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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퍼펙트스톰 온다]인공위성 기술 괜찮다지만 로켓은 아직 걸음마 단계

(3)우리 우주항공산업 수준은

우주경쟁력평가 세계 8위

예산·인력 투자 서둘러야

국내 최초의 정지궤도위성인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의 후속 위성으로 개발되고 있는 정지궤도복합위성 천리안 2A호의 입체도.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중형위성 입체도.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상상한 달 탐사도. 착륙선(오른쪽), 달 탐사 차량인 로버(왼쪽)를 비롯해 우주에 궤도선이 운행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 인공위성, 달 탐사에 쓰이는 우주 기술은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총체로 불리지만 전자·반도체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갖춘 우리나라의 우주기술 역사는 짧다. 1996년 국가우주개발계획인 ‘우주중장기기본계획’을 처음 수립했고 1999년 항공우주산업개발기본계획을 수립해 비로소 체계화된 형태의 지원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 산업체와의 공동 개발로 국내 최초 다목적실용위성 1호가 추진, 1999년 12월 발사됐다. 1957년 옛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한 때로부터 40여년이 지난 뒤다.

우리나라는 세계 각국의 우주개발 능력을 평가하는 푸트론(Futron)사의 우주경쟁력평가에서 8위를 차지했다. 경쟁력은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 러시아, 중국, 일본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는 인공위성 기술은 괜찮은 편이지만 로켓은 이제서야 한창 독자개발에 나서는 단계다.

예산과 연구인력 규모에서는 중국과 더욱 차이가 크다. 2014년 기준 민수·군수 분야에서 한 해 동안 347억달러가 투자된 미국을 제외하더라도 중국은 45억6,900만달러가 한 해 우주기술 예산으로 쓰였다. 같은 해 우리나라의 예산은 4억5,900만달러로 10분의1 수준이다. 우주 개발 인력 규모에서도 우리나라는 기업체의 우주기기제작 분야와 과학연구 분야 인력을 모두 합해 1,220명 수준에 그친다. 중국은 연구개발 인력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대략 10만명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학계의 한 전문가는 “예산에서의 10배 차이는 중국과 비교해 뛰어넘을 수 없는 차이를 만들 수 있다”며 “예산 투자 자체가 관심을 보여주는데 우주 분야에 계속 무관심하게 간다면 우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기회조차 없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우주 기술을 주도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19년 발사 예정인 다목적 실용위성 6호에서 국내 민간기업과 협력해 순수 우리 기술로 만든 영상레이더(SAR)를 탑재하기로 했다. 차세대 중형기술로는 지상 관측 중형위성의 경우 1호기는 항우연이 산업체와 공동 개발하며 위성개발 경험과 이후 시스템·본체·탑재체 개발 기술 등을 산업체에 이전할 계획이다. 이후 2호기부터는 국내 산업체가 전담 개발한다. 또 2020년까지 달 궤도선과 착륙선을 개발, 한국형 발사체로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우주 로켓에 들어가는 부품은 엔진과 유도 제어, 구조 경량화, 전자, 지상 발사대 시스템 등에 쓰이는 것만 15만개에 달한다.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무궁무진할 것은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항우연은 위성의 핵심 부품 국산화 등 탑재체 원천 기술 확보를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최기혁 항우연 달탐사연구단장은 “달 탐사는 전자통신·에너지·소재 등 과학기술 전분야의 기술력이 필요하다”며 “출연(연) 및 유관 대학들과 협력해 관련 기술을 개발했고 탑재체로 편광카페라, 달 자기장 측정기, 감마선 분광기를 선정해 시험용 달 탐사선의 임무를 확정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기술적 잠재력이 있어 추격자에 머무르기보다는 충분히 투자해 원천 기술을 확보, 우주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기존의 판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성 논리보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화성도 가고 달도 가는 데 들어가는 부품을 비롯해 커뮤니케이션에 들어가는 장비들은 모두 ICT”라며 “지상에서 우리나라가 가진 반도체, 정보기술(IT) 부분의 경쟁력을 우주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특히 “반도체의 메모리 집적도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이 반도체를 가지고 우주 기술에 활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게임 체인저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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