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과 개인들이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나 아이디어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수없이 특허청의 문을 넘나들고 있다.
이중에는 머지않은 미래에 히트상품, 첨단제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낼 아이디어 제품들은 물론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을 만큼 황당무계한 기술이나 상품화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아이템들도 다수 존재한다.
박소란 기자 psr@sed.co.kr
자료 제공 : 한국특허정보원
끈질긴 생명력과 번식력에 있어서는 지구상에서 바퀴벌레를 능가할 생물을 찾기 힘들다. 때문에 집안에 한번 잠입하면 이를 박멸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혹여 주방 구석이나 욕실 벽에서 바퀴벌레를 발견하더라도 생김새에서 풍기는 특유의 포스(?)와 재빠른 움직임으로 인해 박멸은커녕 소스라치게 놀라며 몸을 피하기에도 바쁘다.
올해 부산의 윤 모 씨는 바퀴벌레에 대한 이 같은 어려움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바퀴벌레 살충상자'의 실용신안을 출원했다. 이 아이템은 상자 안으로 바퀴벌레를 유인, 포획된 바퀴벌레가 밖으로 탈출하지 못하고 상자 속의 살충제와 끈끈이에 의해 최후를 맞도록 하는 장치다.
따라서 사용자는 바퀴벌레 출몰지역에 살충상자를 설치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덮개를 덮어 밀폐시켜 버리면 된다. 기존의 어떤 제품보다 위생적인 처리가 가능한 것.
사실 현재의 바퀴벌레 약들은 살충성분을 먹은 바퀴벌레들이 이곳저곳에 배를 드러내며 죽어 있어 위생적, 시각적으로 적잖은 불쾌감을 유발한다. 하지만 이 살충 상자를 이용하면 더 이상 집안 어딘가에 함부로 널브러져 있는 바퀴벌레의 사체와 직면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현재 특허청의 심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태여서 이 아이템의 실용신안 등록 여부는 예단키 어렵다. 다만 등록 이 이뤄지더라도 박멸효과 면에서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다.
좁은 구석과 틈새를 주 활동무대로 삼는 바퀴벌레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부피가 커질 수밖에 없는 살충상자의 설치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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