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주 없는 지루한 박스권 장세에서 ‘슈퍼 개미’들은 어떤 투자를 할까.
서울경제신문은 8일 독특한 투자전략과 승부수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김봉수 KAIST 교수, 남석관 베스트인컴 대표,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에게 2·4분기 투자 유망업종과 투자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슈퍼개미 3인방은 의류주·인공지능·배당투자를 화두로 제시했다.
지난해 상반기 5~6개 중소형 종목에 5% 이상의 지분을 투자해 화제가 됐던 김 교수는 ‘의류’ 관련 종목을 유망 업종으로 꼽았다. 김 교수는 “내수 경기가 점차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의식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게 좋다”며 “식음료나 부동산은 많이 올랐지만 의류나 섬유는 여전히 침체기인 만큼 의류 쪽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김 교수가 사들인 종목이 상승하면 김 교수의 이름 이니셜을 따 ‘KBS효과’라는 말도 나온다.
3년 누적 2,500%의 놀라운 수익률을 올린 남 대표는 신성장업종을 추천했다. 다만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업종보다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창 진행 중인 ‘4차 산업혁명’에 주목 받을 업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 대표는 “단기 트렌드보다 중장기 성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주목을 받을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다만 남 대표는 “미국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 덕분에 최근 주가가 급등한 전기차 관련주들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농부’로 알려진 박 대표는 저금리 시대에 상대적으로 강력한 투자 메리트를 제공하는 배당주에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정부의 배당유도 정책으로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들이 19조원이 넘는 돈을 배당해 시가배당률이 1.74%로 1년 만기 국고채수익률(1.70%)을 넘어선 데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기업이 성과를 공유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지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며 “배당은 기업이 성과를 공정하게 공유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지난해 지분을 매입한 기업 중 대동공업(000490)·삼천리자전거(024950)·이글루시큐리티(067920) 등은 모두 올해 초 배당을 실시했다.
하지만 정보의 비대칭에 노출돼 있는 개미투자자들은 이 같은 전통적인 투자방식보다 유행을 타는 투자전략에 유혹을 느끼기도 하고 인내심을 잃어 손실을 보기도 한다. 슈퍼개미들이 개미들에게 전하는 조언은 한결같았다. “유행을 타고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에는 절대 투자하지 말라”는 것. 남 대표는 “코스닥 시장에서 바이오·가상현실 등 신기술과 관련된 종목은 한 번 호재가 나온 뒤 다음 호재가 나오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한 번 주가가 오르면 그 이상으로 오르기 힘들다”며 “개인투자자는 주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행태를 보며 추격 매수하는 방식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재 주목받는 업종에는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바이오·정보기술(IT) 관련 기업들이 기술을 개발했다거나 수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나오면 주가가 과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며 “회사의 현재 사업과 수익 구조를 자신이 100% 이해할 수 있는 기업에만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 역시 “코스닥 시장은 거래소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3~4년 정도의 중장기적 시간을 두고 투자해야 경쟁력 있는 기업을 찾을 수 있다”며 “단기 실적보다 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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