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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출범 후 종부세 2.5배 늘었다

매년 1조씩 증가...올 4.3조로 사상 최대

주택분 15만명 첫 고지서 받아들어

납부 대상 40만→74만명 2배 육박

내년 세율 6%까지 올라 반발 클 듯

11년전 과세표준…기준 상향해야 목소리

24일 서울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올해 종합부동산세 대상자가 74만 4,000명, 고지 세액은 4조 2,687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증세’는 없다고 강조하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 만에 종부세는 2.5배나 늘었다.

25일 국세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0년도 종부세 고지 내용’을 발표했다. 올해 종부세 납부 인원은 지난해보다 25%(14만 9,000명), 세액은 27.5%(9,216억원) 증가했다. 이 중 주택분은 66만 7,000명에게 1조 8,184억 원이 고지됐다. 대상자는 전년 대비 14만 7,000명(28.3%) 늘었고 세액은 5,450억 원(42.9%) 불어났다.

올해 종부세 대상자와 세액이 껑충 뛴 배경은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85%→90%)이다. 내년에도 공시가 현실화에 더해 세율 인상까지 예정돼 있어 종부세는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합산 배제 신고 등으로 고지 세액 대비 약 10% 감소되는 점을 감안하면 2020년 최종 결정 세액은 약 3조 8,000억 원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종부세 대상자 및 고지 세액은 지난 2017년 40만 명, 1조 7,181억 원에서 매년 1조 원가량씩 증가하고 있다. 과거 종부세가 다주택자와 서울 강남 부자들에게만 해당됐다면 올해부터는 종로·마포·성동 등 서울 전역 1주택자와 지방으로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특히 고지액이 지역을 가릴 것 없이 2배씩 뛰면서 납세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가 사실상 ‘부동산 증세’를 밀어붙인다는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정부 정책 실패로 집값이 급등해 서울 전역이 종부세 사정권에 들었다는 불만과 함께 시가 상승을 고려해 기본 공제액을 현행 9억 원에서 상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종부세는 1세대 1주택자에게는 9억 원을, 배우자 또는 가족과 공동 소유 시 6억 원씩을 공제해 준다. 지난달 기준 서울 중위 매매가격이 9억원 가량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11년 전 설정한 과세표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투기 목적이 없는 1주택자에게까지 부담을 지우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현재 국회에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주택분 종부세 공제액을 상향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주택 가격 상승률을 감안해 주택에 대한 과세표준 공제금액을 현행 6억 원에서 9억 원(1가구 1주택자는 12억 원)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검토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시장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시장 불안정성을 가중할 여지가 있다고 보면서도 2008년 이후 주택 가격 상승을 반영한 공제액 현실화와 세 부담 완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서울 내 대부분의 주택이 종부세 대상에 해당한다”며 “종부세로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논리가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경기를 살리기보다 부동산으로 세금을 더 걷겠다는 것이 거시 경제정책으로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내년부터는 최고세율이 6%까지 올라가고 공시 가격 현실화와 공정시장가액 비율 상향(90%→95%)까지 가중돼 급격히 종부세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부세는 다음 달 15일까지 납부해야 한다. 납부기한을 넘기면 3% 가산금이 부과된다. 세액이 25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6개월까지 분납이 가능하다. 현재 1주택자는 연령과 주택 보유기간에 따라 최대 70%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일례로 공시 가격 38억 4,000만 원 주택을 보유했을 때 5년 미만 보유한 50세 A는 세액공제가 한 푼도 없어 2,058만 4,000원을 내야하는 반면, 15년 이상 갖고 있는 86세 B는 70% 공제를 받아 704만 8,000원으로 줄어든다. 다만 공동명의로 1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 같은 고령자 및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세종=황정원·박효정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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