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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약진..TSMC와 격차 좁혔다

5G 스마트폰 시장 확대 등 수혜

2분기 점유율 18.8%로 2.9%P↑

TSMC는 화웨이 제재로 타격

中 SMIC따라 '양강' 흔들릴수도





오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부문 1위를 목표로 한 삼성전자(005930)의 ‘반도체 비전 2030’ 달성 움직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고객사를 확보해 올 2·4분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대만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는 데 성공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화웨이 제재 변수가 TSMC와 삼성전자 중심의 파운드리 시장 구도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2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4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8.8%로 전 분기 대비 2.9%포인트 상승했다. 2·4분기 파운드리 부문 매출도 36억7,800만달러로 전 분기(29억9,600만달러)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글로벌 1위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점유율은 전 분기 대비 2.6%포인트 하락한 51.5%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매출 또한 101억500만달러로 전 분기(102억달러)보다 뒷걸음질 쳤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 상승 배경으로는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시장 확대가 첫손에 꼽힌다. 현재 5나노미터 이하 파운드리 공정은 삼성전자와 TSMC만 가동 중이며 퀄컴 등 주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설계 업체들의 주문이 꾸준하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최대 고객이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라는 점에서 ‘갤럭시노트20’에 탑재될 ‘엑시노스’와 같은 AP를 비롯해 이미지센서(CIS),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물량도 2·4분기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TSMC는 애플·퀄컴·엔비디아·AMD·미디어텍 등 주요 반도체 업체를 고객군으로 확보 중이지만 화웨이 물량 감소가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화웨이는 TSMC 전체 매출의 14%를 차지하는 주요 고객이지만 미국의 제재 강화로 올 4·4분기부터는 양측의 거래가 끊길 것으로 전망된다. 류더인 TSMC 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화웨이와 거래가 끊기는 것을 원하지는 않지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화웨이를 대체할 고객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TSMC의 점유율 하락 추이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의결한 경영위원회 안건 8건 중 3건이 파운드리 관련 안건일 정도로 관련 시장 장악에 고삐를 죄고 있다. 2월 극자외선(EUV) 전용 화성 파운드리 라인 가동 계획을 밝힌 데 이어 지난달에는 10조원 규모의 평택 파운드리 라인 건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고객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TSMC는 2022년 3나노 공정 가동에 나설 계획이며 삼성전자 또한 기술력에서는 TSMC에 뒤지지 않는다는 입장인 만큼 비슷한 시기에 3나노 공정 가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 전략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으로 분류되는 SMIC는 올해 설비투자에 43억달러를 집행하겠다고 밝히는 등 기술력 향상에 적극적이다. SMIC는 현재 14나노 중심의 파운드리 공정을 올해 말까지 7나노로 업그레이드해 중국 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고객사 수요를 대거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TSMC와의 거래 단절을 주요 내용으로 한 미국의 화웨이 제재안이 여타 중국 업체로 확대 적용될 수 있는 만큼 SMIC 육성을 통한 ‘파운드리 자립’이 필수다. SMIC의 2·4분기 시장 점유율은 전 분기 대비 0.3%포인트 상승한 4.8%를 기록하는 등 자국 기업 지원을 등에 업고 상승 추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기술력에서는 TSMC와 차이가 없지만 운영 노하우와 고객사와의 관계 등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중국의 파운드리 자립 움직임이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보다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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