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사와 손잡고 유통·판매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따라 진단과 검사도 일상화하면서 다양한 진단키트 제조사들에 대형 제약사가 동업을 제안하는 것이다. 규모가 큰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유통망과 마케팅 역량을 제공하고 기술력을 갖춘 진단키트 제조사는 빠르게 시장 공략을 하는 '윈윈 전략'인 셈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 피에이치씨(PHC)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해외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한미약품은 PHC가 개발한 타액 자가진단키트를 비롯한 코로나19 신속항원키트 2종과 중화항체키트 1종(혈액) 등 총 3종 키트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다. 제품 기획과 영업부터 마케팅과 수출 대상 국가에서 제품 인허가도 지원한다. 한미약품은 특히 타액 진단키트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시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해 5월 국내 최대 진단키트 제조사인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협력해 자체 브랜드로 자가진단키트를 출시한 바 있다. 기존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과 동일한 진단 키트로 제품명만 달리해서 한미약품 유통망의 강점을 활용하는 계약이었다.
셀트리온은 휴마시스와 공동 개발한 ‘디아트러스트 코로나19 항원 홈 테스트’를 판매하며 실적 개선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셀트리온USA를 통해 미국에 수출하는 신속진단키트만 4600억 원 규모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1조 8908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래피젠도 일동제약, 경남제약과 공급계약을 맺웠다. 지난 2월 일동제약은 래피젠의 전문가용 코로나19 항원검사키트를 전국 병의원에 유통하기로 했다. 경남제약도 자체 약국 영업망을 활용해 래피젠의 자가진단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피씨엘은 동아에스티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해외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동아에스티의 해외 유통망을 활용한 판매 전략이다. 나아가
휴온스와 대웅제약은 체외진단 전문 바이오벤처 켈스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공급하고 있다. 휴온스는 켈스의 전문가용 코로나19 신속항원진단키트를 호흡기 전담 클리닉과 병의원에 판매 중이다. 대웅제약은 전문가용 신속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맺고 상반기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앞서 대웅제약은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와 코로나19 유전자증폭진단(PCR) 진단키트 6종에 대해 해외 판매 계약을 맺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진단키트 제조사와 제약사의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영업망 없이 기술 개발만 한 중소 제조사나 바이오벤처의 경우 판매처를 확보한 대형 제약·바이오 기업과의 협력으로 발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제약사 입장에서도 매출 규모를 키우고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진단키트 사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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