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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야마지 효과
국제 경제·마켓 2024.04.01 17:39:18야마지 히로미 일본거래소그룹(JPX)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일본 증시의 사상 최고치 돌파에 기여한 일등 공신 중 한 사람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야마지 CEO는 예적금에 몰린 시중 자금을 증시로 유입시키려면 일본 기업의 낮은 자본 효율성과 주가 디스카운트 해소가 급선무라고 봤다. 그는 주주 환원 확대 등을 압박하기 위해 산하 도쿄증권거래소(TSE)를 주축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기업들은 주가를 올릴 수 있는 전략과 목표·일정 등을 스스로 공개하도록 요청했다. 그 결과 지난 1년 동안 PBR 0.5배 미만 기업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40%가량에 이른다. 골드만삭스의 지적대로 TSE의 기업가치 제고 조치가 일본 증시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한 것이다.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이를 벤치마킹했다. 사실 JPX는 10여 년 전부터 스튜어드십·기업지배구조 코드 제정, 투자자 소통 강화 등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 상장사들의 거버넌스 개혁이 실질적인 성과를 낸 것은 민관을 두루 거쳐 글로벌 스탠더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야마다 CEO의 강한 추진력 덕분으로 평가된다. 그는 일본 노무라증권 투자은행(IB) 부문 사장 출신으로 오사카거래소·TSE CEO를 역임했다. 최근 일본 증시 초호황의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미국 경제의 호조에다 슈퍼 엔저로 일본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또 미중 갈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의 여파로 중국에서 탈출한 외국인투자가 자금들이 일본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 야마지 CEO 외에 외국인의 일본 투자 붐을 촉발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하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등이 일본 증시 4만 엔 선 돌파의 3대 공신으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반도체 등 미래 성장 동력이 발굴되고 민관 총력전을 통해 ‘잃어버린 30년’이라는 장기 불황 탈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리도 증시 밸류업을 하려면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초격차 기술 개발,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제 기초 체력을 키워야 한다. -
"밸류업 장세 올라타자"…20대 주식계좌 2배 늘었다
증권 국내증시 2024.04.01 17:15:53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주식시장에 뛰어든 개인투자자 중 20대의 비중이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규 주식 계좌 개설 기준으로 20대 투자자 비중은 기존 대비 최대 12%포인트가량 증가했다. 부동산 투자를 통한 부의 계층 사다리 이동에 가로막힌 젊은 세대들이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서울경제가 KB증권·NH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3사에 의뢰해 밸류업 발표 이후 2달여간(1월 24일~3월 24일) 신규 개설된 주식 계좌 33만여 좌를 분석한 결과 20대의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지난달 14일 발표한 2023년 12월 결산 기준 상장법인 개인 소유자의 연령별 분포에서 20대의 비중은 11.0%에 그쳤다. 하지만 밸류업 발표 이후 2개월 동안 새로 개설된 계좌 중 20대 비중은 미래에셋증권이 23.58%에 달했고 NH투자증권 22.32%, KB증권이 19.97%를 차지했다. 반면 60대 이상의 비중은 최대 13%포인트 줄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주식 보유자의 60대 이상 비중은 19.7%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두 달여간 주식계좌를 개설한 투자자 중 60대 이상의 비중은 미래에셋증권이 6.13%, NH투자증권이 7.99%, KB증권이 15.03%에 그쳤다. 50대의 비중도 증권사별로 4~5%포인트씩 소폭 감소했다. 밸류업 발표 직전 240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가 2달여 만에 2700을 돌파하는 등 호황을 보이자 주식에 관심을 보이는 젊은 세대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0대들은 특히 공모주 청약 등을 노리고 주식시장에 뛰어든 경우가 많았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주식 계좌 가입자가 소폭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특히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더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NH투자증권의 경우 지난달 13일 케이웨더 공모 청약 당시 20대 주식 계좌 가입자는 전날 대비 273.4%, 26일 케이엔알시스템 공모 청약 때는 231.5% 증가했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유럽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중 새내기주의 상장 첫날 주가 상승률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도 10일 총선을 앞두고 젊은 개미를 겨냥한 각종 선심성 공약을 내놓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예정대로 내년부터 금투세를 부과하는 대신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혜택을 크게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들썩이자 이에 대한 공약도 쏟아지고 있다. 국힘은 내년 1월 적용 예정이었던 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 시행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민주당은 현재 금융 당국이 금지하고 있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발행 등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 사모시장까지 확산…韓기업 25% 할인 거래" [시그널]
증권 증권일반 2024.04.01 17:14:42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사모시장까지 확산돼 있다”며 “달리 보면 이는 한국이 아시아에서 투자 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시장이란 뜻”이라고 강조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펀드 출자자(LP)들에 보낸 연례 서한에서 “글로벌 유사 기업 대비 한국 기업 투자는 평균 25% 할인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마디로 한국 기업이 저평가돼 있고 윤석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과 발맞춰 알토란 같은 투자 기회를 만들 수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특히 “아시아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시장을 한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한국은 기업별로 비핵심 자산의 전략적 매각 등이 수시로 발생하는 시장이고 전 세계 3위 경제권인 일본도 700개가 넘는 미드캡(중소) 규모 기업이 많다”며 한일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를 제시했다. 실제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구강 스캐너 솔루션업체 메디트(8억 8400만 달러)와 임플란트 업체 오스템임플란트(8억 5000만 달러)를 연달아 인수했다. 현재 의약품 도매 업체 1위인 지오영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김 회장은 “딜소싱의 다양화는 사모 시장이 성숙되고 있다는 환영할 만한 징후”라고 설명했다. 일본에 대해서는 “주주행동주의가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활발한 시장”이라고 소개했다. MBK파트너스는 일본에서 다사키·어코디아·구로다를 MBO(경영진 주도의 기업 인수) 방식으로 인수했다. 그런 맥락의 연장선에서 “경영진을 구제하는 ‘백기사’ 기회가 급증하고 있다”며 “경영진의 백기사가 된다는 것은 실사 과정에서 내부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한 기회”라고 김 회장은 말했다. 김 회장은 중국과 관련해서도 향후 좋은 기회가 많이 생길 것으로 보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GP 운용사가 중국의 비중을 줄였을 정도로 (중국 시장이) 아직 변동성이 있다”며 “한 세대에 걸쳐서 이뤄지는 정치·경제학적 발전 과정에서 중국이 ‘성장통의 시기’를 겪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현재 고충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중국 시장에 남을 것이며 인도 시장의 매력에 끌리지 않을 것”이라면서 동북아 시장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MBK파트너스는 6개의 바이아웃 펀드와 2개의 스페셜 시튜에이션스 펀드를 통해 300억 달러 이상의 자본을 운용하고 있다. 투자 운용력 수가 100명을 넘어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의 투자 팀을 갖추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까지 187억 달러(약 25조 원)를 출자자들에 돌려드렸는데 이는 아시아 기반 GP 중 최고”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공동 투자금을 포함해 36억 달러 투자를 집행했다. 지난해 투자한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가치는 크게 성장했다. 한국과 일본 기업의 경우 각각 16억 6000만 달러(28.6%), 2억 9000만 달러(12.2%) 증가했다. 중국 기업들 가치도 21억 달러(44.8%) 상승했다. 그는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창출한 기업가치가 예상 수익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며 “우리의 펀드에는 아직 159억 달러의 미실현 가치가 있고 이 중 상당 부분을 올해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금융권 이사회도 '밸류업'…다양성·독립성 강화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4.04.01 08:40:55주요 금융지주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마무리된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되는 등 여풍(女風)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다. 다만 지배구조를 놓고 내분을 겪는 농협금융지주는 오히려 사외이사수를 한명 줄이며 역행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105560)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이번 주총에서 여성 이사회 의장을 선임했다. 국내 첫 여성 은행장으로 재임했던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은 KB금융의 첫 번째 여성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신한금융은 이사회 의장으로 윤재원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앞서 전성빈 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가 2010년 국내 금융권 최초의 여성 의장으로 발탁돼 신한금융 이사회를 이끌었는데, 14년 만에 두 번째 여성 의장이 탄생한 것이다. 여기에 신한금융은 김조설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고 송성주 고려대 교수를 신규 선임하면서 여성 사외이사 수를 2명에서 3명으로 늘렸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최근 여성 사외이사를 각각 1명씩 늘렸다. 우리금융은 임기 만료로 퇴임한 송수영 사외이사 대신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하나금융은 기존 이사회 멤버인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과 함께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사외이사에 추가했다. BNK금융지주(138930)에서는 유일한 여성이었던 김수희 이사 퇴임으로 신규 선임한 오명숙 전 홍익대학교 신소재화공시스템공학부 교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JB금융은 행동주의펀드와 이사 선임으로 마찰을 빚는 가운데서도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투자본부 이사를 선임하는 데는 동의했다. DGB금융은 연내 여성 사외이사 1명 충원할 계획이다. 금융지주들이 최근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늘리고 있는 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도 지난해 12월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모범 관행을 발표하면서 다양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 확대를 주문했었다. 반면 농협금융지주는 사외이사가 7명에서 6명으로 줄어들며 '나홀로'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최대주주인 농협중앙회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금융지주법상 농협금융지주 소속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소관이다. 하지만 농협중앙회는 비상임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사회 구성에 참여해 왔다. 이번에도 비상임이사 선임 후 남은 한 명의 사외이사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MS·메타까지 누른 삼성전자…주주환원율 80% 육박[biz-플러스]
산업 산업일반 2024.04.01 08:05:22지난해 사상 최악의 반도체 업황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주주 환원율이 마이크로소프트(MS)·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을 추월했다.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배당 규모를 유지하며 주주 환원에 힘을 준 덕분이다. 31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A 증권사와 함께 삼성전자와 MS·애플·메타·엔비디아·알파벳 등의 사업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주 환원율은 77.6%로 MS(57.5%), 메타(59.5%) 등을 앞질렀다. 주주 환원율은 기업의 당기순이익에서 배당(보통주 기준)과 자사주 매입에 들어간 비용의 비중을 뜻한다. 주주 환원율이 높을수록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에서 주주들에게 되돌려준 돈이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2022년 20.4%에 불과했던 삼성전자의 주주 환원율이 상승한 것은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는 상황 속에서도 배당만큼은 흔들림 없이 유지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약 15조 원의 적자를 냈지만 9조 800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그대로 이행했다. 삼성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동안 지급한 배당금은 29조 4000억 원으로 배당의 재원이 되는 잉여 현금 흐름(18조 8000억 원)보다 더 많다. 반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빅테크는 모두 주주 환원율이 감소했다. 2022년 170.3%의 환원율을 기록한 엔비디아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폭증했지만 자사주 매입을 줄이면서 이 비율이 33.0%로 떨어졌다. 메타 역시 당기순이익이 늘었지만 자사주 매입이 감소해 이 기간 환원율이 115.9%에서 59.4%로 줄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과 같은 주요 경쟁자들이 고배당 정책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고 우리 정부도 밸류업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있어 삼성으로서도 배당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최근 주주총회에서 “어려운 경영 환경이지만 주주 중시 경영을 이어가겠다”며 2026년까지 매년 9조 8000억 원의 배당과 잉여 현금 흐름의 50% 배당을 약속했다. 문제는 삼성의 주주 환원 여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막대한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이 부담이다. 삼성은 매년 약 50조 원의 시설 투자와 30조 원의 R&D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데 지난해 같은 실적 부진이 1년만 더 이어져도 상당한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삼성이 지난해 알짜 투자 자산인 네덜란드 ASML 지분을 매각하고 올해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약 5조 6000억 원의 배당을 받기로 결정한 것도 결국 이 같은 자금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EU) 등 경쟁 국가들이 자국 반도체 기업에 수십조 원 규모의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반도체 투자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서 ‘타도 삼성’을 외치고 있는 미국 인텔이 자국 정부로부터 받아들 보조금만 200억 달러(약 2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역시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기는 하지만 규모 자체가 더 작고 회계장부 공개와 같은 각종 ‘독소 조항’까지 감안하면 결코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네덜란드는 ASML의 해외 이탈을 막기 위해 25억 유로(약 3조 7000억 원) 규모의 ‘베토벤 작전’을 최근 공개하기도 했다. 일본 또한 정부 재정을 무기로 TSMC의 공장을 유치했고 중국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의 3차 반도체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한 푼의 보조금도 받지 못하는 삼성으로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처지인 셈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천문학적 반도체 보조금은 원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고 R&D나 시설 투자 여력으로 이어진다”며 “우리나라에서 세액공제를 최대한 받아봐야 1조 원 정도에 불과한데 공장 하나 짓는 데만 30조 원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삼성이 애플처럼 주주 환원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게 과연 적절하느냐는 지적도 있다. 실제 미국 법무부는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하면서 “지난해 애플이 R&D 비용으로 299억 달러를 지출한 반면 자사주 매입에는 약 770억 달러를 썼다”고 지적했다. 전체 매출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애플 앱스토어의 비중이 올라가자 주력 상품인 아이폰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돈을 쓰기보다 주가 부양에만 돈을 써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논리다. -
코스피, 2년 3개월 만에 2800선 도전…반도체 호실적 훈풍 지속
증권 국내증시 2024.04.01 07:00:00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과 삼성전자(005930)의 1분기 잠정 실적 공개를 앞두고 이번주 코스피 지수가 2년 만에 2800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이미 2700대 중반을 횡보하는 상황에서 1분기 상장사들의 실적과 함께 국내 총선 경제 정책 공약, 외국인 매매 흐름, 미국 반도체 보조금 발표 여부, 미국 물가 동향 등이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코스피는 22일 2748.56보다 1.93포인트(0.07%) 하락한 2746.63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903.98에서 1.52포인트(0.17%) 오른 905.50에 거래를 마쳤다. 25~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 5327억 원, 1953억 원 어치를 순매도한 가운데 외국인이 1조 7284억 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470억 원, 506억 원을 사들인 가운데 개인만 1704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번주는 지난 20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 직후부터 급격히 늘어난 외국인 매수세가 증시 하락을 방어했다. 특히 AI와 반도체 관련주에 매수가 몰리면서 삼성전자가 202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8만 원대 주가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000660)도 연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며 사상 처음으로 18만 원 고지를 점령했다. 반도체 종목 뿐만 아니라 HD현대일렉트릭(267260), 효성중공업(298040) 등 전력기기주들도 AI 사용 확산에 따른 전기 사용량 증가 기대를 업고 강세를 보였다. 다만 코스피 자체는 21일 2600대에서 단숨에 2750선을 뚫은 후 추가적인 상승을 보이진 못했다. 삼성전자, 5일 1분기 실적 발표…2년 3개월 만에 코스피 2800선 회복할까 투자 전문가들은 이달 5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결과에 따라 코스피가 2800대 회복을 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밀렸다는 이유로 AI 관련주에서 소외됐다가 19일 HBM3E(5세대 HBM)에 대한 기술 검증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었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한 마디에 크게 반등하기 시작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사장도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 사업이 이미 올해 1월부터 흑자 기조에 돌아섰다”고 밝혔다. 코스피가 2800선 위에 선 것은 2022년 1월 21일 2834.29포인트가 마지막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2800대를 회복하더라도 추가적인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제 자체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태라 AI 등 일부 업종과 몇몇 기업의 실적 개선만으로는 완전한 2800대 안착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국내 증시에 영향을 끼칠 변수로는 다음달 1일 한국의 수출 지표, 5일 미국의 고용 지표,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발표 가능성 등을 꼽았다. 아울러 10일 한국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막바지에 쏟아낼 각종 경제 정책 공약도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미국 물가 불안 등은 변수…거시 경제 지표에 쏠린 눈 NH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다음주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2690~2810포인트로 제시했다. 현 주가에서 일부 상승과 하락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 셈이다. 상승 요인으로는 AI 산업 성장 기대, 한국 상장사의 1분기 실적 시즌 기대, 미국 반도체 보조금 발표를 들었고 하락 요인으로는 주가 거품 논란, 미국의 물가 불안을 꼽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관심이 물가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실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반도체의 반등을 필두로 몇 주 동안은 실적 기대가 증시의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주 추천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자동차, 금융, 지주사, 헬스케어, 로봇 등이 거론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세금을 납부하는 4월에 시중 유동성이 약화될 수 있는 데다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국과 미국, 중국의 경제 지표와 삼성전자 실적에 따라 코스피가 2800선 돌파를 시도할 수는 있지만 단기 정점을 기록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
[사설] OECD보다 높은 법인세에 징벌적 상속세, 경쟁력 가질 수 있나
오피니언 사설 2024.04.01 05:04:25한국의 법인세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훨씬 높은 데다 상속세율까지 세계 최고 수준인 상황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9일 자본시장 전문가와 가진 간담회에서 “상속세 부담 완화는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과제”라며 “정부는 합리적인 방안 마련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밸류업’ 지원을 위해 상속세 부담 완화 등 추가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제안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면서 원론적 검토 입장을 밝힌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커졌는데 상속세제는 24년째 바뀌지 않고 있다.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OECD 38개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로 높다. 더구나 최대 주주 할증까지 더하면 60%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24%로 OECD 회원국 평균(21.2%)보다 훨씬 높아 어려움이 적지 않은데 징벌적 상속세 부담마저 떠안고 있으니 우리 기업들이 수출 현장에서 ‘모래주머니’를 달고 뛰는 격이다. 반면 OECD 회원국 중 캐나다 등 14개국은 상속세가 아예 없고 상속세 원조국인 영국도 단계적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자국 기업들을 돕기 위해 법인세율을 내리고 상속세 완화 또는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기술 패권 전쟁이 가열되자 주요국들은 경제 안보를 내세워 전략산업에 막대한 보조금까지 지원하며 국가 대항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정글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남게 하려면 시대에 뒤떨어진 상속세 제도를 과감히 수술해야 한다. 상속세율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과 함께 자본이득세·유산취득세 등 합리적인 과세 제도 도입안에 대한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 ‘부자·대기업 감세’ 프레임에 갇혀 상속세 제도를 개혁하지 못한다면 가업 승계와 기업 밸류업도 어려울 뿐 아니라 기업의 위기로 일자리도 지키지 못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과도한 상속세로 세계적 기업인 가구 회사 이케아와 제약 업체 아스트라를 외국으로 내몬 후에야 상속세 제도를 폐지한 스웨덴의 실패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법인세 세율도 최소한 OECD 평균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
국민연금, 1월 국내주식 수익률 -6% [시그널]
증권 IB&Deal 2024.03.31 16:35:17올 초 코스피 시장 부진 여파로 국민연금공단의 1월 국내 주식 수익률이 -6%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3.59%로 역대 최고 수준의 기금운용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올해 첫 달은 2%에 그쳤다. 31일 국민연금의 기금공시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국내외 주식·채권과 대체투자 등 전체 기금운용 수익률은 1.09%(연환산 1.96%)로 집계됐다. 해외 주식은 5.17%, 국내 채권 1.77%, 해외 채권 4.16%, 대체투자 2.55% 등을 기록했으나 국내 주식 수익률이 -5.98%로 부진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2023년 2655.28로 마무리했지만 지난 1월31일 2497.09로 6% 정도 떨어졌다. 다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계획과 함께 2월부터는 코스피지수가 상승해 국내 주식 수익률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1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1049조 원으로 1개월 전보다 13조원 증가했다. 부문별로 보면 국내 주식 138조 원, 해외 주식 339조 원, 국내 채권 322조 원, 해외 채권 76조 원, 대체투자 170조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식·채권은 전월 대비 줄었고, 해외 주식·채권과 대체투자는 늘었다. -
수출·경상수지 회복세지만…3%대 물가·총선 청구서 등 과제 산더미
경제·금융 정책 2024.03.31 16:31:05‘경제 사령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월 6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최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살아나고 있지만 농산물 값은 폭등했고 부동산 시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지속하고 있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4월 10일)를 앞두고는 여야 모두 대규모 재정 지원과 감세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이 때문에 선거 이후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기재부에 따르면 올 들어 주요 거시경제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수출이 61.4% 폭증하면서 1~2월 누적 수출은 전년 대비 11.2% 증가한 1072억 달러를 기록했다. 1월 경상수지는 30억 5000만 달러 흑자로 2월에는 그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도 나쁘지 않다. 2월 기준 15세 이상 고용률이 61.6%로 1989년 통계 작성 이래 2월 기준 가장 높았다. 기재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2%로 지난해(1.4%)보다 높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상황이 녹록지 않다. 물가부터 문제다. 올 들어 2%대까지 내려갔던 소비자물가가 농산물 가격 폭등에 2월 3.1%로 치솟았다. 3월에도 3%를 웃돌 전망이다. 국제유가도 들썩이고 있어 기재부가 강조한 상반기 중 2%대 물가 조기 달성은 어려워졌다. 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조조정 컨트롤타워 역할도 아쉬웠다는 평가가 있다. HMM의 경우 금융 논리만 앞세운 무리한 매각을 기재부가 적절히 제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HMM 매각은 2월 최종 무산됐다. 부동산 PF는 ‘F4(Finance 4)’ 회의를 통해 총선 이후로 구조조정을 미루면서 위기설이 끊이지 않는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와 총선 민심을 고려해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덮어놓았다는 것을 시장이 다 안다”고 우려했다. 실제 기재부는 3000억 원 규모의 지역 활성화 펀드를 만들어 경기 부양에 나섰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3조 원을 들여 건설사 미분양 사업장을 사들이기로 했다. 뒤집어 보면 그만큼 건설 경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건설이 무너지면 성장률도 흔들린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건설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15.4%다. 수출과 내수 경기 괴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총선 후에는 정리해야 할 사안이 더 많다. 여야가 선거를 앞두고 경쟁적으로 쏟아낸 수십조 원 규모의 공약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관건이다. 여당이 발표한 가공식품 부가가치세 한시 인하와 저출생 관련 지출 확대 등 파급력이 큰 사안이 많다. 올해 국세 감면 예상액만 해도 77조 1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다. 상반기 인상을 틀어 막은 공공요금 역시 발등의 불이다. 새 경제팀이 강조하고 있는 역동 경제의 구체적인 그림을 내놓아야 한다는 조언이 있다. 노동과 연금·교육 같은 구조 개혁도 해결하지 못한 숙제다.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과정에서 빚어진 당정청 소통 강화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정책의 최종적인 책임과 권한이 있는 최 부총리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삼성전자 작년 주주환원율 77.6%…MS·메타 앞질렀다
산업 산업일반 2024.03.31 15:06:42지난해 삼성전자(005930)의 주주 환원율이 마이크로소프트(MS)·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들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사상 최악의 반도체 한파 속에서도 배당 규모를 유지하며 주주 환원에 힘쓴 결과다. 31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 A 증권사와 함께 삼성전자와 MS·애플·메타·엔비디아·알파벳 등의 사업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삼성전자의 주주 환원율은 77.6%로 MS(57.5%), 메타(59.5%) 등을 앞질렀다. 주주 환원율은 기업의 당기순이익에서 배당(보통주 기준)과 자사주 매입에 들어간 비용의 비중을 뜻한다. 주주 환원율이 높을수록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에서 주주들에게 되돌려준 돈이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2022년 20.4%에 불과했던 삼성전자의 주주 환원율이 상승한 것은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는 상황 속에서도 배당만큼은 흔들림 없이 유지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해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약 15조 원의 적자를 냈지만 9조 8000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을 그대로 이행했다. 삼성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동안 지급한 배당금은 29조 4000억 원으로 배당의 재원이 되는 잉여 현금 흐름(18조 8000억 원)보다 더 많다. 반면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빅테크는 모두 주주 환원율이 감소했다. 2022년 170.3%의 환원율을 기록한 엔비디아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폭증했지만 자사주 매입을 줄이면서 이 비율이 33.0%로 떨어졌다. 메타 역시 당기순이익이 늘었지만 자사주 매입이 감소해 이 기간 환원율이 115.9%에서 59.4%로 줄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애플과 같은 주요 경쟁자들이 고배당 정책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고 우리 정부도 밸류업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있어 삼성으로서도 배당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최근 주주총회에서 “어려운 경영 환경이지만 주주 중시 경영을 이어가겠다”며 2026년까지 매년 9조 8000억 원의 배당과 잉여 현금 흐름의 50% 배당을 약속했다. 문제는 삼성의 주주 환원 여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막대한 시설 투자와 연구개발(R&D)이 부담이다. 삼성은 매년 약 50조 원의 시설 투자와 30조 원의 R&D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데 지난해 같은 실적 부진이 1년만 더 이어져도 상당한 자금난을 겪을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삼성이 지난해 알짜 투자 자산인 네덜란드 ASML 지분을 매각하고 올해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약 5조 6000억 원의 배당을 받기로 결정한 것도 결국 이 같은 자금 우려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EU) 등 경쟁 국가들이 자국 반도체 기업에 수십조 원 규모의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반도체 투자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서 ‘타도 삼성’을 외치고 있는 미국 인텔이 자국 정부로부터 받아들 보조금만 200억 달러(약 27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역시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기는 하지만 규모 자체가 더 작고 회계장부 공개와 같은 각종 ‘독소 조항’까지 감안하면 결코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네덜란드는 ASML의 해외 이탈을 막기 위해 25억 유로(약 3조 7000억 원) 규모의 ‘베토벤 작전’을 최근 공개하기도 했다. 일본 또한 정부 재정을 무기로 TSMC의 공장을 유치했고 중국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의 3차 반도체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한 푼의 보조금도 받지 못하는 삼성으로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처지인 셈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천문학적 반도체 보조금은 원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고 R&D나 시설 투자 여력으로 이어진다”며 “우리나라에서 세액공제를 최대한 받아봐야 1조 원 정도에 불과한데 공장 하나 짓는 데만 30조 원이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삼성이 애플처럼 주주 환원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게 과연 적절하느냐는 지적도 있다. 실제 미국 법무부는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하면서 “지난해 애플이 R&D 비용으로 299억 달러를 지출한 반면 자사주 매입에는 약 770억 달러를 썼다”고 지적했다. 전체 매출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애플 앱스토어의 비중이 올라가자 주력 상품인 아이폰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돈을 쓰기보다 주가 부양에만 돈을 써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논리다. -
[다음주 증시 전망] 코스피 2800 조준…5일 '삼성 반도체 실적' 최대 변수
증권 정책 2024.03.30 10:00:00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과 삼성전자(005930)의 1분기 잠정 실적 공개를 빌미로 다음주 코스피지수가 2년 만에 2800선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들은 코스피가 이미 2700대 중반에서 횡보하는 상황에서 1분기 상장회사 실적 기대뿐 아니라 국내 총선 경제 정책 공약, 외국인 매매 흐름, 미국 반도체 보조금 발표 여부, 미국 물가 동향 등이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코스피는 22일 2748.56보다 1.93포인트(0.07%) 하락한 2746.63에 거래를 마감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903.98에서 1.52포인트(0.17%) 오른 905.50에 마쳤다. 25~29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1조 5327억 원, 1953억 원어치를 팔아치운 가운데 외국인이 1조 7284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지지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3470억 원, 506억 원어치를 사들인 가운데 개인만 1704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번주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 직후부터 급격히 늘어난 외국인 매수세가 지수 방어의 든든한 우군이 됐다. 특히 AI와 반도체 관련주에 매기가 몰리면서 삼성전자가 2021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8만 원대 주가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000660)도 연일 52주 신고가를 다시 쓰면서 사상 처음으로 18만 원 고지를 점령했다. 반도체주뿐 아니라 HD현대일렉트릭(267260), 효성중공업(298040) 등 전력기기주들도 AI 사용 확산에 따른 전기 사용량 증가 기대를 업고 강세를 보였다. 다만 코스피 자체는 21일 2600대에서 단숨에 2750선을 뚫었다는 부담 탓에 이번주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결과에 따라 코스피가 2800대 회복을 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밀렸다는 이유로 AI 관련주에서 소외됐다가 19일 HBM3E(5세대 HBM)에 대한 기술 검증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었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한 마디에 크게 반등하기 시작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사장도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반도체 사업이 이미 올해 1월부터 흑자 기조에 돌아섰다”고 밝히며 시장의 기대를 키웠다. 코스피가 2800선 위에 선 것은 2022년 1월 21일 2834.29포인트가 마지막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2800대를 회복하더라도 추세적인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제 자체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태라 AI 등 일부 업종과 몇몇 기업의 실적 개선만으로는 완전한 2800대 안착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국내 증시에 영향을 끼칠 변수로는 다음달 1일 한국의 수출 지표, 5일 미국의 고용지표,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 발표 가능성 등을 꼽았다. 아울러 10일 한국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막바지에 쏟아낼 각종 경제 정책 공약도 시장을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NH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다음주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를 2690~2810포인트로 제시했다. 현 주가에서 일부 상승과 하락 가능성을 모두 열어둔 셈이다. 상승 요인으로는 AI 산업 성장 기대, 한국 상장사의 1분기 실적 시즌 기대, 미국 반도체 보조금 발표를 들었고 하락 요인으로는 주가 거품 논란, 미국의 물가 불안을 꼽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관심이 물가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실적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반도체의 반등을 필두로 몇 주 동안은 실적 기대가 증시의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주 추천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자동차, 금융, 지주사, 헬스케어, 로봇 등이 거론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세금을 납부하는 4월에 시중 유동성이 약화될 수 있는 데다 금리 하락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국과 미국, 중국의 경제 지표와 삼성전자 실적에 따라 코스피가 2800선 돌파를 시도할 수는 있지만 단기 정점을 기록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
[단독] 밸류업 우수기업 '지정 감사' 면제 검토
증권 정책 2024.03.29 14:32:46금융당국이 ‘밸류업 프로그램’ 인센티브의 일환으로 회계 감사인 지정제를 완화하거나 면제해 주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우수한 기업에게는 감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 등 부담을 덜어주겠디는 취지에서다. 기업과 회계법인 간 유착을 막기 위한 ‘회계 감사인 지정제’는 상장기업이 6년간 감사인(회계법인)을 자율적으로 공개 입찰 등을 통해 선임하고 다음 3년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한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를 받도록 한 제도다. 기업들은 당국이 회계법인을 지정하면 입찰경쟁이 사라져 감사 비용이 더 비싸진다는 불만이 많았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회계업계, 상장사협의회 등이 참여하는 ‘회계 품질 개선(가칭)’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밸류업 인센티브의 일환으로 회계 감사인 지정제를 완화해주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인센티브와 관련해서는 밸류업 우수 기업에게 자체적으로 회계법인을 선임할 수 있는 기간을 기존 6년에서 더 늘려주거나 회계법인 의무지정 기간을 3년에서 축소하는 방안 등이 두루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밸류업 우수기업에 회계 감사인 지정제를 아예 면제해 줘야 한다는 파격적인 방안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다음달 2일까지 초안을 마련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평가해 밸류업 우수기업을 선정해야 하는데, 여기서 평가 기준을 어떻게 세울 것인지, 인센티브를 구체적으로 얼마나 줄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더 논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계 감사인 지정제는 지난 2017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건을 계기로, 2018년 11월 외부감사법(신외감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됐다. 하지만 감사인 지정제를 두고 회계 업계와 재계 사이에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아 왔다. 재계는 이 제도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시행되고 있고, 당국이 회계법인을 지정하게 되면 회계법인간 입찰 경쟁이 사라져 감사 비용과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는 입장이다. 실제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시간당 평균 감사보수는 2018년 7700만 원에서 2022년 1억 600만 원으로 37.7% 급증했다. 반면 회계업계는 감사의 독립성과 회계 품질 개선을 위해서는 지정제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회계업계의 한 관계자는 “감사 시장은 돈을 내고 감사를 받는 독특한 시장이다. 그런데 감사는 공익적 목적이 크다”며 “일반 용역시장과 똑같이 판단하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귀띔했다. 금융당국도 회계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선에서 기업의 자율권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오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감사인 지정회사 수는 1667개사로, 전년 1976개사 대비 15.6% 줄었다. 지정회사가 감소한 것은 2018년 신외감법 도입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021년 금감원장 재임 당시 감사인 선택권이 제한되는 문제를 거론하며 기업에 감사인 재지정 요청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TF팀은 재지정 요청권을 현행 1회에서 확대하는 방안도 인센티브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최상목 “상속세, 사회적 공감대 바탕 합리적 방안 마련”
경제·금융 정책 2024.03.29 09:22:27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합리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과제”라고 전제했지만 기업 밸류업을 위해 상속세 완화가 필요하다는 기관투자자들의 요청에 일부 긍정적인 답변을 한 만큼 앞으로 정책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시장 의견 수렴을 위해 최 부총리 주재의 기관투자자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주요 연기금(국민연금공단,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공단, 공무원연금공단)과 자산운용사·증권사·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은 증시의 저평가가 해소될 경우 기금 등의 운용 성과 개선도 기대되는 만큼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혔다. 특히 지난 14일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이 개정돼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대상회사에게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독려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고 오는 5월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는 한편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이 완료되면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도 기관투자자들은 밸류업 성공을 위해 주주환원 확대시 법인세·배당소득세 경감 방안의 조속한 구체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최근 주주환원 기업과 투자자에 법인세와 배당소득세 완화 방침을 밝혔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상속세 부담 완화 등 추가 인센티브도 지속 발굴해 줄 것을 요청했다. ISA에 대한 인센티브 확대 등 수요기반의 지속적 확충을 강조한 기관투자자들은 상법 개정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 노력도 추진해 달라고 제안했다. 최 부총리는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고, 자본시장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해 주주가치 제고와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와 수요기반 확충의 세가지 축으로 정책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며 “자본시장이 국민, 기업, 투자자간 상생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의 밸류업 우수기업 등에 대한 주식투자 확대 등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ISA를 통한 국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촉진될 수 있도록 지난 1월말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하고 비과세 한도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하는 등 제도개선 노력을 해오고 있다”며 “추가적인 제도개선도 지속적으로 검토·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또 “상속세 부담 완화에 대해서는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과제로 정부는 합리적인 방안 마련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 부총리는 자본시장 선진화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주 전문가 간담회에 이어 이날 기관투자자를 만나고 다음주 외국인투자자 간담회를 시리즈로 개최하기로 했다. -
KB증권 “한국전력, 달라진 환경의 최대 수혜자…목표가 17.4% 상향”
증권 국내증시 2024.03.29 08:22:26KB증권이 한국전력 목표 주가를 2만 3000원에서 2만 7000원으로 17.4% 상향 조정하고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전기요금 유지와 배당 확대 등 정부 정책과 낮아진 에너지 가격의 최대 수혜자라는 진단이다. 전날 한국전력 주가는 2만 2100원이다. KB증권은 한전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3조 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영업이익은 1조 8000억 원으로 흑자 전환한다는 전망이다. 지배주주 순이익도 5895억 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봤다. 한전 실적이 개선되는 건 전력 판매 마진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평균 전력 판매 단가는 지난해 말 수준으로 동결돼 전년 동기 대비 8.9% 상승했다. 반면 전력 조달 단가는 같은 기간 31.8% 하락했다. 지난 2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2분기 전기요금 조정단가를 발표하면서 1kwh당 2.5원의 인하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분기별 조정단가 상한선인 1kwh당 5원을 유지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불충분한 요금 인상으로 한전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던 만큼 국제 에너지 가격 및 물가상승률이 안정화되면서 반대로 높은 전기요금을 유지하고자 하는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 2월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가운데 상장 공기업의 경영평가에 주주환원 항목을 추가하기로 했다. 한전은 과거 적자 연속으로 배당을 하지 못했으나 올해 큰 폭으로 흑자 전환하면서 배당 재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는 평가다. -
임종윤·종훈 형제, 한미 경영권 분쟁 극적 승리…판세 가른 '소액주주 4.5%'
문화·스포츠 헬스 2024.03.29 06:00:00한미약품(128940)그룹 경영권과 한미·OCI그룹 통합을 놓고 벌인 한미 오너 일가의 분쟁이 결국 소액주주의 손에 결과가 갈렸다. 전날까지 2%포인트 차이로 열세를 보였던 창업주 고(故) 임성기 전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 측은 소액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마지막에 판을 뒤집었다.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은 “주주들이 원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며 “앞으로 하고자 하는 비전들을 정식으로 공유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약품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의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임종윤 형제 측이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을 포함해 형제 측이 주주 제안한 5명의 이사진 선임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부회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모녀 측이 제안한 신규 이사 후보 6명의 이사회 입성은 불발됐다. 이날 주총 직전까지 임종윤 형제 측은 지분 다툼에서 다소 열세였다. 전날까지 형제 측이 확보한 공개 우호 지분은 전체의 40.57%로 송 회장 모녀 측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42.66%보다 약 2%포인트 적었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회장(12.15%)의 마음을 얻으며 승기를 가져가는 듯했지만 이번 표 대결의 ‘캐스팅 보트’로 여겨졌던 국민연금(7.66%)이 모녀 측을 지지하면서 판세가 불리해졌다. 더욱이 형제 측이 양 그룹 통합에 반대하며 수원중앙지법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도 기각되며 남은 카드는 ‘소액주주 결집’밖에 없는 것처럼 보였다. 형제 측은 소액주주의 표심을 잡으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날 기준 한미사이언스의 의결권 주식은 6776만 3663주, 주총 출석 주식 수는 5962만 4506주로 전체의 88.0%에 달했다. 출석 의결권 수 대비 찬성 비율은 형제 측이 52%, 모녀 측이 48%이었다. 주총 의결에 참여한 소액주주 등의 지분 4.5%정도가 판을 가른 셈이다. 형제 측의 승리가 확인되자 현장에 참석한 소액주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소액주주 표심이 형제 측으로 기운 것은 ‘이종 간의 결합’인 OCI와의 통합에 대한 의구심, 송 회장 경영 시기에 낮아진 주가에 대한 불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임종윤 사장은 주총이 끝난 직후 기자를 만나 “한미사이언스 주주라는 원 팀은 법원도 이기고, 연금도 이기고 다 이겼다”며 “앞으로 주주들이 원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하고자 내놓은 비전들이 많이 공격 받고 실없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정식으로 공유해 가겠다”며 “자유롭게 일하고 배우는 회사, ESG에 부합하고 밸류업이 성립되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표 대결을 펼친 송 회장과 임 부회장에 대해서는 “어머니와 여동생은 이번 계기로 실망하셨겠지만 같이 가기로 했고 회사가 여러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나간 분들이 다시 오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임종훈 전 한미정밀화학 사장도 “앞으로 저희 가족들이 다 같이 얘기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 것”이라며 “회사 발전에 대해서 집중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커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형제 측이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OCI그룹과의 통합은 무산됐다. 대신 형제 측이 제시한 한미그룹 청사진이 그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종윤 전 사장은 한미약품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5년 안에 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한미약품을 글로벌 제약사로 키울 계획이다. 투자 유치금으로 위탁개발(CDO), 임상대행(CRO) 등을 강화해 순이익 1조 원 달성과 시가총액을 50조 원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한미약품의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100개 이상 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나서 장기적으로는 한미그룹을 시가총액 200조 원 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그림이다. 당초 이날 주총은 오전 9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의결권 있는 주식 수를 확인하는 과정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며 개회가 세 시간 반가량 지연됐다. 표결까지는 약 6시간이 걸렸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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