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다가도 위로받고 싶은 날…감정의 여정을 담다
전시2025.12.2418:00:04
어둡고 고요한 전시장 한가운데 높이 5m에 달하는 거대한 형상이 떠올랐다. 끌어안은 두 팔 위로 고개를 기댄 이 비현실적이며 압도적인 존재의 시선 끝에는 잔잔한 물결이 길게 이어지는 병풍 하나가 펼쳐졌다. 작품 속 두 사람은 물가에 앉아 한 명이 흘린 눈물을 다른 한 명이 받아 연꽃으로 빚어내는 중이다. 완성된 연꽃들은 물길을 따라 저 거대한 형상에게 흘러든다. 이 풍경을 위로의 여정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슬픔이 다른 누군가를 통해 형태를 바꾸고, 긴 물길을 느리게 건너 마침내 아득히 멀어진다. 작가 무나씨(45·본명
국립현대미술관, 올해 방문객 337만 명 넘어…역대 최대
Pick
2025.12.24
09:41:04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올해 미술관을 찾은 방문객 수가 337만 명을 돌파해 개관 이래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미술관에 따르면 20일 기준 누적 관람객 수는 337만 8906명으로 전년 대비 약 15%가 늘었다. 하루 평균 약 1만 명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덕수궁·과천·청주관을 찾은 셈으로 이건희컬렉션 특별전이 열려 전시 붐이 일었던 2023년과 비교해도 5.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서울관과 청주관의 경우 올
폭탄 잔해 식기·제비 둥지…지역작가 17인, 서울에 닿다
전시
2025.12.17
18:06:01
여러 개의 의자가 놓인 긴 식탁 위로 은빛 알루미늄 식기가 정갈하게 놓였다. 언뜻 평화로운 식탁 풍경이지만 이 식기들이 60여 년 전 라오스에 쏟아졌던 폭탄의 잔해를 녹여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시선이 달라진다. 부산에서 주로 활동하는 송성진(51) 작가는 식탁이라는 일상 위를 전쟁이 가로지르는 작품 '폭탄을 옮기는 방법'을 통해 사라지지 않는 장소의 역사가 그곳의 사람들을 어떤 삶으로 밀어내는지를 다시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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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025.12.16 14:05:22첫 해외 수출에 나선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문화상품 ‘뮷즈’가 미국 현지 전시에서도 ‘솔드아웃’을 기록하며, 재입고를 기다리는 대기자 명단이 이어지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16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과 국립박물관문화재단(대표 정용석) 등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개막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기증품 국외순회전의 첫 전시 ‘한국의 보물:모으고, 아끼고, 나누다’의 전시 연계로 선보인 문화상품 ‘뮷즈’가 전시 개막 일주일 여 만에 ‘솔드아웃(soldout&m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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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025.12.14 16:47:56장작불이 피어오르는 벽난로 앞, 그 온기 아래 옹기종기 모여든 아이들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크리스마스 양말 속 선물을 꺼내 들며 신이 났다. 웰시코기 강아지와 아이가 한가롭게 장난을 치는 카펫 아래로는 생쥐 가족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둘러싸고 흥겨운 파티를 즐긴다. 소박하지만 깊은 사랑이 전해지는 풍경이다. 미국에서 사랑받는 동화 작가이자 삽화가인 타샤 튜더(1915~2008)의 그림에서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미국의 목가적 크리스마스가 되살아난다. 느린 시간과 손때 묻은 물건, 함께 나누는 온기처럼 현대인이 잊은 작은 행복이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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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2025.12.12 21:24:4920세기 프랑스 파리의 전설적인 화상 앙브루아즈 볼라르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에게 직접 구입해 소장했던 작품 ‘딸기가 있는 정물(Nature morte aux fraises)’이 8억 5000만 원을 시작가로 새 주인을 찾는다. 김환기가 홍익대 교수 시절 자신을 살뜰히 챙긴 제자에 직접 건넨 11점의 드로잉과 박수근의 ‘거리’ 등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한 장면을 차지하는 작품들도 올해 마지막 미술품 경매를 장식한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각각 22일과 23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와 케이옥션 본사에서 올해 마지막 미술품 경매를 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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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2025.12.12 18:53:57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겸재 정선의 대표작이자 국보인 ‘인왕제색도’의 첫 미국행은 1957년 12월의 일이다. 6·25가 정전협정으로 멈춘 지 3년쯤 지났을 무렵, 우방 미국과의 협력으로 우리나라 국보 문화유산의 첫 국외 순회전이 추진됐다. 막 전쟁에서 벗어난 동양의 작은 나라가 독자적 문화 유산을 가진 오랜 역사의 땅임을 보여주고자 기획된 전시였다. 운송 수단도 마땅치 않았던 시절이라 ‘인왕제색도’를 포함한 금동반가사유상, 금관총 금관, 신윤복의 ‘미인도’ 등은 미국 군함에 실려 태평양을 건넜다. 그 ‘인왕제색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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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2025.12.12 08:53:48화성시문화관광재단이 지역에서 활약하던 작가 3인의 창의적 실험과 감각을 서울 문화에술의 중심지 인사동으로 불러왔다. 이들이 화성에서 쌓아온 예술적 성과를 더 넓은 무대에서 공유하는 자리인 동시에 지역 예술의 저력을 수도권 관람객들에게 알리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재단은 '인사동 화성 미디어 전시'를 통해 지역에서 활동 중인 미디어 작가 김류, 양영신, 임승균 3인의 작업을 오는 15일까지 소개한다고 밝혔다. 또 29일까지 화성시의 문화·예술·관광 자원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홍보관 &ap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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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025.12.10 17:43:44글로벌 미술 시장을 움직이는 메가갤러리 페로탕과 타데우스 로팍이 올해 마지막 전시의 주인공으로 한국의 1980년대생 작가들을 선택했다. 청담동 페로탕 서울이 고려 불화의 석채 기법으로 현대 사회의 정치성을 탐구하는 김훈규(39)의 개인전 ‘더 플레이어스’를, 한남동 타데우스 로팍은 최신 디지털 기술로 19세기 낭만주의 미학을 실현하는 정희민(38)의 개인전 ‘번민의 정원’을 각각 진행 중이다. 두 작가 모두 전통과 혁신의 교차점에서 독자적인 예술 언어를 구축해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공통점이다. 김훈규 작가의 그림에 대한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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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2025.12.09 15:11:36영화 ‘대부’로 유명한 전설적인 감독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맞춤 제작 시계가 경매에서 1075만 5000달러(약 158억 5000만 원)에 낙찰되며 미국 시계 경매 역사상 두 번째 고가 기록을 세웠다. 글로벌 경매사 필립스옥션은 앞서 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뉴욕 워치 옥션’에서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코폴라 감독이 디자인하고 스위스 시계 제작사 폴 주른(F.P.Journe)이 제작한 ‘FFC 프로토타입’은 사람의 손, 즉 다섯 손가락만으로 시간을 표시하게 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끈다. 거장의 취향이 반영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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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2025.12.08 10:37:55서울옥션(063170)이 글로벌 미술품 경매사 필립스의 온라인 플랫폼 ‘드롭샵’과 협업해 ‘도도새 작가’로 유명한 김선우의 에디션 신작과 원화를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출품작은 각 30개 에디션이 제작된 판화 3종 및 원화 3점이다. 작품들은 5일부터 뉴욕 필립스 프리뷰를 통해 실물이 공개됐고 공식 판매는 10일 자정(한국 시간)부터 필립스 드롭샵 홉페이지에서 시작된다. 드롭샵은 글로벌 컬렉터를 대상으로 한 필립스의 큐레이션 기반 e커머스 플랫폼으로 유망한 동시대 작가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선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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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025.12.07 18:00:02가로 세로 2m가 넘는 대형 화면 곳곳에 무언가 부딪치고 폭발한 흔적이 가득하다. 가면인지 해골인지 모를 형상이 비명을 지르고 뒤틀린 파편이 튀어오른다. 분할된 화면 위로 자막처럼 흐르는 글귀는 19세기 미국 시인 에밀리 디킨슨이 남북전쟁의 아픔을 노래한 시다. 디킨슨이 “그들은 눈송이처럼 떨어졌다”고 애도한 전사자들의 고통과 아픔이 화면 속 색채와 형상으로 되살아난다.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현대미술 거장 래리 피트먼(73)의 개인전 ‘카프리초스와 야상곡’이 서울 용산구 리만머핀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총 10점을 만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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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025.12.05 18:07:52흙은 물을 만나 녹고 불과 함께 굳는다. 흙을 다루는 도공들은 수천 년간 이 두 힘 사이의 완벽한 균형점을 찾아왔다. 가마에서 나온 도기의 색감이나 형태가 조금이라도 기준에 못 미치면 수백 점이라도 깨뜨렸고 때로는 가마를 통째로 버리기도 했다. 도예의 역사란 완벽을 향한 집착의 시간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러나 서울 청담동 글래드스톤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도예 작가 3인의 그룹전 '불경한 형태들(Irreverent Forms)’은 이런 도예사(使)가 추구해온 ‘완전함’의 미학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전시장 1층에는 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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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2025.12.04 08:18:34성북구립미술관이 2009년 개관 이래 수집해온 소장품 4700여 점 중 주요 작품 150점을 선별해 ‘성북구립미술관 소장품 선집’을 출간한다고 4일 밝혔다. 미술관은 그동안 다양한 전시를 통해 소장품을 일부 공개해왔고 이번에 주요 작가 및 작품을 한데 모아 처음으로 소장품 선집으로 공개한다. 작품의 수와 작품 매체의 다양성 등을 고려했으며 소장품에 대한 조사 및 연구, 전문가 자문 등을 기반으로 보다 정확한 기본 정보(작가명, 작품명, 제작연도 등)도 제공했다. 선집은 1부와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성북구립미술관 소장품’으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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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025.12.03 07:25:00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일본 요코하마미술관(YMA)과 공동으로 ‘로드 무비 : 1945년 이후 한·일 미술’ 전시를 6일부터 일본과 한국에서 연이어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전시는 일본 요코하마미술관에서 내년 3월 22일까지 열린 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내년 5월 14일~9월 27일까지 이어간다. ‘로드 무비 : 1945년 이후 한·일 미술’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1945년부터 현재까지 80년간 이어온 양국 미술 교류의 여정을 되짚어 보고자 마련했다. 양국의 문화적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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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025.12.02 07:05:00한국 대표 사립미술관인 리움·호암미술관이 2026년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 작가들의 작업을 집중 조명할 전망이다. 호암미술관은 내년 첫 전시로 한국 여성 조각 1세대를 대표하는 김윤신의 대규모 회고전을 열고 리움미술관도 상반기 1세대 여성 설치미술가의 계보를 조명하는 대규모 국제교류전을 준비했다. 1일 삼성문화재단은 내년도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의 연간 전시 계획을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여성 작가들의 약진이다. 그동안 미술사와 비평 담론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 작가들의 선구적 작업을 살펴보는 대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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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025.11.30 17:36:25한국 조각예술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는 두 개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30~40년간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며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선명하게 그려온 정현(69)과 박은선(60)이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각각 개인전을 연 것이다. 두 작가는 오랜 기간 자신의 예술언어에 깊이를 더하는 노력을 이어가면서도 그 경계를 확장하기 위한 변주와 실험을 멈추지 않았다. 이들이 쌓아올린 조각적 성취와 현재 진행형의 탐구를 함께 만나볼 기회다. 조각가 정현의 개인전 '그의 겹쳐진 순간들'은 34년에 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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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2025.11.28 17:40:25달의 위상이 시간순으로 배열된 거대한 검은 화면이 벽에 붙었다. 일본 작가 유스케 타니나카가 6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가 국제 예술인들을 위해 개관한 서울 평창동 예술창작실에 머물며 작업한 결과다. 작가는 마치 시간을 되돌리는 듯한 재생성을 가진 유도만능줄기세포(iPS) 기술에 영감을 받아 시간과 치유를 함께 사유하는 다이어그램적 드로잉을 선보였다. 현재 진행형인 프로젝트는 완성된 그림이기보다 작가와 함께 계속 성장 중이다. 경동시장에서 수집한 약재를 드로잉과 작품에 직접 반영하며 서울에서의 경험도 녹여냈다. 언뜻 지도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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