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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운 구조조정안 확정] "조선 빅3 先생존 後재편"…2~3년간 수주가뭄 버티기 총력

구조조정 내용·방향은

자산 매각·인력 감축 등 고강도 자구 유도해 위기 돌파

'수주 제로' 대비해 6조 넘는 별도 컨틴전시플랜도 마련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의 구조조정 방향은 향후 2~3년 동안의 수주 가뭄을 독자적으로 견뎌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조선 빅3’는 총 10조3,000억원의 자구안을 마련한 데 이어 수주가 씨가 마를 경우까지 대비해 총 6조원 이상의 컨틴전시플랜도 별도로 준비한다. 빅딜 등 산업적 측면의 조정 작업은 일단 독자 생존 가능성을 확인한 후 업계 주도로 유도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조선 3사의 일차적인 자구 규모는 총 10조3,000억원으로 확정됐다. △현대중공업 3사(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3조5,028억원 △삼성중공업 1조4,551억원, △대우조선해양 5조2,933억원이다. 앞으로 3년간 과거 물량의 50∼85% 정도만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전제한 상황에서 회사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 자구 규모의 결정 기준이다. 현대중공업 3사의 향후 3년 간 연평균 수주물량을 과거 6년 평균의 85%인 156억달러로 전망했고 삼성중공업은 연평균 55억달러로 50% 수준, 대우조선해양은 81억달러로 66% 수준으로 내다봤다.

자구 노력은 자산매각부터 인력감축까지 전방위로 진행될 예정이다. 당장 생산과 무관한 자산은 모두 매각 대상이다. 현대중공업은 하이투자증권을 비롯한 3개 금융회사를 시장에 내놓고 삼성중공업은 삼성거제호텔을 비롯한 부동산과 유가증권 등 5,461억원의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4개 자회사를 내다 파는 데 이어 특수선 사업 부문을 자회사로 분할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인력과 설비 감축도 단행된다. 조선 3사는 오는 2018년까지 전체 인력의 20~30%가량을 줄여 고정비 감축에 나서기로 했다. 또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해 배를 만드는 공장인 도크도 단계적으로 가동을 축소할 계획이다.

8일 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자산매각부터 인력감축까지 전방위 몸집 줄이기를 통해 총 10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울산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 전경. /서울경제DB




주목할 대목은 자구 규모에 준하는 비상 대책을 미리 세웠다는 점이다. 수주 가뭄을 넘어 수주가 사실상 제로(0)인 상태가 도래하는 경우에도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결코 적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주절벽과 별개로 설계 변경으로 인해 원가가 상승할 수도, 업황 악화로 인도 지연이 늦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수주가 취소된 사례도 있다.

이에 대비해 대우조선해양은 추가 인력 감축 등을 비롯해 총 2조원 규모, 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를 포함해 총 3조6,000억원 규모로 컨틴전시플랜을 마련했다. 삼성중공업의 비상대책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 감소 폭은 조선 3사 중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차적인 자구안 규모는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현재 5,000억원 상당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겠다는 초안을 세운 상태이지만 충분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정부와 채권단의 판단이다. 회계법인의 경영진단이 끝난 후 유상증자 규모가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경영상황 및 수주 전망을 고려하면 그룹 차원에서 2조~3조원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대형 조선사 모두 자체 자구노력을 기반으로 살려나가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이 추진된다. 조선사 간 빅딜을 비롯한 사업재편 작업은 일단 독자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후 업계 자율적으로 진행하도록 유도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현재 국내 조선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조선협회 주관으로 공동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상황에 따라 재편 속도는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컨설팅 결과 떼 낼 부분은 가급적 빨리 떼 내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는 판단을 조선사들이 할 수 있고 각사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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