파악은 어려운 수수께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게는 스스로를 지키지 못했던 사람들의 마지막 목소리로 들립니다."



상어와 함께 춤을

장소: 하와이대학 해양 옵션 프로그램
학위: 프로그램 이수증 (부전공급)
진로: 과학 잠수사, 해양생물학자, 해양고고학자
주요 수업: 하와이 산호초 수중 탐사

학부생 재키 트롤러는 내년 여름 바캉스를 침몰한 난파선의 잔해 속에서 보낼 계획이다. 그녀는 미국 서해안 빅아일랜드에 캠프를 구축, 앞바다로 카약을 타고 간 후 지난 1917년 좌초된 SS 마우이호의 잔해 속으로 잠수해 들어갈 것이다. 이는 하와이대학 해양 선택 프로그램에서 꼭 이수해야 하는 과정이다.

이 프로그램의 커리큘럼은 얼핏 여행사의 일정표와 유사하다. 스노클링, 다이빙, 보트 타기, 조류 관찰, 심지어 바다풍경 그리기도 포함돼 있다. 부전공으로 인정되는 이 과정에는 어떤 전공의 학생도 지원할 수 있으며 수료하면 16학점이 주어진다.

참가자들은 여러 날 여행을 하면서 야생동물에게 태그를 붙이고 그들을 관찰한다. 그리고 학생의 상당수는 케알라케쿠아 베이에서 실시되는 2주간의 강도 높은 스쿠버 강의를 받는다. 4학년 크리스티안 클라크는 현재 이 학교 상어연구실의 수중 장비를 설치 중이다.

일하는 동안 주변에는 30~40마리의 상어들이 맴돌았다. 그는 과학 잠수사가 꿈이다. 프로그램 수료자 중 다수가 미국 해양대기청, 우즈홀해양연구소 등의 해양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