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새 차 구매 후 1년 뒤에 헌 차를 새 차로 바꿔주는 새로운 할부 제도를 도입했다.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현대차 판매량이 급감하자 판매 촉진 대책을 서둘러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5월 중 그랜저를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1년 뒤 차량을 교환해주는 ‘스마트 익스체인지’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중 그랜저HG 차량을 구입하는 고객은 1년 동안 차를 타다가 내년에 출시되는 그랜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과 교환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신차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중고차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단기간에 차량을 교체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5월 한 달 동안 제도를 시범 운영한 뒤 확대 적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클럽’ 프로그램을 통해 1년마다 한 번씩 최신형 스마트폰으로 기기 변경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처럼 현대차도 일종의 ‘차변(차량변경)’ 시스템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번 할부 프로그램에 따라 그랜저를 구매하는 고객이 앞으로 1년 동안 부담해야 할 금액은 733만원이다. 그랜저(HG 2.4 모던 기준) 신차 가격인 2,933만원의 20%인 587만원을 선수금으로 내고 나머지 차량 원금(2,346만원)에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적용한 대금인 월 65만2,000원을 12개월 동안 내는 조건이다.
이 고객이 내년에 이 차를 현대차에 되돌려줄 때는 ‘중고차 가격보장 프로그램’에 따라 신차 가격의 최대 75%인 2,200만원을 보장 받는다. 하지만 아직 갚지 못한 할부 24개월 어치가 남았으므로 이를 제하면 636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결과적으로 고객이 쓴 돈은 선수금(587만원)과 12개월치 할부금(782만원)을 더해 1,369만원이지만 여기서 636만원을 돌려받으므로 최종 소비액은 733만원이 되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이달 그랜저를 산 고객은 내년 신형 차량을 살 때도 무이자할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복잡한 할부 대신 한 번에 733만원을 내고 1년 동안 그랜저를 타는 프로그램도 있다. 다만 이때는 이자의 기회비용을 감안해 내년 신형 그랜저 구매 때 50만원을 추가 지원 받는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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