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유럽우주기구(EPA)의 플랑크 위성이 고해상도 우주먼지(성간진) 지도를 만들었다. 고온의 우주먼지는 극초단파를 방출한다는 점에서 플랑크 위성은 성간진 뒤에 숨겨진 것을 볼 수 있도록 지도를 제작했다.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 목표는 빅뱅 당시부터 현재까지 남아있는 전자기파의 잔재를 지도화해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는 것이다.
다수의 우주학자들은 우주먼지의 극초단파가 데이터를 일그러뜨리는 일종의 잡음으로 파악, 우주배경복사 측정 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 하지만 몇몇 천문학자들에게 우주먼지는 더없이 유용하다.
우주먼지 데이터를 통해 그 기원과 특성이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은 은하수의 자장을 연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브루스 드레인 박사 등은 우주먼지의 크기와 성분 연구를 계획 중이기도 하다. 드레인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아름다운 우주를 아름답게 해주는 근원이 바로 우주먼지입니다."
우주 먼지의 탄생과 소멸
1. 항성 내부
천문학자들도 우주먼지의 원천을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적색거성이 상당한 먼지를 발생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먼지의 성분은 탄소, 산소 등이며 항성의 핵에서 헬륨 원자들이 핵융합을 일으킬 때 생성된다.
2. 항성 표면
적색거성 내부의 대류 현상에 의해 먼지가 되기 전의 원자들이 핵에서 표면으로 나온다. 이때 항성의 대기 상태와 성분에 따라 먼지의 화학조성이 달라진다. 이 먼지는 항성의 맥동(pulsation)과 바람을 타고 우주로 날아간다.
3.우주 공간
항성이 배출한 원자들은 우주 한복판을 떠돌며 냉각·응축돼 먼지 알갱이로 바뀐다. 작은 눈덩이 하나가 눈사람이 되듯 이 알갱이들이 모여 작은 돌멩이가 되고 더 나아가 소행성, 행성으로 자라나는 것이다. 지난 7월 행성과학자들은 7년간 우주 먼지 표본을 채집한 후 지난 2006년 돌아온 스타더스트 우주선에서 우주 먼지 2알을 수거했다. 이를 위해 학자들은 스타더스트의 우주 먼지 채집기를 현미경으로 꼼꼼히 살펴야 했다. 이로써 인류가 보유한 우주 먼지는 총 3알이 됐다. 인류가 처음 보유한 우주 먼지 역시 스타더스트호가 가져왔다. 3알의 우주 먼지 중 2개는 마그네슘이 풍부하고 나머지 1개는 탄소가 주성분이다.
성간매질
항성 사이에 있는 모든 물질을 칭하는 천문학자들의 용어. 우주먼지는 성간매질 중 단 1% 에 불과하다. 성간매질의 80% 는 수소이며 헬륨이 나머지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주먼지
탄소, 실리콘, 산소, 마그네슘, 알루미늄 등 각종 원자의 복합체. 실리콘이 풍부한 먼지가 현재까지 발견된 먼지의 약 70% 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탄소가 풍부한 먼지다.
FAQs
지구에서도 우주 먼지가 보일까
물론이다. 도심의 불빛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라면 맑은 날 밤 시그너스 별자리 근처의 은하수 속에서 짙은 색 우주 먼지 띠를 볼 수 있다. 이러한 띠는 그 뒤에 위치한 항성을 가린다.
우주먼지가 은하계 환경에 미치는 영향
우주먼지는 행성의 씨앗이다. 또한 별빛으로부터 가스구름을 가린다. 때문에 가스구름의 온도가 낮게 유지돼 가스가 응축되면서 새로운 별이 만들어진다. 프린스턴대학의 천문학자인 질리언 크내프 박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마치 생태계와도 같습니다. 우주 먼지는 아주 작지만 이들이 모여 진화를 이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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