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주요 은행들이 조선업 관련 구조조정 여파로 신규 RG 발급을 중단, 주요 조선사 경영 정상화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하나 측의 이번 발급이 여신 재개의 신호가 될지 주목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16일 “현대중공업이 최근 수주한 LNG선 2척 중 한 척에 대해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이 RG를 발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한 척에 대해서는 수출입은행이 RG 발급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RG는 조선소 사정으로 선박 건조가 중단될 경우 조선사가 미리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겠다는 일종의 보증서다. RG 발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수주가 취소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SK E&S와 LNG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LNG선이 예정대로 건조될 경우 오는 2019년부터 차례로 SK E&S에 인도되며 척당 가격은 2억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은행이 조선업 관련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RG 발급을 꺼리는 와중에 이번 하나은행의 RG 발급이 이 같은 움직임에 다소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9일 주요 은행장들을 소집해 구조조정 추진에 대한 협조를 당부하는 등 시중은행들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나은행 측은 이번 RG 발급과 관련해 채권은행들과 논의를 진행했으며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역할 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현대중공업 RG 발급 수수료는 이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RG 수수료는 보증액의 0.05% 내외 수준이지만 조선사 부실로 관련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추세다. 은행권의 조선업 RG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만 수십조원 수준으로 추정돼 RG 문제는 이후 조선사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두고 두고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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