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앞으로 10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자해 구글의 인공지능컴퓨터 ‘알파고’보다 130배이상 빠른 국산 슈퍼컴퓨터를 개발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 같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초고성능컴퓨팅(HPC) 사업단’을 만들어 올해부터 2025년까지 매년 100억원 안팎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1페타플롭(PF, 1PF=부동 소수점 연산을 초당 1,000조번 할 수 있는 처리속도) 이상급 슈퍼컴을 만드는 1단계 사업과 2021년부터 2025년까지 30PF이상급 슈퍼컴을 만드는 2단계 사업으로 추진된다. 알파고의 연산처리속도가 0.22PF수준으로 알려진 것을 감안하면 향후 5년내 이보다 약 4배 이상, 10년내에 130배 이상 빠른 국산 슈퍼컴이 개발되는 것이다. 이 같은 목표로 개발된 슈퍼컴은 앞으로 핵융합에너지 개발, 기상예측, 자연 재난 예보와 환경예보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 쓰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또한 해양예보, 산사태 및 산불 예측과 같은 재난 및 환경예보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또한 자동차충돌실험과 같은 민간기업들의 수요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는 약 1조3,000억원 가량을 들여 슈퍼컴 개발을 추진했고, 중국에서도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슈퍼컴 사업이 추진돼 왔다”며 “우리나라에선 상대적으로 슈퍼컴 시장수요가 미미해 일본, 중국만큼 막대한 돈을 투자하기는 힘들지만 제한된 예산을 최대한 활용해 이번에 국책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슈퍼컴의 우리나라 내수규모는 2,600억원 정도에 강대국들처럼 예산을 투입할 경우 적자를 낼 수밖에 없다. 반면 일본, 중국 등에선 조원 단위로 예산을 들여 슈퍼컴을 만들어도 이를 사겠다는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이 많아 정부가 투자비 이상을 회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에선 국내에서 개발된 슈퍼컴은 2012년 완성된 ‘천둥’(이재진 서울대 교수팀), 2014년 완성된 ‘바람’(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2015년 완성된 ‘마하’(한국전자통신연구원, 미국 아프로)정도인데 각각 처리속도는 1PF의 약 5~10%에 불과했다. 또한 이들 사업에는 각각 적게는 약 20억원에서 많게는 283억원이 투입됐지만 이들 프로젝트를 서로 연결하고 일괄성 있게 장기개발을 이끌 주체가 없어 단발성으로 그쳤다.
이에 따라 미래부는 슈퍼컴 개발사업을 장기간 일관성 있게 이끌 사령탑 조직인 ‘초고성능컴퓨팅(HPC) 사업단’을 법인형태로 설립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단은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형태로 구성되는 데 오는 공모를 거쳐 발족될 예정이다. 공모 공고는 이달중 한국연구재단 인터넷홈페이지에 게재된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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