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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공포증 퇴치 10계명

항공기는 현존하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이며 편안한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항공기에 오르는 것이 지옥과도 같다며 비행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위한 공포 극복 10계명을 소개한다.

성인의 10%가 경험

일본 도쿄에서 서울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한다는 내용의 로드무비 '도쿄 택시'. 항공기보다 비싼 값을 치르면서까지 주인공이 택시를 선택한 이유는 비행공포증 때문이다.

일견 억지스러운 설정 같지만 우리 주변에는 이처럼 비행공포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대한항공의 후원을 받아 치료클리닉을 운영 중인 비행공포증연구소에 따르면 이는 전체 성인의 약 10%가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미국은 성인 2,500만명이 비행공포증을 가지고 있으며 이 중 약 20%는 공포를 잊기 위해 비행 중 술이나 진정제를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단 고소공포, 폐쇄공포에 의한 패닉 뿐만 아니라 이ㆍ착륙 때의 불안감, 동체 요동 시의 초초함, 테러에 대한 막연한 공포 등이 모두 비행공포증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결코 과장된 수치가 아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다른 공포증과 달리 비행공포증은 항공여행을 많이 경험한 사람들에게 더 잘 나타난다는 것. 항공기를 많이 탈수록 자신의 인내심을 넘어서는 불안 상황과 직면케 될 개연성도 높아지는 탓이다.

문제는 이것이 지나칠 경우 현대인으로서의 정상적 생활조차 어렵다는 부분이다. 극도의 공포 때문에 항공여행은 물론 해 외출장을 거부한다거나 자칫 기내에서 난동을 피워 다른 승객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국 에어라인 트레블 어드바이스 닷컴에서는 다음의 10가지를 기억하면 비행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난기류는 정상이다

먼저 비행 중 직면하게 되는 난기류와 그에 따른 기체 요동은 항공여행에서 경험하게 되는 지극히 정상적인 일임을 주지해야 한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난기류를 만나지 않고 항공여행을 마치는 경우가 오히려 더 드물다.

또한 승객들은 동체가 급하강 하는 느낌만 계속 받지만 항공기는 하강 후 반드시 재 상승한다. 항공여행 중 난기류는 자동차 운전 중 울퉁불퉁하거나 움푹 팬 도로와 만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다음은 항공기가 현존하는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임을 인식하라는 점이 다. 항공기사고기록사무소(ACRO)의 집계를 보면 항공기는 대형 추락사고가 유난히 잦았던 작년에도 사망자가 1,1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자동차 사고 사망자는 무려 70만명이나 됐다. 지난해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만도 1만 1,516명이나 된다.

한 조사에서는 승객이 항공기를 무작위로 선택한다고 가정할 때 하루 한 번 1년 내내 항공기에 탑승한다해도 사고로 사망하는 데 2만1,000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맥락에서 항공기는 자동차만큼 일상적 교통수단이라는 사실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기 이용객은 22억600만명에 달했다.

매일 6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아무런 사고 없이 항공기를 타고 내린다는 얘기다. 네 번째는 긍정적 생각이다. 부정적 생각에 한번 휩싸이면 머지않아 머릿속이 온통 재난영화의 한 장면들로 가득 찰 수 있어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없다. 사고 등 부정적 생각이 떠오르면 책을 읽거나, 퍼즐을 풀거나, 동료와 잡담을 나누는 등 신경을 다른 곳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상상은 금물

지나친 상상 역시 금물이다. 일례로 비행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익숙지 않은 소음에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거나 사고 관련 노래, 사고 나는 꿈 등을 일종의 예시로 받아들여 공포가 극대화되곤 한다.

하지만 기억하자. 당신은 심령술사나 예언가가 아니다. 또한 공포는 현실이 아닌 감정에 불과하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할 포인트로 지적된다.

공포는 현실에서 위기상황이 벌어졌을 때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만약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인체의 자연스런 방어본능이다. 심장마비가 일어나지도, 실신을 하지도 않으니 공포감이 드는 것 자체를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이 사그라지지 않을 때를 대비, 심신을 안정시키는 방법을 알아두는 것도 좋다. 배를 밖으로 향하게 하고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가 잠시 멈춘 후 천천히 코로 숨을 내쉬는 게 그것이다.

이를 두 세 차례 반복하면 안정을 되찾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이외에도 비행 중 긴장을 풀고 온몸의 근육을 이완시킬 것, 항공기 승무원은 그 어떤 교통수단의 승무원들보다 완벽한 훈련과 교육을 받고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며 항공기가 일반적 생각보다 훨씬 강하고 철저한 안전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도 비행공포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

한편 비행공포증연구소에 의하면 여기에 더해 물ㆍ우유ㆍ주스 등 차가운 음료 마시기, 과식하지 않기, 합리적이고 중립적으로 생각하기, 자주 스트레칭하기 등이 편안한 비행을 돕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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