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플랫폼 사업자’로 변신을 선언한 신한카드가 이번에 비회원을 카드 이용자로 끌어들이는 성장 전략을 내놓았다. 회원이 아닌 일반 고객이 모바일용 앱을 설치하면 무기명 선불카드를 모바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어서 청소년·대학생 등에게 확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고객을 구분하지 않겠다(Borderless)’는 위성호(사진) 사장의 새로운 실험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26일부터 무기명 선불카드 ‘판(FAN)충전카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신한카드를 소지하지 않은 비고객들도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용 앱을 깔면 무기명 선불카드가 자동으로 생성되고 이 카드를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충전은 신한카드 회원에게서 50만원 한도 내에서 카드 간편결제 방식으로 송금 받거나 자가 입금할 수 있다. 자가 입금을 하려면 본인 인증을 거치고 계좌를 입력한 뒤 보낼 수 있다.
신한카드는 ‘FAN충전카드’가 비회원을 비즈니스 영역에 끌어들인다는 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익숙하지만 신용카드를 보유하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활용성이 높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현금 대신 신한카드의 ‘FAN충전카드’로 송금하면 청소년들은 음악·게임 등 다양한 모바일유료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 각종 모임 등에서 대표자가 결제한 금액을 회원들이 추후 정산해 소액씩 나눠내야 할 때에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번 FAN충전카드 서비스는 고객의 범위를 기존 카드회원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신한카드의 모바일용 플랫폼 FAN의 경쟁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는 최근 이 같은 모바일플랫폼을 강화하며 플랫폼사업자로 비상(飛上)을 꿈꾸고 있다. 이는 단순히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등 각종 간편결제 채널에 맞서 결제시장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확고한 시장 우위자가 없는 모바일 플랫폼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목적이 더 크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은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모바일 강화’를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각종 모바일 동맹군을 모집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리운전·꽃배달서비스 등 각종 온라인 투 오프라인(O2O) 서비스가 신한카드 앱에 장착됐다. 지난달에는 GS리테일·동부화재 등 18개 제휴업체 대표이사와 임원을 초청해 대대적으로 신한카드 앱 ‘판페이(FAN PAY)’ 출범식도 열었다. 위 사장은 이날 30분가량 직접 신한카드의 모바일플랫폼 서비스 전략에 대해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