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005940) PE본부가 신발 제조업이 주력인 화승그룹에 3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화승 산하의 베트남 공장 증설과 나이키 제품의 위탁생산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PE본부는 최근 'NH-오퍼스 기업구조 혁신펀드'를 통해 300억 원을 대영섬유의 신주에 투자하기로 하고 출자자(LP)를 대상으로 캐피탈 콜(Capital call)을 진행했다. 대영섬유는 1997년 설립된 섬유 제조업체로 2019년 화승그룹이 인수해 화승엔터프라이즈(241590)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화승그룹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OEM(주문자상표 부착 생산) 사업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대영섬유를 품었다.
앞서 NH투자증권 PE본부는 2020년 2월 'NH 뉴그로쓰 펀드'로 화승엔터프라이즈에 500억 원을 투자한 바 있어 이번 증자로 화승과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강화하게 됐다. 아디다스 신발 등의 OEM을 맡고 있는 화승엔터프라이즈도 NH PE의 증자에 맞춰 대영섬유에 4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화승과 NH PE가 대영섬유의 증자에 나선 것은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에서 신발과 스포츠 의류 판매 등이 급성장하자 베트남 공장의 증설을 겨냥한 것이다. 대영섬유는 세계 최대 스포츠화 브랜드인 나이키의 모자와 양말 등을 생산 중인데 화승측의 신발 제조 노하우를 전수 받으면 고부가 제품인 나이키 운동화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NH PE도 대영섬유에 대한 투자가 주춤하던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실적 개선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승엔터프라이즈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연결 기준)은 96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3억 원으로 감소해 대영섬유의 고부가 제품 수주 확대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승엔터프라이즈는 대영섬유 인수 후 기존 고객인 아디다스 외에도 나이키 등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했다"며 “베트남 공장 증설로 나이키 제품의 위탁생산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NH투자증권 PE본부는 대영섬유에 대한 투자로 NH-오퍼스 기업구조 혁신펀드의 자금을 대부분 소진했다. NH PE와 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가 3061억 원 규모로 결성한 펀드는 한진중공업과 신한중공업 등에도 투자한 바 있다. NH PE는 1340억 원 규모의 3호 펀드 결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