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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74세·189cm·110kg 트럼프, 코로나19 잘 이겨낼까…

고령에 비만형일 수록 위험도 커져

사망률 4%..비만환자 5~6%로 상승

항체 치료와 렘데시비르 복합처방

무증상 확진에 집중치료 도움될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저녁(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에 있는 군 병원인 월터리드메디컬센터 마당에 착륙한 전용 헬리콥터(마린 원)에서 내리고 있다. /월터 리드 군병원 EPA 연합뉴스




지난 2일 0시54분(현지시간) 트윗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사실을 알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 74세의 고령으로 체중이 110㎏(키 189.3cm)으로 다소 비만형이라는 점이 변수로 꼽히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75세 감염자의 사망 확률은 4.2%이고 85세는 14%로 보고 있으나 비만형의 경우 사망확률이 40~50%가량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의 세계 평균 치사율은 3.0%(미국은 2.95%)로 3개월 전의 4.5%에서는 다소 낮아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3살 위인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훨씬 건강하다고 주장해 왔는데 평소 바이든과 달리 생활백신으로 꼽히는 마스크를 잘 쓰지 않은 대가를 이번에 톡톡히 치르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저녁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에 있는 군 병원인 월터리드메디컬센터로 이동해 며칠간 치료 받으며 업무를 보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사전예고 없이 이 군병원을 찾아 건강검진을 받은 적도 있다. 그는 헬기를 타고 군 병원으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 앞에 감색 양복에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검은색 마스크를 쓴채 나타나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는 병원행 직전 서있는 자세로 영상을 찍어 트윗에 올리며 “엄청난 지지에 대해 모든 이에게 감사하다. 나와 멜라니아는 월터리드병원으로 가는데 매우 좋다”고 말했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는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피로감이 남아 있지만 양호한 상태이다.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는 가벼운 기침과 두통만이 있지만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중증을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로 리제네론사의 항체 약물 8g을 비롯해 아연·비타민 D·아스피린·파모티딘·멜라토닌을 복용했다고 밝혔다. 이 중 생명공학 개발사인 리제네론사의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ies) 약물은 코로나19 초기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현재 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릴리를 통해 임상3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알렉스 아자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일라이릴리의 임원 출신이고 레너드 쉴라이퍼 리제네론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골프클럽 회원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특히 의료진은 리제네론이 개발 중인 항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도 관심을 많이 보였던 코로나19에서 회복한 환자의 항체를 혼합하는 ‘칵테일’ 요법을 사용했다. 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spike·돌기)에 달라붙어 건강한 세포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것을 막아내는 역할을 한다.

아연과 비타민D의 경우 면역력 강화를 돕고, 멜라토닌은 신체 리듬 조절에 도움을 주며, 파모티딘은 위궤양 치료제로 코로나19 치료법 중 하나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아스피린은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심장마비 위험을 줄이기 위해 매일 복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 병원에 입원한 뒤에는 항체약물과 함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도 같이 투약받고 있다고 주치의가 밝혔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는 지난 5월 코로나19 중증 치료제로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긴급사용을 승인받았다. 콘리 주치의는 “대통령은 어떤 산소공급도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전문가들과 상의해 렘데시비르 치료를 시작하기로 선택했다”면서 “1회분(도즈) 접종을 마치고 편안히 쉬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치의의 처방 내용을 설명하는 백악관 자료. /백악관 대변인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캡처. /고광본 선임기자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당국자를 인용해 대통령의 상태가 나빠졌고 미열과 기침, 코막힘 증상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판정 이틀 전 미네소타주 유세를 끝낸 뒤 비행기에서 잠이 들었고 확진 전날 밤 모금 행사에서 무기력해 보였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해 증상이 일부 나타난 뒤 확진 판정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매일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특별한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상대적으로 심각한 상태로 악화할 가능성은 줄어들 수 있다. 코로나 19 확진자 중에서는 서너 명 중 한 명 꼴로 발열·오한·기침·호흡곤란·두통·후각과 미각 상실·인후염·코막힘과 콧물·설사 등의 증상을 느끼지 못한 채 감염 판정을 받는다. 무증상 상태에서 타인을 감염시킬 우려가 있는 게 문제이나 정작 자신은 증상이 나타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각한 상태가 될 확률은 낮아진다.



가디언지는 지난 1일 호주 자료를 인용해 코로나19에 걸린 74세의 사망 확률은 5~12%이나 비만이라면 위험도가 40%가량 높아진다고 보도했다. 이후 CDC 자료를 인용해 75세 감염자의 사망 확률은 4.2%이고 85세는 14%라고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처럼 체질량 지수가 30.4로 비만형일 경우 사망 확률이 50%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공항에 착륙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AFP=연합뉴스


CDC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증상이 2일에서 14일 뒤 나타나게 되는데 고령자나 심장, 폐 질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다. 완치되더라도 증상 정도와 상관없이 만성피로·두통·미열·가슴통증이 발생할 수 있고, 50세 이상은 47%(18~34세는 26%)가 후유증을 겪는 등 연령대가 높을 수록 후유증을 겪는 비율도 증가했다. 중증환자의 경우 30%가량은 회복 후에도 폐색전증이나 폐 혈전증 등의 증세를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치료법과 관련, 주치의는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썼는지에 관해 함구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이 약을 ‘신의 선물’이라고 표현한 뒤 예방약으로 직접 복용하고 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심지어 이 약의 효과가 확인되지 않고 오히려 부작용 위험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며 식품의약국(FDA)이 긴급사용을 취소한 뒤에도 “의사들이 좋다고 한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실제 미국 의사들 중에서는 여전히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신봉하는 이들이 심심찮게 있다.

지난 4월에는 코로나19 환자에게 자외선이나 강력한 햇볕을 쬐게 하고 살균제를 주입하는 것을 검토해 보라고 했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당시 적잖은 사람들이 살균체를 마셨다가 일부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미국인이 20만명 이상 사망했지만 위험성을 낮게 보며 방역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여러 차례 도마에 올랐다.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감기의 일종”이라거나 “미국에서는 매해 독감으로 몇만 명이 죽는다”라고 말하곤 했다. 지난달 13일에는 네바다주 헨더슨시의 중장비 제조사 창고 안에서 수천 명이 참석한 유세를 하기도 했다. 그는 보건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공식석상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유세장의 지지자들에게도 마스크를 권하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열린 대선후보 첫 TV토론에서 마스크를 잘 쓰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볼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0피트(약 61m) 떨어진 곳에서 말을 하고 있을 수도 있는데 내가 본 것 중 가장 큰 마스크와 함께 나타난다”고 조롱조로 말하기도 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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