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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럼 2016]"젊은층 창업 열정·기업가정신이 'AI·로봇 통한 산업혁신' 선도"

<세션4> AI와 로봇이 산업·금융혁명 이끈다

로봇, 빅데이터 활용 학습지능까지 갖춰 인간과 공존할 것

로보어드바이저 이미 상용화...금융사 변화 적응못하면 도태

서울포럼2016 둘째 날인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세션4 드론&로보어드바이저에서 슝이팡 이항 공동창업자가 강연하고 있다./송은석기자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이끄는 경제·산업구조의 혁명적 변화(4차 산업혁명)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로봇이 돈을 굴리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지난해부터 국내 시장에 출시돼 일부 상품은 수익률 20%에 육박하는 양호한 실적을 냈고 미국의 유통업체인 아마존은 지난 2013년부터 ‘프라임 에어’ 프로젝트를 추진해 드론으로 상품을 고객에 배송하는 기술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앞두고 있다.

‘AI와 로봇이 산업·금융 혁명 이끈다’를 주제로 진행된 ‘서울포럼 2016’ 제4세션에 참석한 강연자들은 눈앞에 다가온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해 생생한 분석을 쏟아냈다. 강연자로 나선 슝이팡 이항 공동창업자와 홍세화 바이로봇 공동창업자, 김승종 쿼터백테크놀로지스 대표이사는 모두 AI와 로봇을 실제 비즈니스에 접목한 창업자여서 청중들의 더욱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먼저 슝이팡은 장난감 정도로 취급되던 드론을 비즈니스 영역으로 끌어들여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드론 회사인 이항을 설립한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미국 듀크대에 재학하던 시절 소셜데이팅앱(스마트폰을 통해 데이트 상대를 찾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없는 창업과 실패를 거듭했다. 그는 “학생 때는 스스로를 ‘실패한 기업가’라고 부를 정도로 수없이 많은 실패를 경험했지만 스마트폰으로 조종하는 드론을 발견한 뒤 여기에 미래가 있다는 확신을 받았다”며 “하늘을 나는 ‘드론 택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게 이항의 최종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AI와 로봇을 통한 혁신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그는 “지금 중국 대학생들의 꿈은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대기업 취업이 아니라 창업”이라며 “중국에는 성공을 꿈꾸며 자정까지 일하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드론과 같은 신기술 분야를 중국이 장악한 배경에는 젊은이들의 높은 교육 수준과 열정이 있다는 게 슝이팡의 설명이다.

홍세화 바이로봇 공동창업자가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6의 4번째 세션에서 강연하고 있다./이호재기자.


홍세화 바이로봇 창업자 겸 전략담당이사는 로봇이 빅데이터와 융합해 지금까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로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로봇은 제한된 공간에서 정해진 일만 반복하는 수준이었지만 앞으로는 빅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지능’을 갖춰 인간과 공존하는 단계까지 올라설 수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2014년 공개한 ‘페퍼’ 로봇이 대표적인 사례다. 페퍼에는 카메라와 센서가 탑재돼 있어 사람의 감정을 읽는 능력을 갖췄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얼굴 근육 움직임을 분석해 “현재 즐거움 지수가 50점 정도이다”고 분석하는 식이다. 홍 이사는 “기존에는 인간의 영역과 로봇의 영역이 분리돼 있었지만 앞으로는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영역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강연에 나선 김승종 대표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전통적 자산관리 서비스는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간의 감(感)에 의존해 고객들의 자산을 굴리는 증권사나 은행들은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승종 쿼터백테크놀로지스 대표가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6’의 네 번째 세션에서 강연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실제로 글로벌 금융사들은 앞다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지난해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인 ‘퓨처 어드바이저’를 매입했고 메릴린치는 로보어드바이저 프로그램을 통해 25만달러 이하 고객들의 자산을 운용할 계획이다.

투자 환경의 근본적 변화도 예상된다. 현재 투자은행들은 최소 투자금액을 설정해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자산운용서비스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 명의 직원이 여러 명의 고객을 관리하기 어려운 탓이다. 하지만 로봇에는 이런 한계가 없다. 김 대표는 “앞으로는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 대상에서 제외됐던 대중 투자자에게도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 입장에서는 투자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금융사 입장에서는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윈윈’이 이뤄지는 셈이다.

강연 이후 이어진 대담에서도 뜨거운 토론이 이어졌다. 홍 이사는 “정부의 규제가 너무 많아 한국의 드론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드론이 완전히 성숙한 상태가 아니고 위험할 수 있어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적정 수준의 규제와 함께 한국산 드론이 세계 1위를 차지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일범·김지영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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