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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군중십자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12 06:00:00‘이슬람과 싸워 예루살렘을 되찾으라.’ 로마 교황 우르바누스 2세의 호소에 서유럽이 열기에 빠졌다. 교황이 호소한 시기는 1095년 11월. 유럽 각국은 십자군을 출정시킬 시기로 이듬해 8월을 잡았으나 먼저 출정한 부대가 있었다. 말이 십자군이지 한 사제의 선동에 빠진 농부가 대부분. ‘성지를 회복하라는 베드로의 계시를 받았다’는 ‘은자(隱者) 피에르(Pierre l‘Ermite)’의 열정이 넘치는 설교에 사람들은 넋을 잃고 -
맥아더 해임, 그 뒷 얘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11 06:00:001951년 4월 11일 오후 3시, 일본 도쿄. 미 극동군 사령부가 충격에 빠졌다. ‘맥아더 사령관 해임’이 전격 발표됐기 때문이다. 물론 낌새는 채고 있었다. 일부 참모들은 뭔가 중대발표가 임박했다는 얘기를 듣고 있었으나 미국 워싱턴 시각으로 새벽에 발표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새벽 1시 뉴스 앞부분은 통상적인 내용이었다. ‘잘못 짚었구나’라는 생각도 찰나, 뉴스 말미에 ‘중대 발표가 있으니 기다려 주십시요’라 -
망국의 ‘조선보병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8 06:00:001931년 4월 8일 오전 10시. 구 육조거리 서울 광화문 통에서 50여명의 조선인 군대가 해산식을 가졌다. 대부분은 이 대목에서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군대’라니. 대한제국 군대가 강제해산 당한 시기가 1907년, 일제가 조선인의 일본군 지원 입대를 ‘허용’한 게 1938년부터인데 1931년 서울에 조선인 부대가 존재했을 턱이 있나. 만주의 항일 독립군이라면 몰라도…. 십중팔구는 이렇게 여기지만 장교와 -
응답하라 1986…춤추는 원유가격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7 08:16:10‘저유가…장래가 불안하다.’ 요즘 얘기가 아니다. 30년 전 국내 신문 경제면 기사에 달린 제목이다. 당시 전문가들은 기름 값이 낮은 게 축복이냐 재앙이냐를 놓고 연일 논쟁이 벌였다. 어떤 상황인데 그랬을까. 1985년 말까지 배럴당 30달러 이상을 호가했던 국제 원유가격이 4개월 사이에 10달러 선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주요원자재 가격이 짧은 기간에 이만한 폭으로 내린 것은 본격적으로 광물자원을 사용하기 시작한 산 -
증오의 대물림, 키시네프 포그롬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6 06:00:001903년 4월 6일, 러시아제국 서남부 도시 키시네프(Kishinev). 시민들이 한순간에 광기에 휩싸였다. 폭도로 변한 이들은 특정 민족을 보는 대로 공격했다. 경찰과 군대, 정부 관리의 수수방관 속에서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관동대지진(1923년) 당시의 조선인 대학살을 연상케 하지만 발생시점이 20년 빠른 이 사건은 키시네프 포그롬(Kishinev pogrom). 학살 대상인 특정 민족은 유대인이었다. 포그 -
시베리아 ‘出兵’…왜곡의 달인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5 06:00:001918년 4월 5일, 일본 해군 육전대 100여명이 블라디보스토크에 들이닥쳤다. 명분은 거류민단 보호. 공산 혁명의 혼란 속에서 일본인 상점의 점원 1명이 살해 당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상륙작전을 펼쳤다. 외항에서 대기 중이던 영국 해군 순양함도 동조해 무장병력 50여명을 상륙시켰다.* 1차대전과 러시아혁명의 와중에 일본과 미국ㆍ영국ㆍ프랑스 군대의 간섭(intervention)이 연해주에서도 시작된 순간이다.** 왜 시베리아에 군 -
토르의 망치, 비겐 전투기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3 19:35:47세계 최초로 임무컴퓨터를 탑재한 전투기. 작은 기체에 짧은 이착륙거리(500m 길이 고속도로에서도 가능), 막대한 탑재 능력에 뛰어난 기동력. 스웨덴제 전투기 비겐(Saab 37 Viggen)의 면면이다. 1960년대 개발을 시작, 21세기 초까지 북유럽의 하늘을 주름잡았다.첫 선을 보인 시기는 1965년 4월 4일. 기본 성능과 기체 형상이 공개됐을 때 그 혁신적 설계 때문에 세계가 놀랐다. 최대 특징은 삼각형 텔타익에 작은 앞날개(카나 -
힘든 나날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4.01 06:00:00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 회개하는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의 작가 찰스 디킨스. ‘올리버 트위스트’, ‘두 도시 이야기’로도 유명하지만 정작 디킨스 자신이 꼽는 문제작은 따로 있다. 산업소설 ‘Hard Times(힘든 나날들)’다. 영국에서는 영화와 TV 드라마로도 소개됐던 이 작품은 당대의 비평가들로부터도 호평 받았다. 사회개혁을 주장하던 작가이며 비평가인 존 러스킨은 “디킨스의 소설 가운데 최고작”이라고 꼽았다. -
눈물의 알함브라...유대인 추방령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31 06:00:00‘빈부귀천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유대인은 모두 떠나라. 이 신성한 땅에서!’ 1492년 3월 31일, 스페인이 내린 유대인 추방령(Alhambra Decree·알함브라 칙령)의 골자다. 시한은 7월.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자행한 홀로코스트(학살) 이전까지 유대인 유랑사의 최대 비극으로 꼽히는 이 사건은 국제질서는 물론 세계 경제사의 흐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추방령의 명분은 종교. ‘가톨릭 신앙의 해악인 유대인을 쫓아낸다’ -
시칠리아의 만종…마피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30 06:00:001282년 3월 30일, 시칠리아섬 팔레르모. 도심에서 800m 떨어진 스피리또(Spirito Santo·성령) 교회 앞에서 사달이 났다. 부활절 저녁 축제에 끼어든 프랑스군의 하급 간부가 젊은 부인을 희롱하자 격분한 남편이 칼을 내리쳤다. 유부녀를 괴롭히던 프랑스군은 바로 죽었다. 군인이 대응하려는 순간 군중들이 외쳤다. ‘침략자, 프랑스군을 죽여라!’ * 싸움은 순식간에 끝났다. 교회의 마지막 종소리(晩鐘ㆍVesper)이 울릴 즈음, -
베네치아 게토 500주년, 새로운 증오가 자란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9 06:00:291516년 3월 29일, 국가 원수 레오나르도가 주재한 베네치아 의회가 특이한 법령 하나를 통과시켰다. ‘유대인 거주 제한에 관한 법’. 세계 최초로 법으로 강제되는 유대인 거주지역은 곧 베네치아 게토(Venezia Ghetto)라는 이름이 붙었다.베네치아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은 운하로 갇힌 섬에 격리 수용됐는데, 과연 민족에 대한 차별과 거주 제한은 이때가 처음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동서고금을 통해 외국인 구역은 어디에나 있 -
쓰리마일 원전 사고의 두 얼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8 06:00:291979년 3월 28일 새벽 4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쓰리마일 섬. 원자력 단지에서 경보가 울렸다. 가동 4개월째인 2호기의 냉각수 급수 펌프 파손! 서스퀘해나 강의 냉각수로 식었어야 할 원자로 온도가 2,200℃까지 치솟으며 노심 내 연료봉이 녹아버렸다. 대규모 인명 피해를 우려한 펜실베이니아 주 당국은 주민들을 대피시켰다. 다행스럽게도 인명 피해는 없었다. 발전소 근무자 200여명이 병원 진단을 받은 정도다. 방사능 물질 -
‘자연에 순응하라’-데이턴 대홍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5 06:00:00성직자 한 분(라이트 형제의 아버지)*이 ‘노아의 홍수 다음의 대홍수’라고 절규한 물난리가 있다. 데이턴 대홍수(Great Dayton Flood).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20세기 초 발생한 홍수다. 수십만씩 죽어 나간 다른 재앙보다 규모는 작지만 특별하게 기억되는 이유가 있다. 체계적인 방재 시스템과 함께 교훈을 줬기 때문이다. ‘물의 흐름은 자연에 맡기라’는. 데이턴 대홍수의 재앙은 하나씩 하나씩 잔인하게 찾아왔다. 화창한 봄 -
성직자의 죽음, 로메오 대주교 피살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4 06:00:491980년 3월 24일 밤,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살바도르. 성찬 미사가 집행되던 ‘신의 섭리’ 병원 부속예배당에 난입한 괴한 4명이 M-16 자동소총을 갈겨댔다. 성배를 막 들려던 순간 총탄을 맞은 오스카 로메로(Oscar Romero) 대주교가 쓰려졌다. 급히 출동한 구급차로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숨이 끊긴 뒤였다. 향년 63세. 세계의 주요언론은 이를 톱뉴스로 다뤘다.* 국명 자체가 ‘구세주’라는 뜻을 갖고 있는 나라, 국민의 -
‘사상 최고의 상선?’ 사바나호
오피니언 사내칼럼 2016.03.23 06:00:41예쁘면 돈이 들까. 그랬다. 화객선(貨客船) 사바나호((NS Savannaha)는 가장 강하고 아름다운 배로 손꼽혔지만 비쌌다. 건조비가 그렇거니와 운영비로 골머리를 앓았다. 사바나호는 등장할 때부터 화제를 뿌렸다. 첫선을 보인 시기가 1962년 3월 23일. 세계최대 조선소였던 뉴저지주 캄텐 조선소에는 사상 최초의 원자력 상선인 사바나호의 진수식을 보려는 관중들이 몰려들었다. * 드라이 도크를 빠져 나온 사바나호는 델라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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