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란 기자 psr@sed.co.kr
목욕탕 절수시스템
대중목욕탕에서 물 낭비가 심각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집에서와는 달리 목욕탕에서 물을 양껏 사용하지 못하면 '본전'을 뽑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이는 아마도 물 사용시간이나 사용량에 관계없이 요금을 균일하게 지불해야 하는 것 때문일 것이다.
지난 2008년 인천의 김 모 씨는 이 같은 생각에 착안, 물을 사용하는 시간에 따라 요금이 차등적으로 적용되는 '목욕탕 절수시스템' 특허를 출원했다.
출원인은 옷장을 잠글 때 사용하는 전자키를 샤워기에도 부착, 샤워기를 사용할 때마다 전자키를 접촉시키도록 함으로써 각 사용자의 물 사용량을 계량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 정보에 따라 이용객들에게 서로 다른 이용 요금을 받게 된다. 물을 많이 쓸수록 요금도 비싸지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기존 절수장치와 달리 고객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는 요금과 물 사용량을 직결시켜 이용자의 절수의욕을 고취시킨다. 그만큼 물 낭비를 줄이는 데 획기적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게 출원인의 판단이다.
현재 특허청은 이의 심사를 진행 중에 있는데 특허 등록이 이뤄진다면 앞으로 목욕탕에서 샤워기를 틀어 놓고 오이 마사지를 하거나 속옷 빨래를 하는 아줌마들의 모습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대신 사용시간을 놓고 카운터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아줌마들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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