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게임은 물론 온라인 쇼핑, 원격 수술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 가능한 현실감 만점의 햅틱(haptic) 기술 구현
이름
캐서린 쿠헨베커
연령
3 세
연구분야
햅토그래피
소속
펜실베이니아 대학
캐서린 쿠헨베커 박사의 연구실. 이곳의 피험자들은 마치 총에 맞은 듯한 고통을 느끼며 소리를 지른다. 그녀는 현재 학생들과 함께 비디오게임이나 군사훈련의 현실감을 배가해 줄 조끼를 개발, 테스트 중이다.
이 조끼는 액추에이터로 제어되는 플런저, 즉 솔레노이드를 활용해 게이머의 피부에 총탄이 파고드는 것과 동일한 충격을 가한다. 쿠헨베커 박사는 "피험자들은 의자에서 튀어오를 만큼의 고통을 체감하게 된다"며 "이처럼 스크린 속 캐릭터가 받는 충격을 사용자가 느끼면 게임과 군사훈련의 현실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촉각 분야에서 학자적 경력을 쌓아온 그녀의 소망은 완벽한 햅틱의 구현에 공헌하는 것이다. 햅틱은 촉각·힘·운동감 등을 재현함으로써 인간과 컴퓨터의 상호작용을 마치 사진만큼 확실히 통합하는 기술을 말한다. 그래서 그녀는 이를 햅토그래피(Haptography)라 부른다. 이미 많은 햅틱 기술이 존재하지만 그녀는 이 분야를 미개척지라 말한다.
현존 최고의 촉각 인터페이스, 다시 말해 가상의 물체를 만지고 느낄 수 있는 미국 센서블 테크놀로지스의 팬텀시스템도 모든 물체를 그저 부드럽거나 질척이듯 묘사할 뿐이다. 그녀에게 이는 진정한 햅틱이 아니다. 햅틱은 실물의 날카로운 면까지 정확히 묘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쿠헨베커 박사는 가속도계와 센서들이 장착된 도구로 촉각정보를 수집했다. 이 도구로 특정물체를 문지르면 표면의 거친 정도가 기록된다. 그러면 그녀는 이를 토대로 상호작용에 대한 수학적 모델을 만든 후 제품에서 표현해야 할 상호작용으로 변환한다. 이 과정을 통해 사용자는 단순히 말랑말랑한 느낌에 더해 매우 다양한 촉감을 전달받을 수 있다.
실감나는 햅토그래피는 의료분야에도 적용 가능하다. 바로 원격수술이다. 그녀의 관점에서 현 원격수술 기술은 어설프다. 전 세계 어디서나 원격 개복수술을 할 수 있다는 다빈치 로봇시스템 또한 의사는 주로 시각정보만 얻을 뿐 물리적 피드백은 매우 적다.
지난해 쿠헨베커 박사가 개발한 '베로터치(VerroTouch)'는 이의 대안이다. 이 기기는 환자의 살을 만질 때 생기는 진동을 측정, 다빈치에서 재현해준다. 초기실험 결과, 베로터치를 사용한 외과의사들이 한층 정밀한 수술을 해냈다.
그녀는 향후 햅토그래피 기술이 고고학적 유물의 질감 모방, 촉각 지문을 이용한 신원확인, 물건을 만져보고 구매하는 온라인쇼핑 등을 실현할 만큼 발전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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